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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보고서2. -그래도 회사였던, 작은 마케팅 회사의 첫 번째 이야기

@ 모든 회원분들께
두 번째 보고서는 친구가 대표였던 작은 마케팅 회사입니다.
사실 정확히는 두 번째 회사가 아니었는데요. 신입 사원으로 두 회사를 다녀보다가 가게 된 회사였습니다.
경력이 5년인 신입사원이었던지라 여러모로 적응하지 못했던 듯 싶어요.

신입사원이라는 입장보다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서 스타트업을 선택했는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면 대기업을 가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죠.
그런데 당시에는 대기업의 몇몇 면접에서 깊은 실망감을 느껴 대기업을 선택지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세상을 몰랐다면 대기업에 매달렸다거나, 더 적응하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나 스타트업도 사실 정말 스타트업 스피릿으로 운영되는 곳은 찾기 힘들어요.
카카오나 토스, 배달의 민족 같이 잘 성장한 기업들이 있지만, 그런 스타트업은 1%도 되지 않는 게 현실이죠.
나중에 아마도 나중에 다시 언급하게 될 테지만, 이런 경향을 잘 설명하는 링크가 있어 첨부합니다.
참고: "대기업 꼰대 피하려다 판교서 `젊꼰` 만났네요"…스타트업 탈출하는 MZ세대
http://vip.mk.co.kr/news/view/21/20/1898059.html

당시 저의 회사 선택 기준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가? 였는데,
마케팅 회사의 대표인 친구로부터 스카웃 제의가 왔고, 친구의 회사였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합류했습니다.
(실은 무척 많은 약속을 받아내고 합류했습니다.)

1. 매출을 기반으로 월급 주는 직원이 있던 회사

대표였던 친구는 프리랜서로 퍼미션 마케팅을 하다가 규모를 늘려 회사를 만들게 된 거였는데요.
주로 네이버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했습니다.
블로그 마케팅과 카페 운영이 주 매출처였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직원도 몇 명 있었습니다.

마케터들은 대부분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싶어 하지요.
친구 역시 자신의 제품, 서비스를 가지고 싶어 했어요.
마케팅에는 자신이 있는데 항상 남의 일만 받아서 하다 보니 보람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를 고민해봤고, 제주도에 게스트 하우스 예약 앱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에서 채용을 진행하기도 힘드니 저에게 영입 제의를 한 것입니다.
그 회사에서 저는 처음에는 서비스 파트의 PM으로 일했고 나중에는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게 됐지요.
추가적으로 계약 내용의 검토라거나 마케팅 전략, SEO 같은 마케팅의 기술적인 부분 등을 맡게 됐습니다.

2. 이 회사의 장점 : 매출이 있다

여기서 핵심은 '추가적인' 직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PM으로는 똑같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니까 매출을 신경 쓰지 않는 스타트업의 속성이 그대로 반영된 직무였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주어진 직무는 매출이 기반인 직무였죠.

매출이 있기 때문에 먹고 살 걱정은 앞의 동아리 같은 회사에 비하면 덜했습니다.
친구는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다고 할 수도 없는 금액의 월급을 약속했지요.
저는 최소한의 생활비 외에는 거절하고 프로젝트 비용으로 써달라고 했지요. (그래 이때는 스타트업 스피릿이 넘쳤어...)

정부 사업도 몇 개 받아봤고, 투자 유치 제의도 여러 차례 받아봤기 때문에
서비스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그때부터 받아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어요.(인터넷 기사로는 수 차례 투자 유치받은 것 같은 사람!)
저는 그랬지만 같이 일하는 다른 친구, 직원들은 월급을 받았으니, 전에 회사에 비하면 좋은 환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서 모일지 고민하거나 정부지원 사무실을 찾아 헤매지 않고 같이 모여 일할 사무실이 있다는 것도 좋았지요.
이 모든 것은 회사가, 팀이 운영될 매출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3. 이 회사의 단점 : 스타트업이란 매출보다 성장에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이 매출이 우리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지 않았나 고민스러워요.
스타트업 업계에서 외주를 하거나 정부사업을 수행하면 진짜 의미 있는 서비스를 만들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요.
실제로 대규모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 중 성공한 기업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유니콘 중에서요.
그나마 배달의 민족이 국민대학교에서 작은 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는 유니콘을 키우지 못한다고 말하죠. 그만큼,
스타트업은 외주나 정부사업을 수행하기보다 서비스를 집중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후회한 것은 프라이머 엔턴쉽의 초기 발표팀으로 선정되었고,
투자 계약 과제가 주어졌음에도, 우리는 계약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계약으로 일정 지분을 넘겨주고 시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는데, 매출이 있다 보니 이것이 저희에게 손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출 대비 너무 작은 금액이었거든요. 서비스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우리가 관심을 가진 것은 매출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런데 이것은 잘못된 기준으로 접근한 거였어요.
단순히 금액이 아니라, 그분들과 일해 볼 수 있는 기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차 버린 거였죠.
만나본 몇몇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프라이머의 투자유치가 꿈이었다는 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그만큼, 돈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에서 손꼽히는 분들과 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소중하다는 것이죠.
그런 기회를 잡았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기회라고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저의 고질병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쉽게(서비스의 완성도에 비해) 기회가 주어지다 보니 그 기회가 크고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잘 몰랐던 것은 아닐까 싶네요.

이 회사를 요약하자면
매출이 있어서 돈으로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성장에 신경쓰지 못해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소홀히 했다.
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에는 '회사생활보고서2. - 그래도 회사였던, 작은 마케팅 회사의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두 번째 이야기는이 회사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매출을 고민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소고를 이야기해볼 예정이에요! 그럼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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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00자
  • 저도 대기업에서하고싶내요
    VFBTt4DVbOzF7xO 님이 2022.01.08 작성
  • 저도 대기업에서일하고싶내요
    VFBTt4DVbOzF7xO 님이 2022.01.08 작성
  • 대기업에서도자소서쓰지읺는회사가있었씀Yas
    VFBTt4DVbOzF7xO 님이 2022.01.08 작성
  • 저도 대기업에서일하고싶내요
    VFBTt4DVbOzF7xO 님이 2022.01.08 작성
  • 글쓰는거보고 잘써구요 용기내어주세요
    hq9EcHieMrzhxer 님이 2021.12.1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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