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해야 하는 인사, HR. 그 분야에서 더 이해하고, 더 소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조석환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HR(Human Resource) 이란 어떤 직무이며 어떤 업무를 맡아 오셨나요?
인원 수가 많은 기업들은 세분화가 되어 있어서 HRM, HRD 등을 나누기도 하고, 더 큰 규모의 기업은 HRM에서도 채용, 평가, 보상, 노무관리 등 더
세분화 되어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인사 부문 전담으로 대기업의 계열사와 외국계 기업에서 일했는데 100~200명 정도의 기업이었어요. 그래서 HR을
맡는 사람은 저와 급여를 담당하는 직원 정도여서 사실상 인사 분야는 다 경험해본 것 같네요
처음에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선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실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게 되면 명확하게 지원분야가 있는데 제가 취업할 당시만 해도 관리, 경영 같이 분야를
세분화하지 않고 채용했어요. 관심이 있던 곳은 회계분야였는데 막상 회사에 들어가보니 인사, 보상 부서였어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에피소드는 없으셨나요?
솔직히 군 입대 이전에 다녔던 첫 직장이 인사 쪽으로 초점을 맞추어서 구직한 게 아니다 보니 직접적인 준비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군 전역 이후에 구직을 했는데 IMF시기였고, 직장을 구하자니 이전 직장에서의 급여관리 3년으로는 취업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커리어를 더 쌓기 위해 학교에서 대학 전공 서적이나 전문 서적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인사 관련 잡지나 도서를 읽으면서 평가,
보상에 대해서 많이 공부한 기억이 있네요.
필요한 능력이나 스펙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일단 이 부분은 회사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격증의 경우를 말씀을 드리면 공인 노무사가 있고 PHR/SPHR과 같은 자격증은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공인노무사의 경우는 전문자격증이므로 기업에서 꼭 필요한 경우 모집하거나 노무법인에 취업하는 것이 가능하겠지요.
PHR/SPHR같은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이라고 하긴 어려운 것이 국내 기업에서는 크게 인정해주는 자격증은 아닙니다. 외국계 기업에서는
인정해주는 경우를 봤지만요. 그러므로 자격증이 중요하다고 하긴 힘들어요. 아무래도 인사 업무를 하고 싶다면 상경계열 전공을 나오는 게 유리하겠지요.
무엇보다도 신입을 뽑을 때 지원자의 의지나 태도를 가장 먼저 봐요. 어떻게 보면 인사 업무 자체가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오는 직종이 아니다 보니,
초반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봐온 것도 있고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줄도 알아야 되고, 자기 의견을 말할 줄도 아는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많이 봐요.
HR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사내의 업무기준을 만들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도와준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오랫동안 하고 있어요.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최근 재직한 직장의 경우인데, 국내에서는 막 들어온 기업이라 기반이 하나도 없었어요. 제반 규정이 하나도 없었는데 처음부터 만들어나갔죠.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에요.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잖아요. 인사는 기준 안에서 일을 해결해야 되고, 똑같은 잣대에 맞춰야
하는데 잣대가 없는 상태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그것을 토대로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고…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하니 많이 힘들었어요. (웃음)
힘들었던 경험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경영층이 명확한 Policy 같은 것이 없을 때, 회사의 인사 Vision이 없이 육성을 시킬 때 힘들어요.
무언가 기준이나 목적을 두고 인사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면 아무래도 힘들 수 밖에 없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사
원들이 오해하는 경우에요. 보수나 승진 문제가 가장 많은데, 회사 내부적으론 어려운 환경임에도 급여를 인상시켰는데, 사원들이 체감
하기에는 상승 폭이 매우 작게 느껴진 경우. 그런 경우 오해가 발생하죠. 내가 한 것은 이만큼인데 회사에서는 이만큼으로 대우해주네? 아니면
이 사람은 이만큼 받는데 왜 난 이만큼 받지? 그래서 인사 담당자들은 말을 조심해야 되요. 하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확실하게 말해야
이 후의 오해를 막을 수 있어요.
인사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자질이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에요. 사내에는 여러 사람이 있기 때문에 기준이 필요한데, 그 기준이 어느 환경에서나 100% 맞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죠. 이 부분에서 서로의 소통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조율을 해야 해요. 담당자로서는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일 수 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에요. 그리고 인사 담당자는 듣는 것을 잘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의 환경 분석과 판단을 해야 해요.
11년 동안 한 길을 걸을 수 있던 원동력은?
사실 배우고 싶었던 부분이 크네요. 처음 급여 관리 업무를 할 때는 인사 업무에서는 작은 부분이라고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인사업무에 대해 더 배우고 싶고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중간에 유학도 다녀오고… 그리고 중간자 입장에서 제도를
만드는 것을 스스로 재미있게 생각하고 잘 맞았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1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이 일을 하시겠나요?
지금처럼 인사 업무를 하거나 처음 생각했던 회계 업무나, 법학에도 관심이 있었으니 법학 쪽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앞으로의 목표나 인생에 있어서 꿈이 있다면?
예전에는 컨설팅 회사를 차리는 게 꿈이었는데, 현재는 제가 있는 회사를 좋은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누구나 다 이 회사
좋다 라고 느낄 수 있는 회사가 되게 하고 싶어요. 사원들이 떠나는 이유가 급여 문제를 제외하고는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에요. 이러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게 하는 거에요. 인간관계 문제에서 조율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을 잘 하고 싶어요. 정말 잡고 싶은 직원이 있는데 꿈을
찾아 떠나면 잡을 수 없지만, 그런 게 아니라 지금 힘들어서 나가는 경우를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의 차이가 있나요?
일본과 국내 기업을 다녀봤는데 일본계 기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답답하다고 느낄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 기업은 오너 등이 어느 정도 결단만 하면 일단
실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계 기업은 그것보다는 좀 더 신중해요. 그만큼 의사결정을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에요. 그리고 국내에서 기획을 해도 일본의
본사에서 피드백과 컨펌을 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놓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기 보다는 그게 국가별로 다른 문화인 것 같아요.
만일 일본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무조건 불평하기 보다는 이를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봐요. 일본 본사의 사정도 이해를 하고
한국의 사정도 이해시켜 나가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외국계 기업에서의 채용은 다른 부분이 있나요?
흔히 외국계 회사라면 어학능력을 많이 본다고 생각하는데 외국계 회사라도 국내에서 일하기 때문에 직종에 따라서는 어학능력이 필수적이지 않은
분야도 많이 있어요. 다만 관리자급들은 해당 외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본사와 의견을 교환하고 협업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나중에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죠. 직종이나 분야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어 확답은 어렵네요.
신입 사원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채용하는 과정에서 보면 요즘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스펙은 우수한데 이 사람의 강점이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어요.
이는 대체로 하나의 이력서를 써놓고 같은 이력서로 여러 기업에 지원하는 경우에요. 우리 회사를 위한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가 아니기
때문에 포커싱이 안되어 있는 거죠. 이런 경우는 항상 스펙은 참 좋은데 어디에 써야 될까? 라는 의문을 남겨요. 그래서 지원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
은 말씀이 지원하는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고 내가 그 안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채용이 되고 나면 은연중에 취업은 됐으니까…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취업을 하면 그 때부터 시작인데 말이죠.
회사까지 왔는데 무슨 공부를 더 해?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열정도 오래 가지 못하고, 자기와 조금이라도 안 맞는다고 생각이
들면 퇴직 하고. 보통 신입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나타나는 모습이에요. 그래서 어떤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조언을 듣고 충분히 생각하고
지원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직접 직장은 아니더라도 아르바이트나 인턴 같이 간접 경험을 해보기를 추천해요.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지만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라도 끌고 가는데, 의욕이 없으면 끌고 갈 수도 없으니까요.
내 인생의 멘토나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시기마다 달랐던 것 같네요. 첫 번째 멘토는 첫 직장의 대리님이었어요. 당시 아무것도 몰랐던 신입 때라 교육을 받던 시기였는데, 교육 스타일이
‘이렇게 저렇게 업무 해라’가 아니라 법전과 사규에 관련 항목을 하나하나 짚어 주시면서 우리 회사는 이것을 기반으로 한다. 라고 설명해주셨어요.
좀 더 깊은 이해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적 같은 경우에는 국내에는 없는 서적인데 업무의 경제학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근로자가 기업에 기여하는 정도와 이에 따른 보상을 연구한
책이었는데 이 중에서도 화이트 칼라에 대해 연구한 분야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이 직종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인사가 아니라 모든 직종이 다 그렇겠지만, 이 직종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본인이 알 수 있는 한 정보를 많이 수집해서, 조언을 많이 듣고,
최대한 본질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생각과는 다른 업무에 충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스펙에 대해서는 말 할 필요가 없는
게 요즘 신입사원들은 스펙은 정말 좋아요. 그래서 태도나 열정 등이 더 중요한 것 같고, 막상 회사에 입사해서 얼마 못 가서 나가는 경우를 보면
여러 부분에서 안타까워요..
HR은 000이다.
추상적이지만 스펀지라고 생각해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인사 업무인데, 편견 없이 여러 이야기를 흡수해서 경영진 이야기는 직원들에게,
직원들 이야기는 경영진에게 짜내어 전달해야 하거든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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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인터뷰
취재:신영모, 전현준
INTERVIEW
신영모, 한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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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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