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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조직문화

코로나19와 함께 살기 : 인지적, 제도적, 물리적 대응법

2020-08-18

 

 

 

 강민우 카카오커머스 P&C 팀장

 

 

 

"늦은 시간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금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카카오커머스도 우리 크루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다음과 같이 조치를 실시하오니 크루 분들은 잘 숙지하셔서 이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2 23일 일요일 저녁 8 50분 카카오커머스 크루 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첫 안내가 아지트(사내 업무 툴)에 공지됐다. 이 안내를 시작으로 6 12일 현재까지 약50개의 코로나 관련 사내 안내문이 게시됐다. 카카오커머스는 코로나19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많은 논의와 결정을 했고 현재도 여전히 이를 진행하고 있다. 부족함이 많지만 이를 정리하여 공유한다.

 


 


코로나 대응 방향성
지각된 조직 지원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또는 조직 지원 인식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은 '조직이 구성원의 기여를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는가' '조직이 구성원의 성과창출을 얼마나 지원하는가'에 대한 구성원의 전반적인 믿음의 정도를 말한다. 조직 지원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으로부터 받는 지원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구성원의 몰입과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구성원이 지각하는 조직의 지원이 구성원의 업무수행이나 리텐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한 경력직 면접에서도 코로나19 상황에서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했는지가 구성원의 이직 의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이러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지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하고 예측이 힘들다는 점, 그리고 상황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방향성을 정하고 대응하기 쉽지 않다. 카카오커머스도 3월부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명확히 했다. '모든 크루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과 회사가 예방활동을 하더라도 부지불식간에 걸릴 수 있다는 점' '장기화된다면 크루 중 누군가는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로 크루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고 동시에 지속적으로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자는 방향성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방향성에서 우리 인원 규모나 상황에 적합한 인지적, 제도적, 물리적 대응을 진행했다.

인지적 대응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은 관련 정보를 정리하고 공유해 크루들에게 상황을 인지시키고 그에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카카오커머스도 카카오 및 카카오 공동체 회사들, 질병관리본부, 고용노동부, 지역 보건소 등의 정보들을 수집해 정리하고 공유했다. 초반에는 코로나19의 주요 증상과 국민예방수칙, 정부의 방침 등을 공유했고, 이에 맞춰서 오피스 내 생활가이드도 수립하여 전달했다. 동시에 파트너나 면접 지원자 등 외부 방문객에 대한 대응 안내도 진행됐다.

5월 재확산 시점에서는 가이드를 확대해 표준근로시간(카카오커머스는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 중에 있다) 중과 표준근로시간 외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크루, 조직장, P&C(인사/총무)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문서와 포스터로 공유했다. 오피스 가이드로 인해 내부 이동 동선의 제약도 많았고 키친, 사내카페 등 편의시설에 제약도 있었으나 크루들이 코로나19의 상황을 잘 인지하고있었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는 가이드가 잘 지켜졌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에도 지속 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해 퇴근 시 노트북 등 업무 장비를 가지고 퇴근하도록 안내했고,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한 오피스 폐쇄-방역 시에도 어떻게 업무를 지속할지에 대해 팀 내부적으로 논의하도록 했다.

제도적 대응 인지적 대응만큼 빠르게 적용된 것이 제도적 대응이었다. 초반에는 재택근무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2 26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해 4 6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이 기간 동안 커머스 업의 특성상 외부 파트너를 만나거나 서비스 측면에서 조직 간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오피스 출근을 하도록 허용하는 대신 출퇴근 중에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자차 이용 시에는 주차 공간 및 주차비를, 자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크루들에게는 택시비를 지원했다. 4월부터는 재택근무를 계속해서 연장하기보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로 오피스 내 과밀도를 줄이고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조직별 50% 출근제를 시행했다. 다만 50% 출근에 대한 단일화된 가이드를 제시하기 보다는 업무 상황, 조직의 특성 등을 고려해 팀별로 50% 출근제를 운영했다. A조직은 요일별로, B조직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에 거주하는 크루들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C조직은 협업의 빈도에 따라 상호간 조율해 오피스에 50% 정도의 크루만 출근하도록 했다. 기계적으로 순번을 정해 놓고 진행하기 보다는 유연성을 높여 업무상 오피스 출근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출근하도록 했고 교통비, 주차비 지원은 계속 진행했다.

50% 출근제 시행 초반에는 강제적으로 출근일을 고정하지 않으면 한 층에 모든 크루들이 근무하는 우리 오피스 특성상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강제로 출근일을 정한다고 코로나19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카오커머스는 크루들이 회사에 머무는 시간 이외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업무 효율과 자기 주도성에 기반해 출근일을 강제하지 않고 진행했다. 4 7일 부터 6 5일까지 약 두 달간 50% 출근제를 시행한 후 최종적으로 6 8일부터 발열 등의 이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원 오피스 출근으로 전환했다. 6 5일 금요일, 주변 회사들이 재택근무 또는 순환근무를 연장하는 상황에서 차주부터 전원 오피스 출근을 공지함으로써 제도적 지원을 일단 종료했다. 향후에도 상황에 따라 다시 재택근무 등을 시행할 수 있겠지만 크루들이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많이 익숙해진 듯하다.

물리적 대응 코로나19에 대한 물리적 대응은 크게 두 가지로 시행됐다.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초반에는 오피스 입구에서 출입하는 전원에 대해 발열검사를 시행했다. 외부 방문객, 면접 지원자뿐만 아니라 크루들에 대해서도 서비스데스크 직원이 일일이 발열검사를 진행했다. 공항이나 대규모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열화상 카메라 구매도 검토했으나 편리성이 높고 대단위 오피스에는 적합하지만 방사율 측정이라는 점에서 셋팅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내부 검토 의견과 발열자 발생 시 모니터링 요원이 상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동안 오피스 출입구를 한 곳으로 통제하고 발열검사를 계속하는 형태를 유지했으나 코로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리고 근본적으로 발열 시 아예 출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체온계를 구매해 전 크루에게 지급했다. 동시에 체온계를 활용한 '오피스 출근 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배포했다. 출근 전 스스로 체크해 보고 이상이 있는 경우 재택근무를 하도록 안내했다. 출근 전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출근 동안 이상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오피스 출입구에 셀프 발열검사가 가능하도록 비대면 체온계를 비치했고, 외부 방문객에 대해서는 서비스데스크에서 전원 발열검사를 진행했다. 무증상 확진자도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발열, 인후통이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이라는 점에서 출근 전 셀프 발열체크는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전원 출근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크루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 응급키트Kit를 제작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모든 크루에게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때 크게 심리적으로 동요되고 불안할 수 있어 최소한의 물품을 키트로 제작했다. 키트에는 KF94 마스크, 라텍스 장갑, 천연 손소독겔, 소독용 알콜솜, 동필름 항균 파우치, 안내 가이드가 포함됐다. 카카오커머스 크루뿐만 아니라 오피스 내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에도 지급했고 크루들에게는 본인 자리 중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비치하도록 안내했다. 확진자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의 세부 지시가 있을 때까지 불안한 크루들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 외부에서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VPN 증설이나 화상회의 솔루션 구축 등은 이미 준비되어 있어서 자택에서도 원활하게 근무할 수 있었다.

코로나 대응과 크루의 반응
카카오커머스 P&C(People & Culture team)에서는 5월 크루들과 인터뷰 할 기회를 가졌다. 20명의 크루들과 다양한 인사 이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코로나 대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크루들이 재택근무로 인해 심리적 안전감을 얻었고, 동시에 집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일해 보니 의외로 집중이 잘 되는 부분도 있었고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다만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집에는 오피스만큼의 업무 환경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 장시간 집중하기 힘들었고 기획이나 협의 없이 진행되는 업무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으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진행이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회사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했고 특히 약 3개월간 진행된 교통비-주차비 지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인터뷰 이후 지급된 체온계에도 전반적으로 크루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였다.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큰 일부 크루들은 재택이 지속적으로 연장되지 않는 부분에 아쉬움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6 8일부터 현재까지 전원 오피스 근무로 일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있으나 크루들은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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