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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스토리

몸은 게을러도, 머리는 그러지 맙시다.

 

몸은 게을러도, 머리는 그러지 맙시다.

특히 이직 문제는 말이죠

 


 

 

지금 우리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열심히 일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게으름은 필연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100% 살아남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새벽부터 시작해 장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는 직업일수록, 그 일을 통해 창출하는 사회적 성과인 수입은 오히려 낮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애초에 재산이 별로 없거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이나 역량, 그리고 유명세 등이 없는 사람은 부지런히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입에 풀칠이라도 하고 살아남으니까요. 

 

즉,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부지런할 것을 요구하지만 막상 그렇게 해봐야 얻을 수 있는 것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게으르면 안 된다'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반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여러분에게 무조건적인 부지런함을 강조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바로 노동 측면에서의 근면성실이 아닌, 머릿속에서의 부지런함입니다. 

 

 

 

1. 머릿속 게으름이 일으키는 파장

 

사람이 행동이나 노동 측면에서 부지런함을 갖추면 일을 더 많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해 주변의 인정을 받을 여지가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한두 시간 일찍 출근한다고 해서 월급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100%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좀 게으르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행동 측면이 아닌, 머릿속이 게으르면 인생이 망가지는 것은 100% 확정적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낮아진다거나, 회사에서 쫓겨난다거나 하는 뜻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인생이 아닌, 사회적 기준과 타인의 평가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삶 자체를 혐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2. 머릿속 게으름이란 무엇일까?

 

머릿속이 게으르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어떤 일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사람 만나기도 싫고 하고 싶은 일도 없다. 그냥 게임하는 게 좋아."는 욕구에만 집중하는 두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히키코모리가 될 뿐인데, 그건 싫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게 무섭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욕구에만 집중합니다.

 

 

이런 과정이 축적될수록 주변 친구는 물론, 게임 이외에 할 줄 아는 것도, 취업의 기회도 사라집니다. 당연히 하고 싶은 것도 점점 없어지지요. 진짜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것입니다. 두뇌에게 당장의 욕구에만 충실하자는 신호 - 의식주는 부모님이 보장해준다. 머리 아픈 문제는 생각하지 말고 게임이나 하자 - 를 계속 보내면, 즉 머릿속이 게으를 여지를 만들어주면 결국에는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며 주체적 삶을 사는 것은 포기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유형은 차라리 심플합니다. 하지만 '머릿속이 게으르다'는 것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3. 머릿속 게으름의 다양한 유형들

 

두 번째는 '생각이 없는'유형입니다. 

 

사람들 만나는 게 좋다. 모임에 자주 나가며 술자리에는 빠질 수 없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드러내고, 나의 옷차림이나 말솜씨를 칭찬하는 말을 듣는게 좋다. 사무실에 아직 업무가 남아 있고 여러 가지 경제적 문제도 있지만.. 굳이 머리 아픈 일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YOLO

 

굳이 설명을 더 드리지 않더라도 어떤 스타일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금수저라면 큰 문제는 없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참 서글픈 상황을 맞게 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두 유형은 그냥 본능 혹은 말초적인 욕구에만 충실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은 극단적인 경우이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대책 없는 경우는 잘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니 세 번째 유형을 한 번 살펴봅시다.   

 

세 번째는 바로 '생각 없는 책임감'유형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정해진 루틴으로 일을 한다. 어느 하나 일이 좀 달라져도 좋을 텐데 최대한 그 루틴을 따른다. 일을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하지만, 무엇을 위해 그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저 습괒처럼 열심히 산다. 다른 방법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동료들에게도 자기 방식을 강요하고, 예상하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면 용납하지 않는다. 성실히 살아온 삶 자체에 대해서는 존경을 받을 만 하지만 회사의 상사로 만나게 된다면 악몽 그 자체다.

 

 

호기심이나 상상력이 부족해서 이런 유형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해온 일을 개선시키거나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렇게 수고롭게 해왔지만 내 동료/후배들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를 스스로 생각한다거나 누군가 다른 방식을 제안했을 때 그것을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좁은 시각과 사고의 폭을 남에게도 요구합니다. 그 바운더리를 벗어나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야 되거든요. 피곤한 일이니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경직된 사람들은 정해진 레일을 벗어나는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무섭습니다. 겁이 많아서 자기가 잘 아는 것만 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네 번째 유형은 ‘생각 없는 바쁨’입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 맘에 드느냐’입니다.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최고. 사고를 깊게 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불만도 가진다.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맥락은 무엇이고 불만이 느껴지는 것이 내 문제인지 진짜 그들의 문제인지, 이 상황을 잘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괴로운 그 순간을 빠져나가는 것을 아주 바쁘게 생각하고 찾아본다. 겉으로는 부지런하지만 생각이 없는 유형. 

 

회사에서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그 순간부터 불만을 달고 지냅니다. 자기를 둘러싼 상황과 사람을 이해하려는 두뇌의 수고를 싫어하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든다'는 핑계로 불만을 가지고 상황을 피하는 것이지요. 결국 얼마 못 가서 이직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직한 곳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고 결론은 또 "짜증 나."가 됩니다. 

 

 

 

머릿속이 게으르다는 것은 단순하게 말하면 본능에 충실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어떤 상황이나 사람에 관해 처음에 가지는 감정에만 충실하다는 게 좀 더 정확한 설명입니다.  

 

감정에 충실하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하거나, 목표를 세우고 열정을 쏟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났을 때 거기에만 집중하거나, 그 감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현실을 회피하는 것. 그리고 익숙한 현실에만 머무는 것 모두 머릿속을 게으르게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머릿속이 게으르게 되면, 특히 감정에 대해 게으르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비단 사회적 성취에 대한 문제가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감, 안정감, 편안함이 없다는 것이죠. 

 

자기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내 마음이 불편해지지 않는 선에서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원인과 맥락을 생각해보는 것이 머릿속을 부지런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생각을 하지 않고 원초적인 감정에만 집착하면 처음에는 자기 삶을 사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감정 이외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이해할 수 없게 되면서 결국 과거에 혐오했던 시스템에 종속이 되던지(특히 우리가 꼰대라고 부르는 사람이 이런 유형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들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니면 "나는 왜 맨날 이럴까"하는 우울함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이직을 결정할 때 '머릿속 게으름'에 빠져서 감정에만 휩쓸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어떤 길을 가던 상황이나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습니다. 

 

 

기억하세요. 주체적으로 선택한 길은 그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내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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