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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밀레니얼, 팀장이 되다.

2021-07-06

 

 

윤영철 《90년생과 일하는 방법》《나는 팀장답게 일하고 있는가》 작가

 

#정신없는 사람, #도우미, #연결고리, #편한 형, #고독, #메신저 등은 최근 필자가 만난 밀레니얼 세대 팀장이 스스로의 역할을 나타낸 말이다. 단어마다 사연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앞선 세대와 요즘 세대 사이에 낀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나타냈다

1980년대 ~ 2000년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이 회사에서 팀장, 파트장, 그룹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얼마 전 선배 임원들을 당황시킨 밀레니얼 세대들이 어느덧 직책자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필자가 어느 기업의 의뢰로 조사한 <밀레니얼 관리자들이 겪고 있는 현장 고민>1) 중 상위 5가지는 아래와 같다

· 1순위(29.2%) - 업무지시, 업무배분, 평가피드백에서 어떻게 지도할지 어려움
· 2순위(28.3%) -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예전만큼 명확하지 않은 역할과 책임
· 3순위(9.9%) - 자신의 바쁜 업무로 팀원 지도(코칭)의 시간을 내기 어려움
· 4순위(5.6%) - 임원, 사업장별로 다양한 일하는 방법으로 구체적 가이드라인 부재
· 5순위(5.1%) - 부서 간 이견, 부서 내 업무 조율 방법 등의 부족 

조사된 내용을 살펴보면 밀레니얼 세대 관리자들은 후배들을 가르칠 시간적 여유도 없고, 경험도 적으며, 체계적 내용도 부족해 어려움에 빠져 있었다. 더군다나 예전만큼 직책자로서 권위나 리더십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난감함을 호소했다

조사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자. 앞선 세대 40~50대와 요즘 세대 20~30대 의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조사한 결과 아래와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 앞선 세대는 일이 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요즘 세대는 근로시간에 맞추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앞선 세대는 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요즘 세대는 나와 회사는 별개라고 봤다.
· 앞선 세대는 회사 내 관계를 끈끈한 관계로 인식하는 반면, 요즘 세대는 회사 내 관계를 느슨한 관계로 받아들였다.
· 앞선 세대는 복장이 곧 업무태도를 나타낸다고 봤다면, 요즘 세대는 복장과 업무태도는 무관하다고 봤다.

정리하면 요즘 세대는 앞선 세대와는 달리 근로시간에 맞춰 일하고 자신의 사생활을 중시하며, 집단주의와 형식주의에 회의적이었다. 반면, 두 세대 간 일치하는 의견도 있었다.

· 앞선 세대와 요즘 세대는 모두 자신의 일을 잘하고 싶다고 조사됐다
· 앞선 세대와 요즘 세대는 모두 일이 잘 되기 위해서 직장동료와 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앞선 세대와 요즘 세대는 모두 회식은 재미를 못 느끼는 형식적 자리라고 여겼다.
· 앞선 세대와 요즘 세대는 모두 미래를 위해 지금의 불편은 감내할 수 있다고 봤다
· 앞선 세대와 요즘 세대 모두 원활한 업무수행에 팀 빌딩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리하자면, 앞선 세대는 애사심을 갖고 일이 되게끔 매달리고 단정한 복장, 규정 준수 등의 형식주의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올바른 자세로 올바르게 일하자' 정도의 생각이다. 요즘 세대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처리하고 일을 위해 동료들과 친하게 지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불편과 고통은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회식에 의존했던 예전의 팀 빌딩과는 다른 방식을 원한다

이와 같은 세대 간 차이와 공통점의 경계에서 밀레니얼 팀장들은 고민하고 있다. 애매하게 경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팀장들은 앞선 세대의 임원들을 어떻게 설득시켜 의사결정을 받아내고, 요즘 세대의 팀원들을 어떻게 일에 몰입시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인가? 밀레니얼 팀장은 세대 간 낀 틈에서 어떻게 자신의 리더십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까?


낀 세대 밀레니얼 팀장은 어떻게 자신의 리더십을 넓힐 것인가?
밀레니얼 팀장은 '규율과 자율 간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 
밀레니얼 팀장은 회사의 규율을 강조하기도, 팀원에게 자율을 보장해주기도 해야 한다. 모든 팀원들에게 자율적으로 일을 시킬 수도 없고, 또 로봇 대하듯 규정만 강조할 수도 없다. 따라서 현장에서 팀원들의 일하는 스타일을 살펴 그에 맞게 자율권을 보장해주고 권한위임을 해야 한다

리더가 팀원에게 일을 시킬 때는 모두에게 동일한 방법을 적용해선 안 된다. 팀원의 성향과 일하는 스타일에 따라 일 시키는 법을 달리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팀장은 먼저 팀원의 일하는 스타일을 분류하고, 각 스타일에 맞는 성과 내는 법을 파악해야 한다. 필자가 저서 《나는 팀장답게 일하고 있는가》에서 강조했듯 팀원의 성향과 업무의 형태에 따라 자율형, 과제형, 모듈형, 매뉴얼 형으로 지도하는 방법이 있다. 관계적 행동과 과업적 행동에 따라 팀원들의 일하는 유형을 나누고 지도하는 허시-블랜차드의 상황 대응 리더십 모델2)도 적합하다

밀레니얼 팀장은 '심리적 밀당'을 잘해야 한다. 
최근 들어 많은 회사에서 업무 몰입도 대화를 정례화하고 월 1회 이상 팀원과의 개인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은 팀원들과 심리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활동을 다양하게 도입하자. 온라인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활동, 예를 들어 줌Zoom으로 의견 교류, 회의 운영,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 같이 영화 보기 등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장 실천해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팀원에게 온라인으로 "지금은 어떤 일을 해요? 느낌은 어때요?" "제가 도울 부분은 무엇인가요?" 등의 소소하지만 느낌을 공유하고 지원을 제안하는 대화를 거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팀장을 찾아와 면담해야 한다는 식의 규정은 심리적 밀당과 거리가 멀다. 기본적으로 서로 간에 편한 상태에서 어느 경계에서 만날지 정하는 관계의 기술이 밀당이다. 너무 다가가면 팀원은 부담을 느끼고, 너무 멀어지면 팀장이 일 시키기에 답답하다. 부담스러움과 갑갑함의 경계 어디쯤 팀장의 역할이 있다.

밀레니얼 팀장은 '티키타카'로 일해야 한다. 
필자가 현장에서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이 일하는 모습을 관찰하면 복잡하고 기획적인 일은 혼자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팀원에게 시키느니 팀장 본인이 하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방식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팀장에게 일이 쏠리고, 팀원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만 처리하여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게 된다. 팀원에게 자신의 역량에서 약간 도전적인 일들을 부여하여 몰입도를 높여줘야 한다. 물론 필자의 이 의견에 어떤 팀장은 팀원들에게 일을 시켜도 일을 받지 않는다, 팀원들이 실력이 없다 등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 반론에도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한번 생각해 보자. 리더인 팀장과 팔로워인 팀원의 관계는 조직 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팀원에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만 시키면 답답한 건 팀장들이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복잡하고 기획적인 일을 팀원들에게 시켜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복잡하고 기획적인 일을 작고 짧게 끊어서 단순하고 단순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이번 분기 마케팅 대책 전략 수립해서 보고해주세요" 보다 "대책 수립하기 위해 경쟁사에서 전년도에 어떤 캠페인을 했는지 조사해보세요"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관련된 아이디어만 다른 팀원들과 회의하고 정리해줘요", 또 다음은 "목차만 잡아 보세요" 처럼 짧은 티키타카로 운영하자.

요즘은 전인미답의 시기이다. 예전처럼 생각하고 예전처럼 일하면 답이 없다. 앞서 일해 온 사람들도 맞닥뜨려 보지 못한 환경이다. 물론 밀레니얼 팀장들도 갑갑하고 답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일단 무엇이라도 해보자. 비상식적인 시기에 상식적으로 일한다고 온전한 성과가 나긴 힘들기 때문이다

                                                                               
 1) 현장에서 느끼는 업무관리의 어려움과 고민, A사 관리자 300명 중 212명 응답, 2020 7~8, 온라인 설문, 사연조사 방식
 2) 1998, Management of Organizational Behavior-Utilizing Human Resources 5th ed. Prentice 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