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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스토리

[팀장으로 산다는 건2] #1 시작부터 내가 힘든 이유가 있었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2] #1 시작부터 내가 힘든 이유가 있었다


 

“조직개편 되면서 팀장님께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셨죠. 본부장께서 잠시 보자고 하시더니 팀장을 맡으란 말씀을 하시더군요.” 

“갑자기 팀장님께서 퇴사하는 바람에 공석이 생겼고, 선임 팀원이라는 이유로 바로 팀장이 됐습니다.”

“이직하면서 팀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때는 주로 제가 했던 일을 위주로 확인이 있었고요, 사실 제가 맡게 될 팀에 대해선 별도의 설명이 없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게티 이미지 뱅크  

 

 

대부분의 팀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일을 잘했으니까’, ‘오래 다녔으니까’,’ ‘지금 필요하니까’라는 이유로 말이죠. 팀장이 어떤 자리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이 없습니다. 회사는 그저 직책을 맡기며 잘해보라고 합니다. 마치 지도 한 장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란 것과 같습니다. 나는 지금 지도 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팀장을 모른 채 팀장이 됐다

전작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출간한 후로 강의, 강연, 코칭 등을 통해 많은 팀장님을 만났습니다. 사전 허락을 전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었고, 팀장 임명 전에 준비 과정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46.3%의 팀장들이 교육이나 설명을 듣지 못했으며, 충분치 못했다는 대답은 25.8%에 달했습니다. 겨우 27.9%만이 사전에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겁니다.

 


 

‘팀장이 되기 전 리더십 교육을 받거나 팀장 역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의 응답,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 팀장 340여 명 대상, 2021.4 ~ 9월 조사 

 

특이했던 사항은 대기업이라고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대기업 팀장 전부를 만난 것은 아닙니다만,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있을 것 같았던 기업들의 상황마저 이렇다니 매우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더 안타까운 점은 단순히 리더십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것보다 적절한 인계를 받지 못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분명 앞선 팀장이 고민하던 이슈가 있었을 것이고, 그 부분 역시 후임 팀장이 해결할 당면 과제가 될 터인데,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덜컥 자리에 앉게 된다는 것이죠. 수강생 중 한 팀장님께서는 회사와 대판 싸우고 나간 전임 팀장에게 염치 불고하고 사정하며 예전 스토리를 얻어들었다는 하소연을 했습니다. 

 

 

팀장은 어떻게 선발해야 하나

우선, ‘리더’에 대한 인재상이 내부에 있어야 합니다. 구인공고나 회사 웹사이트를 보면 기업의 인재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원 전체가 아닌, 그 직원을 이끌 리더가 가져야 할 능력과 덕목에 대한 사전 정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없기 때문에 성과 높고, 오래 다닌 팀원이 팀장이 되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준비가 안 돼 있는 팀장 본인이나 부적합한 팀장의 지휘를 받게 되는 팀원이나 모두 좌충우돌을 예약하고 시작하는 꼴입니다.

팀장이 될 만한 재목을 사전에 키워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핵심 인재(우수사원) 제도가 있는데?’ 하실 분이 있을 겁니다. 문제는 선발의 기준이 개인의 성과를 기반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공부 잘하는 우등생을 모아둔 것이지, 리더의 재원은 아닐 수 있습니다. 과장급 이상의 팀원이라면 성과 외에 역량 평가 시에 ‘리더십’ 항목을 넣어 평가하고, 이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면 핵심 인재로 분류하고 육성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아울러 선발과 육성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직속 상사 위주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요하다면 외부의 리더십 전문가를 참여시켜 객관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결국 팀원들의 수용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게티 이미지 뱅크  

 

이는 리더는 일을 직접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착안합니다. 결국 리더는 사람을 이끌어 일이 되게끔 하는 사람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장 히딩크 감독은 선수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맡은 박항서 감독 역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단 한 경기만을 뛰었던 선수였습니다. 심지어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아예 선수로 뛰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선수 시절 뛰어났으니까’, ‘팀원이었을 때 성과가 좋았으니까’ 이런 생각이 혹여 임명 후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면피하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은 아니길 바랍니다. 

최근 외국계 기업에서 ‘리더십 파이프라인’ 제도를 운용하는 것을 엿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팀장’과는 딱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매니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사내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에 따라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더군요. 공식적으로 ‘핵심 업무’로 취급하더란 말씀입니다. 

 

 

팀장은 언제 임명하는 것이 좋은가

일반적으로 팀장 관련 인사는 임원 인사에 후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연말연시를 지나 연초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봅니다. 우선, 신임팀장은 전임팀장이 짜 놓은 계획을 수동적으로 받게 됩니다. 이는 자기 생각을 녹여 넣지 않은 계획을 실행하게 만들어 핑곗거리를 만들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3분기 중에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야 다음 해 계획 수립까지 대략 3~5개월의 시간을 가지면서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임명과 함께 고뇌가 시작되지 않도록

현재와 같이 팀장 임명 전에 적절한 준비가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신임 팀장의 고민은 이어질 겁니다. 이것은 문제를 잉태하는 시스템을 계속 방치하고 있는 상황처럼 보입니다. 임명 후에 리더십 교육을 하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같은 처사가 이어지게 되고요.

 

팀장의 선발과 임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리더십이란 개인의 영역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에게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조직의 몫입니다. 시스템이 먼저 준비해준다면 신임 팀장의 안착은 더 순조로울 겁니다.

 

 

팀장 선발(임명)의 원칙(4Ws 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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