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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제비뽑기에 져서 구인공고를 뚜닥뚜닥 작성중입니다.
막상 글을 쓰려니 무안하고 부끄럽네요.

다름아니고, 제가 근무하는 팀에 새로운 동료가 필요합니다.



1. 작성의 이유
그동안 사람인이나 잡코** 등에 수차례 공고를 게재하며
지원자분들의 수많은 이력서를 조우했지만..
팀 동료분들 취향이 다소 센시티브(?)하셔서
막상 면접까지 당도하는 경우조차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고이다 못해 썩은팀이 될 듯한 슬픈예감이 엄습하여
부랴부랴 사람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연일 포근한 미세먼지도 피할 겸, 취업은 어떠십니까?
여기는 지금 공기청정기 3대가 돌고 있습니다.


2. 회사 소개
- 설립한 지 11년차 회사인데
작년 매출은 170억이라고 세무사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저희 세무사님은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실 정도로 다재다능합니다.
세무빼고 다 잘하시더군요.

- 57명 임직원 중, 저희 팀은 6명입니다.
업무분장이 잘 되어 있을 뿐더러 아예 팀 사업장이 독립되어 있어
타 부서 직원분들은 차치하고 사장님 얼굴 보실 일 조차 없을 겁니다.
저도 사장님 얼굴 뵌 지 2년 되어갑니다.

- 자본금도 많고 유보금도 많고 거래처도 빵빵해서
역대급 천재지변이나 국가 부도가 선언되지 않는 이상 망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발로 채일 만큼 흔한 중기업이지만, 저희는 동료와 회사를 좋아합니다.

- 사업장은 대구와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희 팀은 서울에 있습니다.



3. 팀이 하는 일
- 온라인에서 사용자와 대면합니다.
게시판 같이 생긴 장소에서, 누군가와 텍스트로 뚜닥뚜닥 만나는 일 말입니다
http://www.100mb.kr/bbs/board.php?bo_table=customer <--- 여기가 대면장소입니다

- [고객상담업무]라는 용어가 어울리겠지만
요상한 사물존칭 쓰셔야 하거나
떡떡하게 못해 퍼석한 경어체(일명 '고객센터체')를 사용할 일은 없습니다.

- 저희 팀 존재 의미는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의사소통을 행했냐?" 에 있으며
"사용자를 매출로 이끌었는가?"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우리네 살아가는 세상이 그러하듯, 매출과 직결되지 않거나
뻔히 체리피커로 보이는 사용자분도 많더군요^^;

저희 팀장님 왈,
" 그저 색안경 끼지 않고 우리 스스로가 존엄한 의사소통을 행하고 있는가?"에 집중하시면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민망한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걸까요......



4. 어떤 조건이냐면

- 딱 1분만 필요합니다.

- 정규직 신입분이 필요합니다. 경력 필요없습니다.
되려 경력있는 분은 침습된 습관과 고정관념 때문에 고생하십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모두 새로 배우셔야 합니다.

- 세전 220만원이고 / 주 5일 / 09:30~18:30 입니다.

- 연봉조정 매년합니다.

- 콜 상담 없습니다, 오직 온라인에서 놉니다. (오우 놀 줄 아는걸?)

- 추가근무 하실 일 없고, 추가근무가 있다 해도 10분 단위로 환산해서 노동법 규정보다 많이 드립니다.

- 공휴일 쉬고 연차 당근 빳따 있습니다.

- 평균적으로 3개월은 배우셔야 키보드에 손 살짝 얹어볼 수 있고,
1년 지나야 0.5인분 몫을 할 수 있다는게 학계 정설입니다.


- 3개월의 수습기간 = 서로가 간을 보는 시간입니다. 수습기간에도 급여는 동일합니다.

- 위와 같은 특성때문에, 단기근무 하실 분에게는 서로가 적절치 않습니다.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망원역 근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5. 우대 혹은 필수

- IT관련 자격증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측은지심을 가지신 분

- 오만과 편견이 없다고 자부하시는 분

- 배려심 있는 분




----------- 절 취 선 -----------

막상 글 적으면서 '잘 적었나 모르겠네..' 라는 생각이 가시질 않습니다.
좋은 분을 모시고 싶은 욕심은 과한데,
저를 비롯한 우리 팀은 좋은 사람들인가? 하는 개똥고찰도 해 봤습니다.

그러다 '아이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등록] 버튼을 눌러봅니다.

p.s: 궁금하실 법한 Q&A는 아래 "인사통" 코너에 끄적끄적 적어놓았으니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