본문 바로가기
전체 게시글

이직했는데 너무 무섭습니다.

@ 모든 회원분들께
현재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무서운 상태라 글이 꽤 길어질 것 같네요.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아주 작은 규모의 사무실에서 혼자 사무보조로 6년 정도 일했습니다. 일도 얼마 없는 사무실에서 그냥 좋은 분 밑에서 버티기만 한 수준이라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래도 매일 혼자서 의미없는 시간만 보냈으니까요.

그러다가 퇴사하게 되고 현재 직원이 10명 조금 넘는 중소기업에 취업하게 됐습니다. 급여는 사실상 최저임금에 수습기간도 있지만, 그래도 면접도 좋은 분위기에서 봤고 사수분들도 만나보니 좋은 분들인 게 느껴져서 입사 결정했습니다. 이 일이 처음엔 어려운 게 당연하니 다 가르쳐줄 거다, 많이 물어봐라, 슬랙이든 엑셀이든 뭐든 쓸 줄 몰라도 그것도 알려줄 거다 등등... 교육은 최대한 잘 시켜주실 거 같아서 처음엔 걱정도 없이 기분 좋게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다 보니 모든 게 너무 무섭고 두렵네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새로운 사람을 제대로 대해본 적도 없고, 원래 성격도 소심하고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편이라 사실 면접 보고 사수분들 만나는 거 하나만 해도 손이 떨리고 너무 긴장해서 온몸이 지쳤거든요. 그런데 첫출근 하게 되면 당장 새로운 분들께 인사하고 사소한 프로그램들이랑 회사 일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배우게 될 거고... 이런 걸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고등학교 갓 졸업한 상태에서 잠깐 인수인계 받을 때, 그때 일머리 없다고 혼나고 울기를 반복했고 제가 생각해도 일머리가 정말 없고 답답한 사람이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전혀 없습니다. 메모장 들고 가서 어떻게든 메모하면서 배워볼 생각이긴 한데, 교육 후 교육일지 작성하고 검사 받을 때도 제대로 쓰는 거 하나도 없을 거 같고... 그냥 지금 모든 게 다 부정적이고 우울하고 무섭게 보이는 상태인 거 같아요.

가족도 친구들도 다들 누구나 다 그런 거고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거다, 막상 가면 진짜 괜찮다 이렇게 말해주고 저도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마음이 그걸 못 받아들이는 거 같습니다. 지금도 면접 때 나눈 한두 마디 떠올리면서 말 잘못했나 싶어서 그저 신경 쓰이고 우울한데... 이런 상태로 수습기간 3개월은커녕 앞으로 어떻게 일해갈지 너무 걱정되네요.

어쩌라고 싶은 말들이지만 여기에라도 써보지 않으면 너무 진정이 안 될 거 같아서 써봤습니다. 혹시나 보고 답답하셨다면 미리 죄송하고, 만약 조금이라도 지금 상태가 나아질만한 조언이 있다면 꼭 좀 부탁드립니다. 진짜 잘 해보고 싶어요.
*최대 1개 ( jpg, png, gif만 가능 )
0/1000자
  • 글을 읽어보면서 나도 첫 회사 출근 때 하였던 고민거리였어서 너무나 공감되고 한편으로 가슴이 좀 먹먹 했습니다.
    글쓴이 님!!! 모든 곳과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실수, 어색함, 긴장, 우울 등 모든 인간이 가지고 사는 감정이고 그런 감정들을 계속 느끼면서 사는게 삶 입니다.
    글쓴이 님은 굉장히 건강하고 긍정적인 분인 것 같습니다. 처음 느낌대로 그대로만 다시 좋았던 기분을 꺼내면서 무서움은
    잊어버리세요. 혹여 일을 시작하면서 회사에 또는 사수 분한테 내가 피해를 입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보다 내가 여기서
    무얼 배워가고 얻어가지 내가 무얼 잘하지 라는 기대감과 두근거리는 긴장감을 갖고 다니시길 바래요.
    그리고 정말 팁! 인사는 정말 잘하고 다니면 좋아요. 상대편이 같이 인사하지 않거나 그렇더라고 인사는 생명.
    또 하나 절대 울지 않기 , 좀 속상하고 업무적인 실수가 있어 꾸중을 듣더라고 울지 말고 실수 했던 때를 복기하여
    재차 발생되지 않게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화이팅 합니다!! ^^

    SX8KMRpfyFcbw6n 님이 2023.11.03 작성
  • 일단 앞에 6년 사무보조로 일하셨다고 하시는데
    밑에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달아두신거 보면 거의 사회 초년생 느낌이 나네요

    아셔야 할 부분은 누구나 처음에 잘할 수는 없고 실수도 거듭합니다
    그런 실수와 당황스러움, 걱정을 겪고 나야 성장하는 거구요
    처음 하는 일을 못한다고 혼낸다면 그 사람은 본인의 처음을 잊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저도 예전에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 통역 일을 맡은 적이 있는데
    엄청나게 긴장도 되고 온갖 걱정도 했습니다 물론 틀린 적도 있었죠
    처음에는 진짜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너무 힘들다 고민했는데
    그냥 까놓고 말씀 드렸습니다 내가 아직 부족해서 틀릴 수 있다
    하지만 양쪽에 다 말씀 드리고 나니 조금 더 배려해서 말씀해주셨고
    저도 매일매일 회의 전에 공부하고 녹음하고 틀린거 있나 확인하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편해지더군요

    결국에는 그 업무나 회사에 익숙해지는건 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걱정을 하되 그 걱정을 발전하는 양분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TWfvD92maMVUGCy 님이 2023.11.02 작성
  • 너무 무서워 마시고 걱정하지도 마세요 ^^ 잘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었고 이글 써주셨으니 일 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아는 건 없는데 일을 막연히 풀어나가기가 두려우셔서 이 글을 작성해 주신 거 같아요 근데 사수분들도 신입의 과정을 거치면서 일을 배웠을 거라는 겁니다 신입사원이 할 수 없는 일을 시키는 사수는 없어요 밑에 신입 직원이 무얼 할 수 있고 무얼 할 수 없는지 알고 일시키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요 중요한 건 사수가 무서워도 모를 땐 몇 번이고 물어보고 가끔은 뻔뻔해질 필요성이 있다는 점. 중요한 사항을 지적해 주면 그 부분은 이해하면서 넘어가시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후임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 보실 겁니다. 힘내시고요^^ 응원하겠습니다.
    kTkreF1K8LcAdJr 님이 2023.11.01 작성
    솔직히 댓글 달릴 거란 생각은 못하고 괜히 썼나 싶어 삭제하러 들어왔는데...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다른 사람에게 듣는 조언이 더 효과가 있을 때가 있는 거 같아요. 덕분에 답없는 걱정은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거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RzPqTIK5EH9UXbi 님이 2023.11.01 작성
목록
이 글과 비슷한 글이에요!
  • 첫출근
    자세히 보기
  • 첫출근을 합니다!
    자세히 보기
  • 다음주 첫 출근인데 연락이 없어요..
    자세히 보기
  • 첫직장인데 너무 무섭고 막막해요
    자세히 보기
  • 입사대기중인데 긍정적인 얘기는 없나요?ㅎㅎㅎ
    자세히 보기
  • 입사까지 한달이란 시간이 있는데 무얼해야할까요?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