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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언택트 환경에서 뉴노멀을 실험하다

2020-07-30

 

 

 

 이승찬 NHN 인사담당 이사

 

 

뜻하지 않았던 긴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지난 2월부터 nhn은 전 직원의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여전히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다. 또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는 조심스러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기사를 연일 접해 회사도 개인도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함을 몸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모두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불안했지만 모두가 경험했고 앞으로 만들어 가야할 우리의 실험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새로운 근무 형태 실험
재택근무는 낯선 제도였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제도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그 효과가 어떤지에 대해 누구도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했다. 최소한 우리에게는 그랬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재택근무 기간 동안 회사와 직원이 보여준 신뢰가 바탕이 된 경험은 어쩌면 우리의 다음 근무 형태가 이래도 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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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대면이 아니어도 되는 회의도 많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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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에 대한 부담도 줄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서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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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생각하고 정리하고 싶은 일들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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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처럼 보일까 더 조심하고 스스로 관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재택 기간 중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재택근무를 위한 의견들을 모았고 좋은 의견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물론 직접 이야기해야 하는데 만날 수 없어서 답답했다거나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효율이 떨어졌다는 등의 개선점도 있었다. 특히 조직장들의 입장에서는 업무 관리를 더 치밀하게 할 수 밖에 없어 스스로 리더의 역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의 시작이었지만 우리는 회사의 안정된 근무 시스템을 바탕으로 화상회의, 메일, 결재, 프로젝트 관리 등 근무 위치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 대응했고 결과적으로 이렇게 일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실험하기로 했다. 1회 자발적인 리모트워크를 시행하기로 하고 매주 수요일 '(마이)수요오피스'이라는 이름으로 직원 스스로가 근무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자발적 근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는 2018년에 이미 '퍼플타임'이라는 개인의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제도를 도입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수요오피스'를 통해 일하는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 디자인해 보는 시도를 하게 됐다.

nhn
은 지금까지 장기간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새로운 근무 형태가 어쩌면 자연스럽게 적응이 될 수도 있지만 비상상황 하에서의 제도와 일상이 되는 제도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우리는 수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의 업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 더 힘든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인사적으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수요일 하루의 근태를 체크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업무를 관리,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결과만을 판단하기보다 과정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고 실제 평가자 입장에서도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종합해 평가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좋은 의도로 변화를 주는 새로운 근무 형태가 어떤 효과를 내게 될지 nhn의 수요오피스는 회사와 직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업무 성과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


새로운 교육과정 실험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언택트'이다. 거리를 두는 것을 넘어 직접 만나지 말아야 하는 사회적인 약속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대면회의 대신 화상회의가, 대면면접이 사라지고 화상면접이 진행되는 등 기존에 진행해 오던 루틴들이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연초에 계획했던 많은 교육 과정을 시행하지 못했다. 대부분이 집합교육으로 대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했고 우리는 온라인 강의를 선택했다. 그 첫 번째로 올해 승진자 교육을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했다.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대면 교육을 빠르게 전환, 수강생이 듣기만 해야 하는 기존 온라인 교육보다는 쌍방향의 라이브 교육이 맞다는 판단 하에 실시한 승진자 교육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처음 해보는 교육 형태가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집합 교육 시 다소 소극적인 교육생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실시간 댓글로 질문과 답변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한 직원을 직접 방송에 참여시켜 우리의 실제 사례들을 다루어 보다 친근하고 참여하고 싶은 교육으로 만들었다.

물론 아직은 개선해야 할 점도 보였다. 자리에서 하는 교육이다 보니 업무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오히려 교육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직원도 있었기에 이러한 방식의 정착을 위해 업무와 교육을 명확하게 분리하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nhn은 현재 연간 교육체계 전체를 다시 점검하고 있고, 앞으로도 언택트 교육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할 예정이다.


새로운 조직문화 실험
기업의 조직문화는 한두 해 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믿음을 갖고 꾸준하게 다듬어 나가야 자연스럽게 우리만의 것이 되고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다.

매년 5월 우리는 가족 행사를 한다. 1회성 이벤트로 기획했던 행사가 다음 해에도 또 그 다음 해에도 진행됐고 가족까지 생각하는 우리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다. 올해 5월에도 어김없이 익숙한 행사를 했어야 했지만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었다. 회사에 가족과 친구를 초대하던 행사는 '방구석 위패밀리' '방구석 위프랜즈'라는 이름으로 그 장소와 성격을 회사에서 가정으로 옮겼다. 그리고 항상 해오던 행사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다양한 물품들을 가정으로 배달해 이 시기에 가장 적합한 각자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위패밀리'에 참여해 매년 찍던 가족사진은 휴대용 셀카 삼각대로,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는 유기농 비누 만들기와 보드게임 등으로 그 
모습을 대체했다. 친구들과 함께 하던 '위프랜즈'는 홈트레이닝 키트와 가죽 명함 케이스 제작 키트 등으로 부족할 수는 있지만 최선의 변화를 시도해 직원들로부터 기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장기간 재택근무로 지쳐있을 직원들의 회식은 온라인을 통해 발전해 나갔다. 회사의 조직 운영비는 조직장의 선택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간식이나 커피 등으로 전달됐고 어느 조직은 회사의 두레이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 랜선 회식을 진행하는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고민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새로운 시도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느라 도입을 꺼렸을 제도와 운영 방법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기존의 방법들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직원들은 시간과 공간의 자율권이 커지면서 스스로 업무 관리를 디자인해야 하고 그 과정에 대한 책임 또한 보다 무거워지게 될 것이다. 회사는 결과와 함께 과정이 얼마나 충실했는지 판단을 해야 하니 평가의 방법도, 인정의 방법도 다시 정리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는 회사가 정한 기준의 비중이 컸다면 앞으로는 직원 스스로가 정할 수 있는 기준들이 보다 많아지게 될 것 같다. 확장해 생각하자면 그러한 기준들을 스스로 지키고 관리하도록 리드하는 리더의 역할이 보다 커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의 다음을 우리의 다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nhn의 뉴노멀을 만들어가는 이 시기가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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