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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 _ 디자인씽킹 통한 변화관리로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다
정지현 SAP코리아 시니어 HRBP
SAP는 고객 비즈니스 벨류 체인Value Chain을 검토, 해당 산업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세스 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또한 이를 SAP ERP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으로 구현하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 영역이었다. 포츈 100대 기업의 80%가 SAP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 트랜잭션의 76%가 SAP 시스템을 통해 운영이 될 정도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솔루션 제공 회사였다.
하지만 최근 AI,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강력한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비즈니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SAP는 선도적으로 시장 변화를 리드하기 위해서 S4/HANA기반 클라우드 회사로의 트랜스포메이션을 단행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및 시장의 변화 방향성을 예측하고, 빠르게 학습하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 창의적인 대안을 내 놓을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더불어 약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5% 미만이던 밀레니얼 세대 직원의 비중이 2017년 기준 30%를 넘어섰고, 2020년이 되면 전체 직원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변화를 주도하게 될 밀레니얼 세대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일에 몰입하게 하기 위해서도 회사의 문화 및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디자인씽킹 - 비즈니스 혁신 방법론, 변화의 방향성 및 수단
SAP에게 디자인씽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고객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만들어 내기 위한 비즈니스 혁신 방법론이자, SAP 내부의 다양한 개선과제를 풀어 나가는 새로운 변화관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SAP는 디자인씽킹 역량을 조직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전 직원 대상으로 디자인씽킹 교육을 시작했다. 디자인씽킹 툴킷을 배포해 누구라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전문 퍼실리테이터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더불어 고객 프로젝트, 내부 프로젝트 및 소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줌으로써, 전 직원을 디자인씽킹 전문가로 성장 시키고 있다. 사내에서도 자연스럽게 디자인씽킹을 활용한 회의 주관이 많아지고, 일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됐다.
사무실 확장 시, 사무실 디자인도 외주업체에 맡기기 전에 직원이 일하고 싶은 사무 공간 아이디어에 대해서 디자인씽킹 하고 이를 토대로 사무실을 디자인 했다. 특히, 디자인씽킹을 보다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업무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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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씽킹이란?
디자인씽킹은 1991년 데이비드 캘리David Kelly에 의해 설립된 IDEO라는 디자인 컨설팅회사에서 제품 개발에 사용하던 디자인 방법론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컨설팅 기업들이 제품 외관 디자인에 중점을 두며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했던 반면, IDEO는 고객의 고객을 보다 면밀히 관찰해 새로운 관점에서 요구사항들을 재정의 하고, 인간중심의 혁신 제품 디자인을 만들어 내면서 많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를 보고 영감을 받은 SAP의 창업자 하쏘 플래트너Hasso Plattner는 이러한 인간중심의 혁신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해 단순 제품 혁신 디자인을 넘어서 일상의 복잡한 문제들 혹은 전 세계의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혁신 방법론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사재 약 400억 원을 출연해 스탠포드에 'Hasso Plattner Institute of Design(일명 d.school)'을 만들었다. 데이비드 캘리와 함께 디자인씽킹 방법론을 보다 체계화하고, 확산하기 위한 활동들을 시작했고, 지금은 스탠포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씽킹은 Empathize(공감) - Define(정의) - Ideate(아이디어 도출) - Prototype(프로토타입) - Test & Iterate(테스트 및 반복)의 5단계로 구성돼 있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로 솔루션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공감해 진짜 문제를 재정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양적-질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 내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 논의한 후, 협의된 아이디어를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 및 개선을 반복함으로써 혁신을 만들어 내는 방법론이다.
2015년 SAP Korea는 디자인씽킹을 한국 기업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해 스탠포드 d.school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를 한국으로 영입했다. 미국, 독일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디자인씽킹 혁신 센터인 '앱하우스Apphaus'를 판교에 설립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전문 인력을 확충해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과의 혁신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허브로서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7년 11월에는 서울시와 함께 개포 디지털 혁신 센터를 만들어 디자인씽킹의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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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씽킹 - 변화관리 적용 사례
2016년 1월, SAP Korea 전 직원 300여명이 참여해 'Great Company'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씽킹'을 수행해 이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실제 프로토타입 하고 적용해 피드백을 수렴하고, 개선 및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이 결과로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출산휴가 확대, 배우자 출산 휴가 확대, 유연 근무제도 도입, 근로시간 단축, 경력단절 여성 채용 등)를 도입하게 됐다.
임직원의 건강 증진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디자인씽킹을 적용해 만들어진 성공사례로는 'FitSAP' 프로그램이 있다. 'Sitting is another Smoking'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전 직원이 분기 동안 하루 평균 8,000 걸음을 걷게 되면 회사는 건강 장려금 10만원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참가자 대시보드를 제공해 본인을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 참가자의 걸음수를 언제 어디서든 조회 할 수 있다. 또한 본인의 순위 및 Top 10 순위 확인, 팀별 건강 챌린지 등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임직원이 함께 걷는 모습을 담은 사진 콘테스트, 걸으면서 회의 등 건강을 중심에 두고 많은 캠페인을 적용하고 사내에 지속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가용 출퇴근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몇 정거장 전에 미리 내려서 걸어서 출근하는 경우들이 많아졌고, 점심시간에도 식사 후에 함께 산책하는 직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인재를 선발할 때도 'Design Thinker'형 인재인지를 판단 기준을 가지고 보고 있다. 가령, 주어진 문제의 본질적인 부분을 깊이 있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의견을 양적, 질적으로 수렴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비판적 사고 능력, 창의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과 기업가 정신 등을 핵심 인재 역량으로 평가한다.
불확실성 시대를 이끌 SAP의 핵심 경쟁력
기존의 사내 제도 변화 관리가 주관부서에서 제도를 발표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수행한 반면, 디자인씽킹은 변화가 필요한 주제에 대해 임직원이 함께 모여 사람중심의 포괄적 공감대를 형성해 문제를 재정의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해결 대안에 대해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적용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다시 솔루션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직원 주도의 변화관리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 인지도 형성 및 수용성 향상에 있어서 효과적인 변화관리 방법론으로 평가되고 있다. 변화관리자나 HR은 이러한 본질을 잘 숙지하고, 리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해질 것이다.
2018년에는 사내 '디자인씽킹 퍼실리테이션Design Thinking Facilitation' 자격증을 만들고, 디자인씽킹 프로젝트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조직 내 디자인씽킹 DNA를 보다 확고하게 갖추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성공적인 변화관리 역량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SAP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