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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부정적 피드백이 필요한 순간, 피하지 말고 말하라

2020-07-27

 

 

 

 박정민 COZY SUDA__대표 / 상담심리전문가 & 전문코치

 

 

 

'일터에서의 부정적 피드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해보면, 구성원과 리더는 각자의 입장에서 이런 대답을 한다.

(구성원) "부정적 피드백 = 듣기 싫은 것. 기분 나쁜 잔소리. 날 이해하지 못하는 상사가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말하는 것."

(리더) "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하기 싫은 것.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것. 해놓고도 기분 좋지 않은 것. 어차피 사람이라는 것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억지로 하고 난 다음에 괜히 나만 나쁜 사람 되어 욕 먹게 만드는 것."

이렇게 모두 힘들어하는 부정적 피드백. 듣기도 싫고, 하기도 싫은 부정적 피드백. 그런데 조직에서는 리더에게 자꾸 부정적 피드백을 제대로 하라고, 거기에 더해 자주 하라고 요구를 한다.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기회에 새삼스럽지만 피드백의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1)
통상적으로 프로젝트나 작업 평가가 끝날 때 동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의 흐름
(2)
직무 수행이나 작업 관련 행동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
(3)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변화를 향한 첫 걸음
1)

다시 정리해보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리더가 담당자(구성원)에게, 자신이 관찰한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가운데 부정적 피드백은 기대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효과성이 떨어지는 방법을 바꿔보고, 도움이 되지 않는 사고방식, 태도, 소통전략을 수정하기 위해 전달하는 조력 메시지이다. 이 정의만 놓고 보면, 부정적 피드백은 리더와 구성원에게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소통하는 과정이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고, 더 좋아지자고 하는 이야기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부정적 피드백이 이론적 정의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불편감을 말하는 사람(리더), 듣는 사람(구성원)에게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리더는 주저하게 되고, 구성원은 듣기 싫어하게 된다는 것에 있다. 우선 이 불편감에 대해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들여다보자. 그래야만 부정적 피드백을 어렵게만 느끼게 하는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리더'의 불편감 이해하기
비합리적 신념 심리적-정서적 치료를 개발한 심리학자 앨리스Ellis는 『당신에게 가장 어려운 내담자인 '당신 다루기'』 라는 논문에서 상담자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 신념에 대해 설명했다. 이 내용은 일터에서의 리더-구성원 관계에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이렇게 한번 바꿔보자. 리더에게 가장 어려운 부하인 '본인 다루기'. 리더가 가지고 있는 네 가지 비합리적 신념 : (1) 나는 모든 구성원들과 일할 때 항상 성공적이어야만 한다 (2) 나는 내가 알고 있거나, 이야기를 들어봤던 그 어떤 다른 리더들보다 더 탁월해야만 한다 (3) 나는 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대단히 많은 존경을 받아야만 하고, 사랑받아야만 한다 (4) 나는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구성원들은 나와 똑같이 열심히 작업해야 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하고, 항상 자신이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어떤가? 그냥 훑어보기만 해도 정말 무리인 비현실적인 기대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리더 역할을 할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걸고 주문한다. 누구에게도 절대 나쁜 소리 들으면 안 된다고. 좋은 리더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러다보면 상대방이 불편해하는 부정적 피드백을 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불편하다. 잘 못한다고 생각하고, 원래 잘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하지 않는다.

선입견 "인간이라는 것은 (나를 보면 아는데, 내가 많은 사람들을 겪어봐서 아는데)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괜히 변하지도 않을 사람한테 듣기 싫은 이야기 해봤자 내 입만 아프고, 나만 나쁜 놈 될 뿐이다."

필자는 최근에 한 고객으로부터 ≪생각하는 그대로(제임스 앨런)≫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인간은 자신의 정신에서부터 절대 분리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그렇다. 리더가 '인간은, 특히 어느 정도 머리가 커진 어른은, 절대 변하지 않지'라고 생각하는 이상, 부정적 피드백을 불편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불편하니까, 어색하게 하게 되고, 퉁명스럽게 툭 던지게 되고, 힘으로 내리누르는 방법밖에 없다고 느낀다

역할인식 "리더는 뭐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을 코칭 장면에서 종종 해보곤 한다. 다양한 대답이 나오지만, 아직도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생각은 '리더는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는 사람. 구성원은 그 과제를 실행해서 성과를 만드는 사람'인 듯하다.

현대 사회에서 리더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구성원의 성장을 조력하는 성과코치'이다. 하지만 리더의 역할이란 '일방적인 지시자'라는 수준에 아직 관리자의 생각이 머물러 있는 경우, 인내심과 열정을 요구하는 지속적인 부정적 피드백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구성원의 불편감 이해하기
"기분 나쁘게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No Offense, But" 그렇지 않다. 부정적 피드백은 그 어떤 아름답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듣는 사람은 기분 좋지 않다. 아무리 상대방을 위한 이야기라도, 이 이야기가 상대방의 피와 살이 되는, 새겨듣고 그대로 움직여보기만 하면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는 이야기라도, 듣는 사람은 불편하다. 구성원의 불편함을 인정해주는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가, 부정적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첫 발자국이 될 것이다.

불편감의 수용 구성원들은 부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마음속에 다음과 같은 생각이 자동적으로 생긴다고 한다.2)

1)
진실에 대한 회의감Truth Triggers "저 부정적 피드백은 틀렸어, 불공정해, 나에게 전혀 도움 되지 않아. 리더는 전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2)
관계에 대한 회의감Relationship Triggers "내가 이 모든 일을 당신을 위해 해줬는데 그런 말을 해? 당신이 도대체 뭔데 나한테 이런 말을 해? 리더 당신이 문제야, 내가 아니라."
3)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Identity Triggers "피드백 때문에 혼란스러워. 내가 일을 다 망쳐놨다는 거지. 이제 나는 다 끝났어. 나는 정말 능력 없는 쓸모없는 존재야."

요새 구성원들은 상사의 말에 대해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리더들이 투덜거리지만, 실제 상사의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 구성원들은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흔들린다. 따라서 그 불편감을 인정하고 수용하면서도 어떻게 그 수준을 넘어가서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 구성원과 리더가 함께 손을 잡고 애를 써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정적 피드백에 도전하기
"내 개인적 의견이긴 한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산업심리학자 아담 그랜트Adam Grant의 주장에 따르면 부정적 피드백을 전달할 때 많은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실수는 '리더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절대 진리인 것처럼 피드백을 제시하는 태도'라고 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에는 해당 피드백이 부정적인 내용이지만 '그 피드백이 구성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는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피드백 과정에 구성원을 참여시키기 부정적 피드백이 리더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준에서 끝났을 때,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는 거의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에서 만난 많은 리더들은 "안 그래도 OO님에게 제가 한번 넌지시 이야기를 했어요. 직접 이야기하기는 좀 그래서 약간 돌려서요"라고 말한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됐는데요?"라고 물으면, ", 그 정도 나이 먹고, 그 정도 짬밥 먹었으면 알아들었겠죠"라고 대답한다. "넌지시" "한번" "돌려서" "알아들었겠죠"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 피드백 이후 상대방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피드백의 목적은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기'이지, '내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특정 행동 변화를 위한 노력 과정에, 리더와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함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필요가 있다. 변화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현재의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어떤 것인지, 그렇다면 기존과 다르게 해볼 것은 무엇인지, 그 변화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움과 장애물은 무엇인지, 환경과 사람들로부터 얻어야 할 도움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의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터에서 리더와 구성원은 같이 생각하고 같이 움직여야 하는 동료관계이다(리더가 한발 먼저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는 것은 있지만). 그리고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해 진짜 움직여야 하는 것은 리더가 아니라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자꾸자꾸 스스로에게 일깨워주자. 그리고 부정적 피드백을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불편한 와중에서도 조금 더 수용가능성과 행동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구성원에게 물어보고, 피드백 시기, 방법, 유의점에 대해 함께 만들어보자. "내가 이러니까, 상대방도 아마 이렇게 생각하겠지"와 같이 미루어 짐작하는 태도가 부정적 피드백을 망칠 수 있는 최고의 요소이다. 효과적인 조력을 위해 각 구성원별 기록 자료를 만들어놓을 때, 합의된 피드백 방법에 대해 적어놓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시키는 것도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부정적 피드백에 대해 꾸준히 리더 본인에게 기억시킬 이야기 두 가지만 요약해보자. 첫째, 부정적 피드백에 있어서, 상황과 대상, 맥락과 내용에 상관없이, 이렇게만 하면 절대 성공한다는 황금열쇠One-Size-Fits-All는 절대 없다. 둘째, 어떤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이지만, 일터에서의 부정적 피드백 소통의 성공여부는 Speaker(리더)가 아니라 Listener(구성원)에게 달려 있다.

                                                                                             
1) 
피드백의 기술 / 하버드 비즈니스 프레스
2) 
Thanks for the feedback Stone & Heen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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