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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디자인 씽킹과 새로운 미래

2018-12-03


 

인공지능과 로봇, 급속한 기술과 산업의 변화,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대부분의 조직은 현재의 구조와 속도로는 향후 생존조차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다. 

 

디자인 씽킹이란?

 

디자인 씽킹은 노벨경제학 수상자이자 인지과학자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에서 시작된다. 그는 저서 《The Science of Artificial》에서 디자인이란 논리적 이성으로 해결이 불가한 난제에 디자이너의 직관적인 사고과정을 통해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로 변화시키려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디자인 엔지니어 맥킴Mckim의 'Experience in Visual Thinking'과 하버드대학 교수인 로에Rowe의 'Design Thinking'에서 구체적인 개념이 사용되면서 이론이 정립됐다. 특히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인 IDEO의 혁신 방법론을 스탠포드 대학 D-School에서 학습프로세스화 하면서 혁신경영기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IDEO의 CEO 팀 브라운Tim Brown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디자인 씽킹은 사용자의 욕구와 실현 가능한 기술을 조화시키기 위해 디자이너의 감각과 방법을 사용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며, 이를 통해 고객가치와 시장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변화시켜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 비즈니스, 기술이 만나 가치 있고 시장성이 있으며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는 것이다. 즉, 적합성, 실현가능성, 지속성이 관건이다. 이러한 철학이 지금과 같이 예측하기 힘든 모호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다양한 해법을 제안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초기엔 단순히 제품에 한해 적용되던 디자인이 이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든 것'에 확장 적용되고 있다. 또한, 도구와 스킬의 진화로 프로세스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업을 위한 유용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와 인공지능, 일과 사람에 대한 역할 정의,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의사결정 등 새로운 관점과 질문으로 가치 창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디자인 씽킹이 부각되고 있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의 특징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대부분 공감-문제정의-아이디어-프로토타입-검증의 단계로 설명한다. 이러한 접근은 크게 3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첫 번째 특징은 미래 사용자와의 공감Empathy과 관찰을 통한 이해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디자이너처럼 사고한다는 것은 실제 사용자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을 탐색하며 그들의 생활 속에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깊이 느끼고 볼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즉, 공감을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욕구를 파악해 사용자중심, 고객중심, 인간중심적으로 바라보는 사고Human-centered design가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된다. 

 

두 번째로 디자인 씽킹은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찾는다. 사용자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며, 확산과 수렴의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개선해 나간다. 이러한 창의적인 사고 및 문제해결로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캐나다 대학의 로저 마틴Roger Martin 교수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상충되는 아이디어와 조건을 모두 이용하는 능력이 통합적 접근 사고이며, 디자인 씽킹은 이러한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들은 실제로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구현해 이익과 고객만족을 모두 고려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확장 과정과 다른 의견들에 대해 수용과 결합의 수렴과정을 거치면서 통합적, 수평적 사고를 확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프로토타이핑과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사용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빠른 시도와 실패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몰입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조직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결국 가설을 제기하고 상호 피드백 매커니즘을 통해 구성원들과는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며, 고객과는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대안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프로세스 혁신, 그리고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위해서 지속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한 학습은 분명히 조직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디자인 씽킹은 상호 호혜적인 활동 속에서 과정과 결과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그 속에서 학습과 통찰을 얻게 된다.

 

기업에서의 적용 사례와 활용 방법

스탠포드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임브레이스 유아 워머Embrace enfant warmer'를 만들어 기존 인큐베이터의 1% 가격으로 아프리카 미숙아 사망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저가 제품이 아닌 적정 제품을 생각해낸 디자인 씽킹 사례로 유명하다. GE의 MRI나 CT촬영을 위해 마취나 수면제를 사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해결 방법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을까?'하는 공감의 관점에서 시작됐다. 동화 같은 병원 분위기에서의 검사는 철저하게 사용자 입장이다.

 

기업 전체가 디자인 씽킹을 도입해 디자인 경영에 앞장 선 기업은 펩시코PepsiCo.Ltd이다. CEO 인드라 누이Indra Nooyi는 "이제는 기업이 스스로 2~3년 주기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 소비자를 대하는 방식 등에 재창조가 끊임없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펩시코의 기존의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든 직원에게 24~36개월의 적응 기간을 주고 글로벌 미팅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하며 업무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을 포함하는지, 시장에 디자인의 영향을 받은 혁신이 얼마나 투입이 되는지를 관찰했다. 또한, 공개토론 방식인 타운홀 미팅을 통해 일하고 싶은 좋은 회사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디자인 씽킹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했다. 물론 결과는 경영성과로 이어졌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안경유통업체인 와비파커Warby Parker도 기존의 불문율인 오프라인 판매 대신 온라인 직접 판매로 유통단계를 줄이고 가격을 1/5 수준으로 낮추며 시험착용 서비스로 고객의 선택 경험을 다양하게 디자인했다. 이러한 고객경험은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 행동설계 지식, 직관적인 웹 사이트 및 지원 인프라, 고객 대면 직원 등 전체 고객 여정맵을 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한 와비파커의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또한, 와비파커는 사내에 와블스Warbles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공정한 방식과 수평적이고 비평 없이 수렴, 채택해 구성원을 동기부여하고 있다. 일상 업무에서 고객에게 얼마나 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곧 브랜드의 가치인 셈이다.

 

국내 사례로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접근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경영센터'를 통해 삼성의 미래를 시각화하고 2012년 'C-Lab'을 통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제안된 수만 건 중 선정된 아이디어를 1년 과제로 진행하며 스타트업으로 창업하게 한다. 이는 기존의 뿌리 깊은 효율성 위주의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실패를 장려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디자인 씽킹 기반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단계적 노력이다.

롯데그룹에서는 외부 창업 아이디어의 적극적인 수용을 위해 '롯데엑셀러레이트'를 설립해 스타트업과의 협업과 육성, 투자에 힘쓰고 있다. 실제 유통업뿐 아니라 금융, 서비스업 등 전반에 적용되고 상품화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도입해 그룹 내 상품기획자 전원에게 그 철학과 방법론을 전달하고 있다. Outside-in 또는 Inside-out의 형태 등 방식은 다르지만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많은 기업은 물론 학교, 지자체 등에서도 디자인 씽킹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고방식, 일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표현한다. 세상은 글로벌화로 초경쟁 상태이지만 조직문화로 정착하지 못하면 체감할 수 없고 중도에 포기하거나 시간이 걸려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직이 먼저 빠르게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할 것인가? 디자인 씽킹이라는 여정에서 '관점'은 중심에 있다. 누구나 고객 관점을 표방하지만, 고객 관점으로 무장된 조직만이 답이 될 것이다. 최근 핫한 블루보틀은 커피철학이 뚜렷한 기업으로 그들의 혁신 성장 비결로 '사람 중심'을 말하고 있다. CEO 브라이언 미한Bryan Meehan은 최고의 맛, 지속가능성, 고객을 따뜻하게 대하는 환대Hospitality문화를 그들의 성공비결로 꼽았다. 디자인 씽킹을 활용한다는 것은 '조직의 관점이 철저하게 고객(사람) 중심적이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디자인 씽킹의 핵심사항 3가지

디자인 씽킹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지만 우리 조직문화에는 아직 '이심전심'과 '상명하복'을 바라는 구시대적 리더십 및 소통문화가 남아있다. 점차 기술이 비즈니스에 융합되면서 전통적인 기업들도 사용자 경험을 구성원 및 고객을 위한 솔루션의 핵심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HR부서는 어떻게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서 일과 사람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할 것인가?  우리 조직 변화를 가로막는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디자인 씽킹의 핵심 3가지 사항으로 제안해본다

 

공감Empathy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자.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How might we(HMW)

80세 노인으로 분장하고, 약 3년간 미국과 캐나다의 120여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때의 실험적 연구를 기반으로 'Moore & Associates'를 설립,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제품 개발 디자인, 환경 디자인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낸 인물이 있다.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 그녀는 냉장고 문을 열 힘이 없어진 할머니가 요리의 즐거움을 잃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워서 직접 노인이 되기로 했다. 그녀를 통해 진정한 공감을 생각해보자.

 

도전하고 실험하자. 싸고, 빠르게,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

사이클릭 배큠 청소기Cyclical Vacuum Cleaner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다이슨Dyson사의 창업자 다이슨은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기까지 무려 518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조직 안에 실험과 실패가 용납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리더들의 일은 이러한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함께 혼자 일하자. 포스트잇 더미 속에서 브레인 스토밍을~

구글의 기획실행 프로세스를 소개한 스프린트는 린Lean과 디자인 씽킹을 적용한 실용적인 방법이었다. 이렇게 팀이 환경과 고객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법론인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화이트보드와 포스트잇을 활용해보자. 기록, 도표, 인쇄물 등이 쌓인 공간 기억력을 이용해보자. 디자인 씽킹은 시각화Visualization 과정이다. 화이트보드는 팀이 공유한 뇌이다.모든 조직에서 디자인 씽킹이 구성원에 대한 존중과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선의를 통해 빛을 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선미 롯데마트 인재육성 담당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