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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위기의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하라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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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얼리치 교수는 ≪HR 챔피온≫에서 HR담당자는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직원의 옹호자 역할이 함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매순간 균형을 맞추며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WIN-WIN 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야 하는 어렵고 힘든 위치에 있다. 이러한 HR담당자에게 스스로에게 올바른지 질문을 던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항상 질문을 통해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발상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고정관념에 빠진 것은 없나
예전에 한 회사의 평가보상 제도를 설계할 때였다. 5개의 회사 출신들이 모여 있는 회사였고, 그 중 한 출신들은 합병 시 자신들이 연봉 면에서  손해를 보았다고 계속 주장을 하던 때였다. 그리고 조직의 허리급이 보상에 대한 불만으로 회사를 이탈하던 상황이었다. 다수의 사람들은 연봉을 일괄 BASE UP 하자고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보상총재원의 한계가 있었고, 구성원들의 연봉을 살펴 보니 이미 시장가치에 부합되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찌 설계할까 골머리를 앓던 어느 날 '내가 고정관념에 빠진 것은 없나? 혹시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라고 스스로에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러다가 그 당시에는 대부분 회사에서 전혀 시도하지 않은 '보상재원을 조직장에게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진은 호칭으로 바꾸고 시장가치에 따라서 매년 보상으로 승진급을 맞추어 주는 체계! 조직장에게 보상재원을 주면 절대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공략해 본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자 조직장들은 섬세하게 구성원들의 연봉을 시장가치에 맞추어 주었고, 2년 안에 보상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구성원이 거의 없게 보상수준을 합리적으로 맞출 수 있게 됐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가끔 반대로 생각해 볼 것은 없는지 자주 반문해 보면 생각정리와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필자가 대리 직급일 때 한번은 성격이 너무 급한 경영진에게 보고를 들어갔다. 기획안에 자신이 있어서 별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었다. 당시 임원이 필자의 기획안을 막 넘기면서  급하게 "뭐 하자는 거야?"라고 묻자 필자의 머릿속이 하얗게 된 것이다. 다시 준비해서 오라는 경영진의 말에 물러나와 자괴감과 어찌할지 모르는 두려움을 하루 정도 겪으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의 노력을 설명하고 싶지만 상대방은 명확한 정보만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이라는 질문을 던져 봤다. 한마디로 요약한 것을 숙지하고 다시 보고에 들어가 첫 메시지에 결론을 던졌고, 경영진은 흔쾌히 그 기획안을 승인해 주었다. 그 뒤로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이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한마디로 요약이 안 되면 내가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척도로 매우 유용하다.

상대의 욕구-두려움-상황은 무엇인가
한번은 그룹의 오너를 모실 때였다.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너무 독특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정말 거대한 블랙박스와 일하는 느낌이었다. 이 때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홍익학당의 철학 콘텐츠와 한 코치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됐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상황까지 고려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 사람의 욕구-두려움-상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았다. 그랬더니 막막하던 생각에 활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두려워하고 있는 지점을 잘 검토해 보니 어떻게 해야 그 경영진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를 선명히 알 수 있었다. 그 뒤부터는 자주 상대방의 욕구, 두려움, 상황을 검토해 보고 있다. 인재확보, 협상, 상황파악, 기획 등 다양한 분야 활용이 가능하다.

지금! 최선인가
구조조정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조직에 갔다가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회사와 HR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었고, 매일 밤 구성원들을 위로하고 비전을 설명해도 잘 안 먹히던 상황이었다. HR조직원들도 새롭게 바뀐 상황이라 되려 HR조직에 대한 뒷말과 험담을 술자리에서 듣게 됐다. 너무 막막하고 억울하기도 한 상황에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새벽에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다. '너 지금 초심이냐?' 이 질문에 그렇게 복잡하던 머릿속이 선명해졌다. '그래… 지금 최선을 다할 뿐 자리에 연연하지 말자!'라고 생각이 정리됐다.
그 뒤로 1년 동안 '지금! 최선인가?'만 마음속에 외치며 살았다. 술 먹고 피곤해 나중에 검토할게 라고 하던 행동을 멈추고 매순간에 집중해 인사팀 구성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결국 1년 안에 팀은 인정을 받았고, 오히려 팀장에서 실장으로 승진을 하게 됐다. 이 때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매순간 '지금! 최선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뒤에 인문학 공부를 더 해보니 '지금!'이라고 외치며 정신을 차리고 몰입하는 것을 선비들은 거경居敬이라고 하고, '최선인가?'라고 매순간 천리에 부합되고 중용에 맞는지 검토하는 것을 궁리窮理라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결론이 선명하다면 최선을 다해 실천하는 것을 역행力行이라고 한다. 이황 같은 분들은 거경, 궁리, 역행은 선비의 평생사업이라고 이야기 한다. '지금! 최선인가?' 6글자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서로 주고받은 가치의 균형점은 어디인가
마지막으로 회사와 구성원의 주고받음의 균형을 맞출 때 도움이 되는 질문을 소개해 보려 한다. 경영학의 석학 윤석철 교수는 ≪경영학의 진리체계≫에서 삶에 이르는 길은 고객을 찾아 '주고받음'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며, 개인이나 조직의 흥망은 주고받음의 관계 형성에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 한다. 애덤스는 '공정성 이론Equity theory '에서 구성원이 자신이 업무에 투입한 노력(기술, 지식, 노력)과 산출된 보상(임금, 승진, 인정, 지위)에 따라서 투입을 조절한다고 이야기 한다. HR담당자라면 항상 회사와 구성원이 서로 주고받은 가치의 균형이 맞는지를 따져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이러한 질문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서로 주고받은 가치의 균형점은 어디인가?'
HR
담당자는 한 생각에 회사의 존망과 수많은 구성원의 인생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봐야 한다. 매순간 질문을 던지며 최선의 균형점을 찾는 습관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성공적 역할수행 및 HR전문가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윤석 ()GS ITM 인사실 이사


*이윤석 이사는 SK컴즈, 네오위즈, SK플래닛, ()FHL게임즈, ()하우저 등의 IT-온라인 업계에서 조직구축-HR 전문가로 활동했고 현재는 ㈜GS ITM의 인사를 맡고 있다. 이 이사는 《이끄는 자의 통찰-더 리더》, ≪누구나 탐내는 실전보고서≫ 등 총 12권의 책에 이어 최근에는 ≪머릿속이 뻥뚫리는 생각디자인≫을 출간했다.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7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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