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R매거진

채용에서부터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

2019-11-20


 

 2010년대 초반 대기업 인사부서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모 컨설팅업체에서 "향후에 국내산업 전반적으로 인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고 고려해야 할 이슈나 트렌드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온 적이 있었다. 인사임원으로서 평상시 HR담당자로서의 생각과 소속된 회사의 당면한 HR이슈로 고민하다가 '공정성' '다양성' '직무급' 이라는 단순화된 단어로 답변을 한 기억이 난다.


이후 약 10년 가까이 HR부문의 변화를 바라볼 때 공정성은 어느 시기에나 당연하게 가져가야 할 최우선 가치일 것이고 직무급은 최근에 들어 일부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검토와 시도되고 있다. 다양성은 최근 몇 년간의 인구통계학적인 변화와 사회적인 이슈와 더불어 기업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화두로 간주하고 대응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인재 다양성을 요구하는 기업 환경, 채용 방식의 변화


국내 산업에서의 취업, 채용, 선발분야는 1980년대 전통적인 대규모의 그물형 채용제도의 일환으로 공채가 시행된 이래 1990년대의 소수 또는 수시채용의 낚시형 제도로의 변화와 더불어 단순 필기시험에서 인재의 종합잠재능력 및 인적성으로 평가하는 검증시스템으로 전환됐고, 면접방식도 다양화, 선진화되기 시작됐다. 무자료면접, PT면접, 소위 능력중심 평가가 도입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과당경쟁을 통한 고비용 스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문제점과 대기업, 공기업에의 편중현상과 더불어 청년실업의 장기화라는 문제로 확산되고, 또한 직무내용에 근거하지 않은 일반적 우수인재를 공채제도의 특성상 개인의 역량이나 적성이 반영되지 않는 배치가 되어 신입사원의 조기퇴직이 증가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2010
년대 이후에는 위와 같은 여러 부문의 병폐와 효율적이지 못한 선발-채용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주도로 능력중심사회 만들기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산업계에서도 사람중심에서 직무-역량중심의 채용이라는 형태로 급격하게 변화되어 적용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채제도가 폐지되고 각 기업별, 수시, 직무중심의 채용이 전 산업으로 확산됐고, 채용방식도 다양화되고 산학연계형 채용제도도 시행되기 시작했다. 기업 내에는 인력채용을 위한 전문 조직 신설이 확대되고 인사부서뿐만 아니라 실무부서의 채용과정에의 참여도 확대되고 강화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온라인 면접도 많은 기업에서 도입해 운영 중이고 일부 공기업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기업의 주류를 차지하게 되면서 HR관계자들 또한 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조직 내에서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다른 게 틀린 게 아니며 다양함을 수용할 줄 아는 자세가 조직 및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서양 선진기업들은 이미 다양성 수용을 조직 내 중요이슈로 다루고 있으며, 때문에 다양성&포용성 부서 및 임원Chief of Diversity and Inclusion Officer을 별도로 두고 다양성, 포용성 지표를 측정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도 한다.


블라인드 채용, 직무중심 채용 등으로 다양한 인재 선발


채용에 있어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 즉 조직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인재선발의 목적은 선발된 우수인재들이 조직 내에 스며들어 조직이 추구하는 지속적인 성장과 성과달성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수많은 자원과 시간을 투입해 상시적으로 우수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에 못지않은 규모로 신입사원의 상당수가 1~3년 이내에 조직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2018년 통계청 자료. 청년층의 첫 직장 근속기간은 1 5.9개월). 단순하게 채용방법과 절차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문제 시 하기에는 개인의 성향이나 조직 내 문화적인 측면이나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측면 등의 복합적인 원인을 고려해 판단해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채용과정에서 좀더 조직,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다면 신입사원이 조기에 퇴직하는 비율을 조금이나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다단계의 채용-선발에 있어서 HR부서의 가장 큰 화두는 어떠한 전략과 방식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우수 인재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는 직무, 조직과의 적합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2015년부터 정부주도로 공공기관에 직무중심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고, 민간기업 또한 삼성이 직무적합성 평가를 도입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중심 채용방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직무중심 채용의 핵심은 채용직무의 고성과자 특성과 능력을 채용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채용직무별 고성과 예측변인 분석과 지속적인 타당화 과정이 필요하다. 삼성의 직무적합성 평가 도입 또한 입사 후 우수한 성과를 내는 직원들의 업무성과 요인 등을 분석한 결과 직무별 성과요인에 차이가 있음을 밝힌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우선은 과거부터 시행되어 오긴 했지만 조직 내 직무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분석을 통한 채용부터 배치, 평가, 보상까지 일련의 프로세스에 그 요건 등에 대해 적용하고 있으나 취업준비생들에 대해 채용공고부터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공개도 필요한 부분이다.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정신, 핵심가치, 인재상 등 추구하고 있는 절대적인 가치부분은 좀더 세부적인 직업성격검사를 통해 기본적인 검증을 하고 실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역량, 능력, 태도 등을 검증하기 위한 체계적이며 고도화된 면접도구의 개발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각 기업에서 직무별로 채용을 진행하기에는 그 체계를 갖추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 등 내부의 자원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궁극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류전형, 인성-적성-직무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필기와 면접전형 등 기업별로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다양한 채용절차와 방식의 운영이 필요하다, 채용공고부터 기업 및 직무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의 제공을 통해 해당 직무를 준비해온 적합성 높은 구직자들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며, 신입직원의 직무전문성 향상, 조직충성도 증가, 이직률 감소라는 조직과 입사자 양측의 긍정적인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상시채용을 위한 내부적인 인프라 구축


다음으로는 다양한 직무, 인력, 시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시채용을 위한 내부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대규모 공채위주에서 상시-수시 채용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HR부서에서도 주로 기능적인 업무로의 인식에서 가장 경력이 낮은 사원급들이 채용을 담당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채용조직이 구성돼야 하며 여기에는 실제로 직무를 수행하는 현업의 우수성과자들도 상시적으로 동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신사업 및 4차산업기업 중심으로 CRM라는 새로운 채용시스템이 도입, 확산되고 있다. CRM Candidate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 기업에서 채용하려는 직무의 현재 및 미래 잠재지원자를 찾고sourcing, 이들이 해당기업의 채용공고 및 관련활동campaign에 관심attract을 갖고, 지속적으로 참여engage 할 수 있도록 관계를 형성해 주는 시스템 방법론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시채용이 주로 이뤄지는 국가의 기업들에서 최근 관심을 갖고, 도입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며, 해당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외부전문업체가 기업들에게 맞춤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CRM
시스템의 주요기능으로는 인재풀의 공급, 분류, 지원자 개인에 맞춤화 된 이메일 채용공고서비스, 지원자 참여 서비스(캠페인, 설문조사, 이벤트 등), 채용일정 관리, 채용 피드백 관리 등이 있다. CRM시스템과 기존 채용 시스템과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수동적 잠재지원자Passive를 실제지원자Candidates로 만드는 과정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장점이 있다.


1)
인원충원이 필요한 즉시 인재풀에 접근할 수 있다.


2)
우리 회사, 사업, 직무에 관여된 인재풀을 공급 받을 수 있다.


3)
채용시장에 우리가 원하는 채용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4)
경쟁사와의 인재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5)
인터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6)
투자대비수익률(ROI)이 높다.


전통적인 공채방식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채용시장에서 아직 CRM시스템 및 CRM적 관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나 활용은 미비하나,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과 기술, 이에 따른 채용 트랜드를 미루어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CRM에 대한 요구와 시장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채용 트랜드를 선도하는 기업(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쿠팡, TOSS )들은 내부 채용팀을 운용하며, CRM관점의 채용제도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의 선발을 위해서는 해당직무에서 최고의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는 우수성과자들의 역량, 태도 등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서류전형부터 직무와 유관한 교육, 경력, 경험에 대한 인정기준과 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상시적인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업 고유의 채용 시스템-채용 솔루션을 보유해야 할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의 경우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나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도 온라인접수 정도 이외에는 제대로 운영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특히 면접단계에서의 공정성,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선발 방식이 다양한 인재 채용 도울 것


최근 일부 전문기업에서 채용전체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채용솔루션을 개발해 보급하거나  많은 기업들이 그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AI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면접도 많은 기업으로 검토,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나 아마존의 사례와 같이 편향된 데이터의 학습을 통한 판단의 오류도 발생할 수 있어 실제적인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그 타당성을 좀더 검증해야 할 것이며 채용과정을 효율화보다는 직무능력과 역량을 평가한다는 근본적인 목적에 맞추어 검토되는 추세다.


단순히 어떻게 인재를 뽑을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어떻게 하면 뽑은 인재를 직무에 잘 적응시켜 좋은 성과를 내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필요한 상황이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며 그 원인을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사실상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는 채용과정의 실패로 간주할 수 있다. 채용단계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채용단계별 생성되는 모든 데에터와 입사 후 진행되는 인사평가(성과-역량평가 등)와의 상관도 등 그 타당성을 검증하여 이후의 채용단계별 개선방향을 도출해 나가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김연재 ORP연구소 선발검사부문 부대표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10월호의 내용입니다.

 

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www.hrinsight.co.kr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