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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직의 힘 - 고어앤어소시에이츠
영국 옥스퍼드 대학 진화심리학 교수인 로빈 던바(Robin Dunbar)가 1993년에 발표한 논문은 사회구조와 집단 행동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한 집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최적의 크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는 개념이다. 그가 제시한 수는 대략 150명으로, 원활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리에 있어서 집단 구성원과 효과성이 동시에 올라가는 상한선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구성원이 수가 던바의 수를 넘어가면 효과성이 오히려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던바의 수는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대뇌 신피질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상호작용이 뛰어난 상위 2%의 인구에서는 던바의 수가 약 230명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생활을 하지만 인간보다 지적 수준이 낮은 원숭이, 고릴라 등의 영장류는 10에서 50마리 정도가 한계이다. 그 이상의 숫자로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생물은 지구상에서 인간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의 사회적 능력과 상호작용에 따라 적당한 집단의 크기는 변할 수 있다. 던바의 수는 절대적인 숫자라기보다는 특정 문화나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집단에서 상호 의무감과 협력이 더 쉽게 형성되며, 그룹 내 인원들에 대한 상호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의 경험 상으로도 자명한 사실이다. 던바 교수는 이 개념을 적용하여 직장 내 조직에 대해 연구하여 공장이나 사무실 조직이 150명 이하의 작은 단위로 구성되는 것이 업무 성과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상호 의무감에 의해 이끌어지고 서로 협력하는 사적인 관계의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것이 대규모 계층 조직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근로자와 관리자 간의 긴장이나 경쟁적인 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집단 전체가 함께 일하는 것의 효과성을 입증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는 HR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이러한 이론을 받아들여 조직을 작게 나눠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던바의 이론을 입증한 ‘W. L. 고어앤어소시에이츠’작은 집단에서의 밀도 높은 협력과 개인 중심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성장해나간 회사 중 하나로 고어앤어소시에이츠(W.L.Gore & Associates)를 들 수 있다. 1959년 윌버트(빌) 고어가 부인 비브 고어, 아들 밥 고어와 함께 미국 델라웨어 자택 지하실에서 창업한 회사이다. 지금은 미국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에 약 9,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30억 달러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창업자 겸 초대 CEO인 빌 고어는 1912년 아이다호 메리디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타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1945년에는 다국적 화학회사 듀폰(DuPont)에 입사하여 테프론 브랜드를 연구하는 일을 시작했다. 테프론을 이용하여 절연체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던 경험으로 44세에 퇴직하고, 마침내 아들과 함께 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고어앤어소시에이츠는 창업 2년만에 성공적인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2대 CEO이자 빌 고어의 아들인 밥 고어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화학을 전공했는데, 테프론 소재를 연구하던 중 열과 함께 장력을 가하면 아주 미세한 구멍이 생겨 액체 상태의 물방울은 통과하지 못하지만 기체 상태의 수증기는 통과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1969년에 개발된 등산복 원단 ‘고어텍스’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어라는 회사는 몰라도 고어텍스는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고어텍스는 특히 가혹한 환경의 고산지대 등반 시, 비와 눈은 막아주지만 땀으로 인한 습기는 빠르게 배출시켜 체온을 유지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므로 수많은 산악인들의 생명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유용한 발명품이다. 현재 고어는 주로 우주선용 특수 케이블, 대체 혈관 소재, 등산복 원단, 그리고 기타줄과 같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소재 과학 및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연료전지용 전해질막 및 막전극접합체 특허를 바탕으로 양산화에 성공해 최근 현대차그룹과 차세대 수소자동차에 적용할 연료전지 전해질막 공동개발 협약을 맺는 등 전 세계 주요 연료전지 전문기업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며 첨단 수소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대화의 에너지가 혁신과 성과로 나타나다고어는 한 공장,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을 반드시 150명 내외로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아무리 많아도 절대 200명은 넘지 않는다. 각 공장과 사무실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고어의 경영진들은 비즈니스 이익이 동료애와 격식을 갖추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작은 규모의 응집력 있는 조직 안에서는 그 누구도 남의 뒤에 숨거나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공동의 목표를 가진 작은 조직을 대상으로 소통을 하면 구성원들의 날 것 그대로의 생각과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어는 직원들을 종업원(employee)이 아니라 모두 동료(또는 동업자, associate)라고 부른다. 다른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위계 서열이 없으며, 모든 구성원이 수평적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 부서의 리더는 회사가 승진시키거나 인사명령하지 않으며 동료들이 직접 선정한다. 심지어 CEO조차 설문조사로 선출한 적이 있는데, 2004년 3대 CEO였던 척 캐럴이 회사를 그만둘 때 전사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테리 켈리를 제4대 CEO로 임명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리더십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이 스스로 얻어내야 한다는 창업자 빌 고어의 철학에 기초한 것이다. 고어는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조직 문화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업무에 관한 의문이나 불만은 누구든 팀 내 동료나 리더, CEO 등 직접 찾아가 소통을 하며 해결한다. 이처럼 팀 중심의 독특한 조직문화로 인해 Great Place to Work Institute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고 있으며, 어소시에이트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처럼 작은 조직과 활발하고 수평적인 소통을 원동력으로, 고어의 직원들은 회사의 압박이 아닌 주변 동료들의 지원과 격려를 통해 성장하며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 2024. 사람인 HR연구소 참고문헌김환표 (2019),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북카라반마이클 버첼 & 제니퍼 로빈, 이민주 역(2012), 최고의 직장, 위즈덤하우스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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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를 되살린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2)
최근의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조직 운영 전략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일본의 ‘3대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철학으로 유명한 ‘아메바 경영’은 그 중 하나로 주목할 만 하다. 이나모리는 아메바 경영을 통해 그가 창업한 여러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경영자로, 2010년 파산 위기에 처했던 일본의 플래그 캐리어 일본항공(JAL)을 되살린 경영 전략으로도 주목받았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JAL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혁신적인 전략을 살펴보고, 국내 기업의 HR 전략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아메바 경영은 기존의 조직 구조 및 경영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방법론이다. 이것은 당시 JAL이 직면한 상황에 매우 적절한 대응책이었다. 주요 임원의 의식 개혁과 조직 경영방식의 혁신으로 수지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곧 결실이 나타나 자원 배분에 유연성이 생겼다. 또한 각 부서의 사일로 효과가 감소하고 협조가 강화되었다.
그 밖에도 이나모리는 JAL을 세계적인 항공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코드쉐어 협약을 통해 기존의 방만한 국제 노선을 모두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개편했다. 그 결과 노선별 수익은 증가하고 국제 네트워크는 확장되어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었다. 또한 항공기 내 IT 시스템을 개선하여 승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적인 서비스 제공을 시도했다.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서비스를 혁신한 것이다. 이나모리의 정확한 문제 파악과 혁신적인 대응 전략을 통해 JAL은 매우 빠른 시간 내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되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은 현재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유례없는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다양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해가 갈수록 불확실성이 감소하기는 커녕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 지정학적 요인, AI를 필두로 한 기술 혁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기업의 HR부서에게는 미래에 대비하여 적응력과 대응력을 강화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선,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직접 영입한 것은 아니지만, JAL이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걸출한 경영자를 얻은 것처럼, 조직을 바꿀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보유하기 위한 인재 영입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재 파이프 라인을 강화하고 철저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의 빠른 안착을 도와야 한다. 그리고 채용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기술 및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의 역량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과 개발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둘째, JAL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관행처럼 여겨지던 계층 구조를 과감하게 혁신해서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면 직원들의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고 조직의 변화에 대해서도 높은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소규모 팀을 형성하고, 각 팀이 자율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분위기를 만드는, 소위 ‘판’을 짜는 것이 HR의 주요 책무이다.
마지막으로, 성과 중심의 보상 제도를 도입하여 직원들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고 격려해야 한다. 전사 또는 사업부의 실적과의 성과 보상 연계를 과감하게 끊고, 아메바 경영과 유사하게 직원들의 참여와 업무 의지를 높인다면 조직 전체의 성과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목표는 조직의 장기적인 성과와 생존에 정렬되어 있어야 하고, 직원들의 활동이 팀 성과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가 설립한 교세라와 이후 JAL에서 각각 혁신적인 경영 방식을 도입하여 혹독한 경영 환경에 대응했다. 그의 주요 전략은 아메바 식 경영과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 기술 혁신 등이다. 이러한 사례는 글로벌 저성장 시기를 지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기업의 HR부서는 이러한 사례와 전략을 적극적으로 분석 및 수용하고, 조직 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변화에 대응하고 HR 전략을 혁신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될 것이다. ⓒ 2024. 사람인 HR연구소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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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를 되살린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1)
2024년 국내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의 격화, 어느 때보다 빠른 기술 혁신 속도,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더욱 민첩한 변화와 적응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이 성공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조직문화 측면에서 과거의 관행을 과감하게 털어내고 혁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하다면 과거 어려운 시기에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혁신적인 전략을 안착시켰는지 살펴보고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우리 조직의 HR 전략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본 전자기기 제조기업 ‘교세라(구 교토세라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는 독특한 경영철학과 경영방식인 ‘아메바 경영’으로 교세라와 KDDI를 창업해서 대성공을 거둔 경영자이다. 이후 이나모리 재단을 세우고 이사장을 역임하던 그는 65세에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은퇴하고 불교 수행과 교육, 저술 활동 등에 몰두했다. 그러나 2010년 방만한 경영으로 위기에 처한 일본항공(JAL)이 결국 상장폐지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사태가 발생했고, 항공업계의 독점 상황을 우려한 당시 하토야마 일본 총리의 부탁으로 77세의 나이에 JAL의 회장이자 구원투수로 취임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도산 직전의 JAL을 8개월 만에 흑자 전환시키고, 2년 연속 최고 실적 및 재상장을 달성하며 2013년 3월에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파나소닉의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의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경영의 신’으로 평가받았으며, 2022년 향년 90세로 타계할 때까지 그의 경영방식과 철학을 배우고 실천하려는 전 세계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실 당시 이나모리는 총리의 요청을 거듭 거절했었다. 하지만 날로 침체되어가는 일본 경제, 열심히 근무한 책임 밖에 없는 회사의 평사원들, JAL이 망할 경우 불편을 겪게 될 일반 고객들을 위해 이것을 일종의 운명으로 여기고 마침내 책임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는 재건 결의를 다지기 위해 무급으로 출근하기로 했고, 교세라 출신 핵심 간부 2명과 자신의 경영 철학인 ‘아메바 경영’을 무기로 회장직에 임했다.
이나모리는 파산에 명확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JAL의 임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본 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진정한 리더로서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기업이던 시절의 관행을 버리지 못했고, 지방 정부나 지역구 국회의원 등의 청탁이 들어오면,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고 신규 노선을 마구잡이로 취항시켰던 것이다. 이나모리는 이러한 관료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깨고, 임직원들이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직접 임원진들을 교육하며 의식개혁에 착수했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회사 전체에 적용시켰다.
점차 JAL의 임직원들의 의식은 개혁되기 시작했지만 경영 성과의 턴어라운드는 아직이었다. 수익이 발생해야 안전운항과 노선유지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는데 JAL에는 그러한 수치를 불 줄 아는 사람이 부족했던 것이다. 여기서 아메바 경영 철학이 빛을 발했다. 아메바 경영은 기존의 계층적이고 비효율적인 대형 구조를 타파하고, 조직을 마치 아메바처럼 소규모 팀으로 잘게 나눠 주체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계층적인 구조보다 의사 결정이 빠르고 유연하며, 조직 내의 창의성을 증진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직원 모두가 회사의 주역이 되어 자주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전사 또는 사업부의 실적과 무관하게 내가 소속된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만 하면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개인과 팀의 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서 동기 부여를 극대화한다. 작은 규모의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업무 프로세스를 빠르게 만들어 불확실한 환경에서의 기업의 대응력을 높이게 된다.
[다음 화에 계속] ⓒ 2024. 사람인 HR연구소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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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인재 채용 리뷰 (2) 더 중요해진 유치와 유지
3월 말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의 기업 채용동향조사는 2021년부터 시작했으며 반기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트렌드에 맞추어 구직자들이 기업에게 궁금해 할 만한 사항들을 주제로 진행한다. 이번 조사 주제는 기업의 채용관련 방식, 청년이 중점을 두어야 할 취업준비 사항, 채용에서 AI의 영향, 온보딩 프로그램 운영 현황과 효과 등이며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315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이다.
기업들은 매년 입사자 중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한다고 답변했으며, 이러한 조기퇴사 발생 시 채용, 교육, 인수인계 등 손실 비용은 1인당 2천만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사담당자들은 신규입사자의 조기퇴사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을 꼽았는데, 대부분에 해당하는 96.2%의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온보딩 프로그램이 신규입사자의 조기 퇴사 방지에 도움이 된다(79.4%)고 답변했다. 조사 대상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대상인 만큼, 온보딩 프로그램은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입 직원 조기퇴사에 따른 비용 /고용노동부
온보딩 프로그램으로는 멘토링(71.4%, 이하 복수응답), 부서장 면담과 피드백(65.4%) 등이 가장 활발했고, 선배․동기와의 대화(64.8%), 집체합숙교육(56.2%), 웰컴키트 제공(59.7%)도 상당수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반 기업에까지 온보딩이 널리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는 인원과 예산 부족(54.6%, 이하 복수응답) 경영진의 관심과 의지 부족(50.2%) 프로그램 정보 부족(40.6%) 등이 높게 나타났다. 입사지원자를 평가할때 직무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가치관과 문화적 조화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인데,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채용 평가 결과를 입사 후 온보딩 및 교육에 반영하고 있다. 평가를 통해 얻은 통찰력은 개발 프로그램에 직접 반영되며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코칭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채용 직후 온보딩 프로그램과 함께 교육 수요를 충족하는 것은 잦은 턴오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장기적인 리텐션 확률이 높아진다. 신규 입사자는 회사가 나의 안착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이직이 활발해져 여러 회사를 경험해본 후보자들은 온보딩 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된 상태이다. 따라서 개인화는 더욱 중요해졌다. 많은 직장인들을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개인화된 어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의 업무와 일상을 관리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새로운 회사에 일원으로 참여하는 프로세스도 이처럼 빠르고 쉽고 원활하며 직관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온보딩은 첫 출근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이 확정된 날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대부분 회사들의 HR은 계약 체결일과 근무 시작일 사이에 기본적인 입사 서류 정도만 작성한다. 근무 시작일 전의 몇 주 동안 앞으로 예상되는 사항에 대해 명확하고 친절한 인사이트를 제공하여 새로운 직원이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금 세계 경제는 앤데믹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기업의 인사관리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인재들에 대한 리스크리를 사전에 검증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보유한 핵심 인력에 대한 올바른 활용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에서 채용은 이력서 상의 기본 스펙과 경력에 집중하고 지원자의 작위적 포부(Contrived Ambition)를 반영하여 당락을 결정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지식과 경험에 부가적으로 ‘직업윤리적 책임의식(Morality)’과 ‘문제해결능력 (Problem Solving)’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 전략을 리뷰하고 있다. 올바른 인재(Right Person)에 대한 검증 및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올해의 채용 전략을 계획하고 있는 HR부서에서는 반드시 지난 해의 채용 동향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채용 방향성을 정확히 결정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용 동향을 분석함으로써 우리의 전략을 최적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최상의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 2024. 사람인 HR연구소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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