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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미국인이라면 직장을 옮겼어야 했다 [더플랩]

2022-05-12

최근 직장을 옮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대폭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현지에서 나왔습니다. 이와 같은 노동자들의 몸값 인상이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인사이트인 집리크루터가 올해 2월 기준으로 직전 6개월 이내에 새 직장을 구한 미국인 2064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64%가 이전 직장에 비해 임금이 올랐다는 답변을 했다고 24일(현지 시각) 보도했습니다. 절반 가까이는 소득이 11% 이상 올랐고, 임금이 최소 50% 이상 뛰었다는 답변도 9%에 달했습니다.

WSJ는 미국 노동자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직장을 옮기는 현상이 앞으로도 가속화되리라 전망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핵심생산인구인 25∼54세 중 20%가량이 1년 이내에 지금 몸담을 직장을 떠날 것으로 예상한다 답했고, 현 직장에 앞으로 1∼2년만 더 머무르겠다는 응답자도 26%나 됐습니다. 이는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인 4년 정도에 비해 훨씬 짧은 간격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19가 창궐하며 일할 사람이 부족해진 데다, 재직자마저 현 직장을 떠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노동자 진영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흔했던 ‘무노조 경영’ 풍조 역시 차츰 무너져가는 상황입니다. 스타벅스와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에 노조 결성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올해엔 애플과 블리자드 직원들도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여에 걸쳐 확연했던 인플레이션 추세도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12일 공개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8.5%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 만에 최대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선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지 않으면 버티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노동자는 실제로 소득을 늘리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결과 지난 3월 연 평균 임금 상승률은 6%로 전년 동기(3.4%)나 전월(3.7%)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은 7.1%로 전체 평균을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WSJ는 이같은 이직 활성화와 임금 인상 요구가 맞물리면 결국엔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유발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새로운 인재를 유치하거나 기존 인력을 붙잡고자 기업이 지출하는 추가 인건비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선 현재 인플레이션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 위기 등입니다. 그러나 WSJ는 설령 이런 문제들이 정리되더라도 임금인상 이슈가 계속 영향을 끼치며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WSJ가 이달 초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도 경제 전문가 중 27%가 올해 최대 인플레이션 위험 요인으로 다름 아닌 임금인상을 지목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거론한 비율을 상회하는 수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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