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in 생활백서

[팀장으로 산다는 건] #28 비대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팀장 리더십

[팀장으로 산다는 건] #28 비대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팀장 리더십

 


 

(장면 1) 2020. 4.10

"최 과장, 이리 좀 와봐라, 왜 소리가 안 들리지?"

"제 목소리가 안 들리신다고요?"

"아니, 아니...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것 같아. 뭐가... 설정이 잘못됐나."

'팀장님은 컴맹인가, 화상회의 한 번 하려다 날 새겠다.'

"야, 송 대리, 네 목소리는 잘 들려!"

 

(장면 2) 2020. 5. 7

"반갑습니다. 다들 모이셨죠?"

"안녕하세요, 올 사람은 다 왔습니다."

"네, 오늘 인터뷰는 사전에 제공해드린 질문을 바탕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우선 질문 순서대로 답을 해주시고, 기타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장면 3) 2020. 6. 23

"... 그럼 다음 안건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아빠! 나랑 놀아줘~'

"음.... 뭔가?"

"어... 죄송합니다. 말씀하실 때는 마이크 끄겠습니다." ;;;

 

 


 

화상회의 상에서 실제 일어났던 장면들입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는 코로나가 가져온 근무방식의 변화인데요,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대면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화면 보고 하는 게 그게 회의야?”

'재택근무'는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저성장과 불황 상태였는데, 그런데도 시내 중심가의 사무실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았었지요. 수요는 있는데, 새로운 건물은 공급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유럽연합 체제하에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보다 탄력적인 노동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출퇴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고요. 여기에 임대료 절감이라는 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시행된 제도가 재택근무입니다. 당연히 화상회의와 같은 재택근무 업무 툴이 수반됐습니다. 단순히 업무 효율화나 일과 삶의 균형 차원에서만 진행된 것이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유연한 근무 형태가 소개되고 일부 혁신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초기 가장 큰 장벽은 경영진들이었다고 합니다.

 

- "아니, 집에 있으면 일하는지 안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어?"

- "의사소통이 예전처럼 원활하겠어? 화면 보고 하는 게 그게 회의인가?"

- "좌석을 자율적으로 정한다고? 그럼 내 방 없어지는 거야?"

 

 

하지만 이런 저항 뒤편에는 본인들이 익숙한 환경이 변한다는 거부감과 그것이 바로 권력의 누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모습은 여러 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 "우리 회사는 팀장 이상은 재택근무 금지에요."

- "이사님이 코로나 상황이니 매일 점검 회의를 하자셨어요. 재택은 못 하는 거죠."

- "맨날 출근하라는데... 팀장들은 코로나 안 걸리나 봐요. 허허... 참..."

 

재택근무 도입 둘러싼 찬반 논란

현실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 같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재택근무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이 커지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인사담당자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재택근무는 유효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경험 못한 경제 2020]⑤'선택'이 된 출퇴근 "재택근무 할만하다"', 한국일보, 2020.12.20) 애초 우려와는 달리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를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음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재택근무 업무 효율성> 

설명: 고용노동부 2020년 9월 발표한 재택근무활용실태 설문조사. 

잡플래닛에 위탁해 사업장의 인사담당자 400명과 근로자 8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물론 재택근무에 대한 반론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창의성을 위해서는 사무실에서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피력한 바 있으며, IBM, 자포스, 야후 등의 기업들은 재택근무 제도 자체를 폐지하기까지 했었거든요. 하지만 시대가 바꿨으며, 코로나 이전 세상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게 됐습니다. 아울러 기술이 발전해서 재택근무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한 중견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근무 형태의 변화에 대해서 나눈 대화를 간략하게 옮겨 봤습니다.


Q. 재택근무를 원래 시행하고 있었나요?

A. 코로나 이전에는 10% 정도 인력들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Q. 그 때는 인사부서에서는 어떤 관리를 했었나요?

A. 재택근무 시작, 종료 보고나 근무일지 정도의 양식을 배포해서 전자결제를 올리게 한 정도입니다. 수가 많지 않았고, 일이 몰리지 않는 직원 위주로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Q. 코로나 이후에는 어떻게 됐나요?

A. 우선 회사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에 심각한 이슈가 되어버렸지요. 현재는 대략 50% 이상의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초기 우려와는 달리 현재는 절반만 출근해도 업무 추진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한 달 전에는 임대하고 있던 사무실 3개 층을 2개 층으로 줄이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여름부터는 비용 절감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 부분의 일부는 직원 복지 기금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Q.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장점과 단점은요?

A. 우선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출퇴근에 두 시간 이상 소요되는 직원들이 많았거든요. 화상회의로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쓸데없는 회의시간이 줄었다고들 합니다. 다만, 몇몇 임원들은 재택근무에 대해서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는 상황이에요. 원활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말이죠. 일부 그런 단점도 있는 것 같은데, 보완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재택근무가 안착된 느낌을 받습니다. 가장 주요한 요인은 뭘까요?

A. 무엇보다 CEO의 의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확대를 앞두고 내부에서 논란이 심했거든요. 우리 부서 내부에서 우려와 걱정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내려졌고, 코로나 상황도 유행이 거듭되면서 다들 이해하고, 안정화된 것 같습니다.

 

재택근무가 팀에 미치는 영향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양면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팀 단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일상적인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 됩니다. 팀원들을 한자리에 모을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과거의 관리와는 다른 관리 기법이 필요합니다.

- 팀원들이 일하는 공간은 회사가 아닌 집이라 가사와 육아에도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근무 중이지만 이런 상황에 대한 배려가 요구됩니다.

 


 

 - 재택근무는 노트북 하나 갖고 여기저기 떠돌며 일하는, 소위 '디지털 노마드' 같이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주로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펴져 있는 잘못된 인식인데, 바로 잡아야 합니다. 역으로 재택근무 부여를 일종의 복지 혜택으로 생각하는 일부 팀장들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자주 모일 수 없다 보니, 개인주의 풍조가 퍼져 협력의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울러 혼자 근무하고 있다는 외로움과 고립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팀장이 해야 할 일

1. 팀 내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지 점검합니다.

상당수의 조직에서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한 채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관성화, 만성화되면서 특정 팀원에게만 일이 몰리는 경향도 있습니다. 사무실에서야 팀장이 개입할 수 있는 시공간적 조건이 되지만, 재택근무 시에는 그런 관리방식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현재 업무 중 회색지대가 없는지, 일이 누구에게 몰리고 있지 않은지를 살펴보고 명확히 재정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협업' 근무 시간에 대해 정의를 합니다.

얼마 전 상사의 메신저 호출에 즉각적인 응답이 못해 질책당했다는 타사 직원의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화장실 갈때도 노트북을 들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일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갑작스럽게 잠시 볼일을 보고 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호출에 빠른 반응을 하는 시간 구간을, 가령 10~11시, 14~15시 등으로 설정해두고, 회의나 협업 관련 질의 등은 가급적 이 시간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경계가 모호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3. 업무 진행 상황은 더욱 투명하게 공유합니다.

과정상의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결과로 판단할 여지가 커지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그 과정을 관리하는 방식을 예전과는 다르게 진행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재택근무자들은 회의시간이 짧아져서 좋았다고 합니다. 각자의 공간에 있는 상태로 화면에 모였기 때문에 권위주의적인 부분이 덜 느껴졌다는 평도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온라인 협업 툴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트렐로(Trello)나 먼데이닷컴(Monday.com) 등은 현재 일의 진척도를 시각화하여 개인별로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함께 진행 상황을 공유와 협의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자율적 감시'가 작동하게 되고, 숨어있던 프리 라이더를 찾아내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트렐로 화면, 출처: 트렐로 홈페이지

 

4. 회의는 가급적 짧게 진행합니다.

저에겐 화상회의는 상당히 피곤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만 그런가 싶었는데 대부분의 팀원도 그렇게 느끼고 있더군요. 근거 없는 반응은 아니었습니다. (참고: 코로나19: '줌' 영상통화 뒤에 몰려오는 피곤… 전문가가 말해준다, BBC뉴스, 2020. 5.3) 따라서 가급적 짧게 하는 것이 권장되며, 이를 위해 팀장은 회의 내용을 사전에 자세히 공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사무실에 모두 출근하는 날을 정합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전사적으로 출근은 어렵겠지만, 팀 단위로는 날짜를 정해 출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대면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 국한해야겠습니다. 모처럼의 대면 기회를 살려 팀원에 대한 개별적인 피드백의 자리와 팀 소속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합니다.


6. 근무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받습니다.

효과와 만족도뿐만 아니라 건설적인 의견이나 제안도 받아 봅니다. 팀원들의 투표를 통해 베스트 의견 시상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리더십

재택근무나 화상회의는 일하는 방식의 변형된 유형이며, 결과로 경쟁해야 하는 비즈니스 기본 원리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상황이 지나가면 예전으로 회귀할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의 폭이 상당해서 비즈니스 자체를 바꾸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변화라고 하지 않고, '진화'라고 부를 만합니다. 진화는 역행할 수 없는 변화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팀장은 주도권을 잡을 좋은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봅니다. 우선 화상회의 툴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실행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화상회의 툴 작동에 서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회의 시간에 늦어 허둥대는 것 같은 낭패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환경에는 젊은 MZ세대 팀원들이 더 적응을 잘하게 마련입니다. 이들에게 배울 점은 빨리 배우고 요청한 부분은 협조를 구하시는 게 좋습니다. 새로운 리더십은 팀원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앞으로 도래할 시대에는 더욱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필자 김진영 (jykim.2ndlife@gmail.com)

■ 정리 인터비즈 박은애 

 

대학에서 문학을, 대학원에선 경영학을 전공했다. 22년 동안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인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최근엔 개도국 전자정부 컨설팅부서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를 맡고 있다. '성장과 발전은 끝이 없다'를 신조로 삼고 있으며, 함께 성장하기 위해 조직에 학습조직을 만들고 사내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조직 변화와 새로운 리더십이다. 

팀장클럽
| 팀장에게도 사수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 100만 팀장의 일상과 고민, 성장을 돕습니다
| No임원, No팀원, 오로지 팀장만을 위한 공간
| (https://cafe.naver.com/teamleadersclub)
점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