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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주 4일 근무제 도입 시 HR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2021-08-24

 

  

김복수 노무법인 예담 대표 공인노무사 / 예담 인사평가 연구소장

 

' 5일제 → 주 52시간 상한제 → ?'라는 문장에서 '?'는 무엇을 의미일까? 아마도 ' 4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4일 근무제라고? 정말 주 4일 근무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누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단축이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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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일부터 주 52시간 상한제가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 이제 우리나라는 주 52시간 나라가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 52시간 상한제는 어려울 거라고 했지만 기업들도 이제 이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다. 5일제가 도입될 때는 더 심각했다. '어떻게 1주에 2일을 쉴 수 있냐?'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주 5일제를 즐기며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이제 주 4일제를 논의할 시점이 된 것 같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 4일제를 검토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채용이다. 만약 여러분이 구직자라고 가정해 보자. 비슷한 수준의 기업이 있다. A사는 주 5일제이고 B사는 주 4일제이다. 고민이 필요한가? 당연히 B사를 선택할 것이다. 특히 MZ세대는 일과 삶의 조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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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에게 주 4일제는 너무나 매력적인 근무조건이 될 것이다. 기업이 우수인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이슈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주 4일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전제 하에서 주 4일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4일제 도입 시 준비사항은?
4일제 시행은 인적자원관리와 생산성을 연계해서 검토해야 한다. 4일제는 인적자원관리에 영향을 주고 이는 결국 생산성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바로 인사관점HR Perspective과 인사제도HR Practice 측면의 계획적 변화관리Planned Change이다.
인사관점이란 조직이 어떤 관점으로 인사관리를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예들 들어 '사람을 통제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사람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기업도 있다. 이와 같이 인사관리 관점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인사제도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MBO, BSC, 직무급, 성과급 등을 의미한다
인사관점과 인사제도를 연계해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인사관점이 인사제도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 기업은 인사제도를 설계하기 전에 인사관점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사관점과 인사제도의 변화는 계획적 변화관리 관점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인사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변화를 계획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4일제 도입 시 어떠한 인사관점과 인사제도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주 4일제는 우리 조직에 ''이 될 수도 있고 ''이 될 수도 있다. 4일제가 ''이 되기 위해서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제부터 인사관점과 인사제도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인사관점HR Perspective의 준비사항
목적중심 인사관리 시행 
목적중심의 인사관리란 말 그대로 '목적Purpose'을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시행하는 것이다. 최근 '목적'이 경영의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미국의 주요기업을 대표하는 BRT(Business Round Table) '목적을 실현함으로써 이윤이 따라오게 한다'라는 목적 중심의 경영을 선포했다. 기존의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경영방식에서 목적중심의 경영방식으로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목적중심의 경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목적중심의 인사관리다.
4일제가 도입되면 절대적인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목적'이다. 우리 회사의 목적과 나의 직무의 목적을 구성원들이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기업은 근무시간이 긴 기업이 아니라 구성원이 목적을 인식하고 일하는 기업이다.
목적중심의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조직이 사명Mission과 비전Vision을 세워야 한다. 사명이란 '존재의 이유'이다. 그리고 비전은 ''이다.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우리의 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헨리 포드가 "우마차牛馬車가 다니는 저 거리를 우리 포드자동차가 달리는 거리로 만들자"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도 가슴 뛰는 조직의 목적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회사의 목적과 나의 직무 목적을 정렬해야 한다. 이렇게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이 일치될 때 구성원은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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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석공 이야기가 있다. 나그네가 첫 번째 석공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보면 모르세요? 먹고 살기 위해서 돌을 깨고 있습니다" 두 번째 석공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다. "저는 최고의 기술자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석공에게 마찬가지로 질문했다. "저는 사원을 짓고 있습니다" 우리 조직에는 세 번째 석공과 같은 구성원이 얼마나 있을까?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제 조직은 목적중심 인사관리를 통해 구성원이 일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야 한다.

직무주의 인사관리 시행
직무주의 인사관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사관리는 직무주의와 속인주의로 크게 나누어진다. 직무주의는 직무를 인사관리의 기반으로 하는 반면에 속인주의는 사람을 인사관리의 기반으로 한다. 직무주의 인사관리가 이슈로 등장한 것은 꽤 오래전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동양에는 직무주의가 맞지 않아' 또는 '우리 회사는 직무주의가 불가능해' 등 다양한 이유로 직무주의 인사관리에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는 속인주의 인사관리를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속인주의 인사관리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 유효기간이 다했다고 볼 수 있다
4일제가 도입되면 '시간'이 아니라 '성과'가 인사관리 기준이 되어야 한다. '오래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명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중심의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먼저 직무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해당 직무가 무슨 일이며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에 대해서 사전에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직무주의 인사관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MZ세대에게 속인주의 인사관리는 수용성을 얻기 어렵다. 나의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려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했으니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매우 합리적이며 타당한 주장이다

이제 직무를 기준으로 인사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직무주의 인사관리의 출발점은 직무분석과 직무평가이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도 대부분 직무분석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직 직무평가를 시행한 기업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직무분석과 직무평가를 통해 직무주의 인사관리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4일제가 시행되면 철저히 직무중심으로 채용, 인사평가, 보상, 육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직무주의 인사관리가 주 4일제 도입의 필수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제도HR Practice 관련 준비사항
성과책임Accountability 도출
성과책임이란 '각 직무가 성과를 창출할 책임'을 말한다. 인사관리를 업으로 하는 필자에게도 성과책임은 매우 어렵고 낯선 개념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성과책임이 가슴속에 강하게 들어왔고 인사관리의 핵심 개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청소업무를 통해 성과책임을 이해해 보자. '청소를 한다'는 것은 업무이다. 그렇다면 청소가 가진 성과책임은 무엇일까? 바로 '깨끗하게 한다'이다. 이와 같이 모든 업무는 성과책임을 갖고 있다. 성과책임은 직무의 아웃풋Output 개념으로 이해해도 좋다.
조직관점에서 직무의 성과책임을 도출해야 한다. 성과책임 도출은 성과중심의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성과책임을 생각하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과중심의 인사관리라고 볼 수 있다. 4일제가 도입되면 구성원은 내 직무의 성과책임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주 4일이라는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과관리의 변화
최근 기업의 성과관리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성과관리 변화의 핵심은 성과관리를 인사평가와 구분하는 것이다. 성과관리를 인사평가로 인식하는 순간 성과관리의 목적을 상실하게 된다. 성과관리의 목적은 성과향상이다. 성과향상을 위해서는 리더의 코칭이 반드시 필요하다.
코칭이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코칭이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성과관리는 구성원을 돕는 행위이다. 이러한 성과관리는 리더십의 변화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변화되기 어렵다. 강한 조직은 다른 사람을 돕는 리더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리더를 우리는 진성 리더Authentic Leader라고 부를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은 구성원을 통제하고 평가하여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 4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통제 중심의 인사평가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이제 얼마나 많은 진성 리더를 보유했는지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직무급의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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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인사관리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직무급일 것이다. 왜 직무급이 주목받고 있을까? 직무급이란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임금체계이다. 상식적으로 매우 당연한 인사관리 방식이다. 어려운 일과 쉬운 일, 복잡한 일과 단순한 일을 구분하여 임금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러한 당연한 임금제도인 직무급을 도입하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도입하지 못했다'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한 가지 이유를 꼽는다면 '직무급이 너무 어렵다'가 정답일 것이다. 직무급은 직무평가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직무평가 시 누가Who, 어떤 방식How, 무슨 요소What로 직무를 평가할지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기업에서 직무급을 포기하고 연공급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직무가치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서 동기부여Motivation가 가능할까? 특히 MZ세대는 나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4일제에서는 인사관리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 4일제를 검토하는 기업이 있다면 인사관리의 원칙인 직무급을 도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주 4일제 도입 시 HR이 준비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4일제는 앞으로 큰 파도처럼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파도 속으로 들어가기보다 파도를 타는 것이 필요하다. 4일제를 우리 조직의 긍정적 변화의 계기로 삼기를 기대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