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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조직문화

매일유업_ 자소서 강화·핵심인재 활용한 채용으로 맞춤형 인재를 찾다

2018-06-19

 


 

매일유업은 지난해 하반기, 맞춤형 인재 채용을 위해 본격적인 채용 프로세스 변화에 돌입했다.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1차 실무진 면접→2차 임원 면접→ 최종 합격 순으로 진행되는 채용 과정은 다른 기업과 비슷하지만 각 전형의 세부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먼저 인재상과 직무역량을 구체화한 후 채용 프로세스 전반에 반영했다. 또한 채용 전 과정에 핵심인재를 투입, 조직의 핵심 인재가 될 지원자를 직접 선정하도록 했다.

[
서류전형] 매일유업화()한 자기소개서, 핵심 인재가 평가

매일유업은 먼저 인재상을 정립하고 직군 별로 필요한 역량을 반영해 판정기준을 차별화했다. 이전에는 별도의 인재상 없이 핵심가치에 근거해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했지만 좀 더 매일유업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인재상 및 직군 별 역량 도출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 라는 판단이었다. 이를 위해 우선 슬로건을 호기심과 열정으로 식문화()를 좋아하며 글로벌로 나아가는 당신이 매일의 인재입니다로 정했다.

 

또한 이전에는 창의(Pioneering), 소통(Open-minded), 열정(Passionate), 상생(Win-win)으로만 정립돼 있던 핵심가치에 인재상을 반영해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사람(호기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좋아하고 도전하는 사람) ▲소통하고 협력하는 사람(신뢰를 기반으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사람) ▲원칙을 지키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윤리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최선을 다하여 끝까지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 ▲글로벌 역량을 가진 사람(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국제적 감각과 경쟁력을 갖춘 사람)으로 구체화했다.

 

다음으로는 블라인드 채용을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직관에 따른 이미지로 인재를 판단하기 않기 위해 서류전형에서 사진 없는 지원서를 받았다. 또한 서류전형 시 합격률을 기존 10배에서 20배로 늘렸다. 스펙에 따른 이력서 필터링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력서의 경우 학력미달자, 해외여행 결격사유가 있는 자, 제품명 오기, 타사 입사지원서로 오인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필터링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확인했다. 이를 위해 자기 소개서 글자수도 문항당 500자 가량으로 제한했다. 자기 소개서를 꼼꼼하게 읽겠다는 의지이기도 했고 제한된 분량 내에 매일유업이 원하는 키워드를 담아내길 바라서였다.

 

자기소개서 질문의 경우 매일유업 맞춤형 질문으로 구체화해 묻지마 지원자를 걸러냈다. 질문 항목은 전사 공통 질문, 직군 공통질문, 직군 별 질문으로 나눠서 제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하반기 공채 전사 공통 질문은 매일유업에 지원한 동기와 입사 후 10년 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등 이었다. 직군 공통질문으로는본인이 지원한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등 남들과 다른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어떤 준비 했으며 본인의 어떠한 면이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 구체적으로 작성하라를 제시했다. 그리고 R&D, 생산, 영업/마케팅, 경영지원 등으로 나눠 직군 별 질문을 제시, 지원자들이 응답하도록 했다. 이를테면 R&D본인 스스로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몰입한 경험에 대해 기술하라는 질문을, 영업/마케팅의 경우매일유업의 마케터가 됐다고 가정하고 현재 회사의 제품 브랜드 하나를 선정한 해외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하라는 질문을 던졌다.

 

심도 있는 자기소개서를 요청한 만큼 평가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매일유업은 채용 TF팀을 꾸렸다. 최근 3년간 인사평가에서 평균 A등급 이상을 받은 현업의 핵심인재들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도록 했다. 핵심인재는 인사평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직원 중 본부의 추천을 받은 직원, HR부서 인터뷰 결과 적절한 인터뷰 스킬을 가졌다고 판단한 직원을 순위별로 리스트업해서 양쪽 모두 매칭되는 인재들로만 선발했다. 채용 프로세스에 투입될 핵심인재는 해당 부서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인원의 3배수를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핵심인재들이 연수원에 모여 부서별 상세 평가기준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 시에는 자기소개서 각 문항 마다 평가자가 중복되지 않도록 했다. 각 문항당 3명의 핵심인재가 점수를 매기고 취합된 점수의 평균을 내 A, B, C등급 중 B등급 이상을 받은 지원자만 서류전형 합격자로 선정했다.

 

[인적성검사] 맞춤형 인적성검사 도입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은 인적성검사를 보게 되는데 매일유업은 이 부분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이전의 방식은 핵심가치에 기반해 외부기관의 인적성검사 항목 중 해당 가치를 테스트하는 문제은행식 검사 방식이었다. 따라서 핵심가치보다 더 구체적인 매일유업의 인재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정교한 인적성검사가 필요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매일유업은 지난해 상반기 공채를 마친 후에 회사의 핵심역량을 구체화해 인재상에 반영, 인적성검사를 비롯한 채용 프로세스 전 과정에 도입하고자 약 2개월간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먼저 본부장급 경영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전과 핵심가치를 구체화하고 회사의 슬로건과 공통 인재상을 정했다. 창의·소통·열정·상생 등의 키워드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었다. 이후에는 직군 별로 필요한 역량을 도출하기 위해 현업 부서 담당자 및 핵심인재 인터뷰, 동종 업계의 필요 역량, NCS 역량을 합쳐 직군 별 필요 역량을 도출했다. 예를 들어 영업/마케팅 직군의 경우 현업에서 추구하는 신뢰, 공감능력, 실행능력, 순발력 등의 키워드와 동종업계에서 추구하는 커뮤니케이션, 시장이해, 예측력 등의 키워드, NCS 역량인 설득력, 고객지향, 의사소통, 기획력 등을 결합해설득/협상’ ‘비즈니스 통찰을 핵심역량으로 도출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추출한 역량을 구체화해 직군 별 인재상을 도출했다. 앞서 예시를 든 영업/마케팅 직군의 핵심역량인설득/협상’ ‘비즈니스 통찰을 바탕으로이해관계자를 설득하기 위해 논리, 근거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인재’ ‘경영환경의 변화 및 시장 트렌드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견하는 인재로 구체화하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추출한 인재상을 바탕으로 문제은행을 재정립해 매일유업과 해당 부서에서 원하는 인성과 적성을 갖춘 인재를 뽑고자 했다.

  

[면접 과정] 부분 블라인드 면접, 면접관으로 핵심인재 활

매일유업 면접은 1차 실무진 면접과 2차 임원면접으로 나눠 진행한다. 먼저 실무진 면접은 그룹 토의와 프레젠테이션의 두 단계로 나눠 진행했다. 먼저 그룹 토의에서는 비슷한 직군끼리 묶어서 토의 주제를 주고 개인발언 및 토의, 발표를 하도록 했다. 이 과정을 평가하는 면접관은 앞서 서류전형 평가에도 참여했던 핵심인재들이다. 이들이 평가표에 따라 지원자들을 평가하며, 한 지원자의 점수를 3명의 각기 다른 면접관이 매겨 평균을 내 합격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는 채용부서의 팀장, 부문장 등 리더들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지원자들을 평 가한다. 2회에 걸친 실무진 면접으로 지원자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임원 면접에서는 대표이사, 사장, 총괄 부사장 등 최고 경 영자들이 면접관으로 나선다. 이 과정에서는 주로 회사의 인재상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진다.

 

매일유업은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등 앞서 실시한 과정에서 지원자가 받은 점수가 이후 진행되는 면접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앞서 진행한 전형 결과를 블라인드로 처리했다. 합산된 점수가 동점이라 판가름 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일부 점수를 공개하는 방식을 채택, 지원자들이 최대한 해당 전형에 대해서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온보딩 프로그램] 직군별로 차별화, 마케팅직군 실무능력 강화

신입사원들에 대한 온보딩 프로그램은 각 직군별로 다르다. 생산(생산, 품질, 공무, 엔지니어링) 인력은 현업 적응도가 가장 중요하므로 바로 현업에 배치, 일을 통해 육성하고 있다. 스태프는 유관부서에 배치해 기초적인 학습을 하도록 한다. 이를테면 재경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개월간 입문교육을 수료하고 배치부서에서 2개월간 기본적인 업무 스킬을 익힌다. 그 후로는 1차로 공장 원가팀, 2차로 영업기획팀에서 각 3개월간 현장 업무경험을 익힌다.

 

이 과정 동안 HR은 해당 신입사원들이 데일리 리포트를 써 하루 일과 동안 본인이 한 일과 하지 못한 일, 더 배우고 싶은 일을 적고 자신의 의견과 함께 기술해 해당 조직 리더에게 전달,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와 별도로 월별 공통과제를 부여한 후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매일유업의 핵심가치를 실천하는 선배 직원 1명을 찾아 인터뷰하고 서로 소통하는 세션을 진행했다. 분기별 워크숍 진행 시에도 발표와 토론을 통해 신입사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 중 영업/마케팅직군은 채용 및 온보딩 과정이 남다르다. 이전에는 영업과 마케팅직군을 분리해 채용했다. 하지만 영업현장과 마케팅직군이 얼라인(align) 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지난 2013년부터 영업과 마케팅직군을 묶어서 채용하기 시작했다. 일정기간 동안 영업부서 업무를 수행해야 마케팅부서로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3~2015년에는 영업과 마케팅직군 모두 영업직군에서 일정기간 근무를 하도록 했지만 마케팅직군 소속 직원이 누구인지에 대해 현업에서 알도록 했다. 이렇게 하니 영업부서나 신입직원 모두 일정기간이 지나면 마케팅팀으로 소속이 변경될 것이라는 생각에 몰입도가 떨어졌다. 그래서 2016년부터는 아예 영업직군으로만 신입직원을 뽑았다

 

이렇게 뽑은 직원들이 3년간 영업부서에 근무하면서 제시한 월별 리포트와 성과 등을 파악, 마케팅 역량을 가진 직원을 선출, 마케팅팀으로 보내는 방법을 차용했다. 영업팀에 배치된 직원들은 매월 마케팅팀으로부터 해외시장 개척 관련 과제를 받는다. 과제를 통해 직원들은 해당 국가 현황, 시장선정 이유, 투자의 매력도, 우리 회사 제품 중 적용 가능한 품목, 경쟁사 현황, 진입전략을 리포트로 작성한다. 이렇게 모인 리포트는 마케팅팀에 전달되고 추후 피드백을 받게 된다. 이 과정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업직군 중 마케팅 역량을 가진 직원들을 선출할 수 있게 된다. 이 직원들이 마케팅팀에 배치된다. 도입 3년차인 올해 하반기에는 이렇게 영업현장을 경험하며 육성·선발된 인재들이 마케팅팀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현장경험을 통해 육성한 인재들이 마케팅을 수행하면서 이전보다 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마케팅 활동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일유업에서 변화시킨 채용과 온보딩 과정을 요약하면 우리 회사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어떻게 잘 발굴해 얼마나 잘 정착하게 하느냐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지만 최근 4년간 매일유업의 퇴직율이 꾸준히 감소했고 이같은 과정을 본격 도입한 지난해의 경우 퇴직자가 전무하다는 점에 근거, 매일유업은 공채 뿐만 아니라 수시채용에도 현업부서 및 핵심인재의 이력서 검토 과정을 점진적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이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