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R매거진 인사기획

고생해서 바꾼 성과관리 제도, 왜 우리 회사는 제대로 안 돌아갈까?

2020-10-07

 

 

 

 

 오일구 EY한영 People Advisory Services 이사

 



성과관리는 조직이 기대하는 성과수준과 실제 성과 간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조직의 전략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경영관리 체계를 의미한다. 많은 기업들이 성과 서열화에 초점을 둔 성과관리 체계에서 성과지표를 통해 전략 달성도를 관리하는 성과관리 체계로 발전했다. 현재는 성과관리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게끔 육성형 성과관리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성과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있거나, 다년 간 제도를 운영하면서 각 기업에 적합한 제도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하지만 성과관리 제도를 도입할 때 이상과 현실 간의 균형을 적절히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성과관리 방향성만을 강조해 세부 변화 계획 수립이나 임직원 변화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성과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현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성과관리 제도 불협화음 발생 이유 (제도와 조직 측면
성과관리 제도를 구축할 때에는 사업 전략 및 사업적 특성, 조직운영 방식, 내부 구성원 특징 등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또 현재 성과관리 운영상의 문제점과 외부 사례를 균형 있게 검토함으로써 성과 향상에 적합한 제도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선진 기업들이 도입한 제도의 긍정적인 부분들에 매료되어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며 서둘러 제도를 도입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특히, 단위조직과 개인의 성과목표를 사업 전략과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 운영 프로세스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성과관리 제도가 회사의 조직운영 방식과 일치하지 않거나, 금전적 보상 중심으로만 성과를 동기부여 할 때 성과관리 제도 정착에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사업 전략과 조직-개인 성과목표 간 연계 부족 각 조직과 개인이 창출하는 성과가 회사 전체 성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각 조직의 성과지표 및 목표가 전사나 사업부뿐만 아니라 타 조직의 사업 전략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또한, 시장 및 내부 역량 변화에 따라 사업실행 전략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과관리 체계는 이러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사-사업부 목표를 단위조직과 개인에게 연계해 성과목표를 설정하는 프로세스는 갖췄지만, 타 조직의 전략을 성과목표와 연계하고 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은 많지 않고,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이라 할지라도 사업 실행 및 점검 주기와 성과관리 주기를 연결해 성과관리 제도를 사업 실행과 동일시하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조직운영 체계와 일치하지 않는 성과관리 제도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운영 체계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거나 일하는 방식의 혁신 방법을 찾고자 전담 팀을 꾸리거나 컨설팅 회사를 찾고 있다.

애자일 조직운영 모델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고객 중심의 다기능 애자일 팀이 대부분의 사업실행 권한을 보유하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이 작동하려면 목표를 정렬하는 방식과 성과관리 주체별 역할이 조직운영 모델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위 조직으로부터 성과목표를 내려 받고, 년 단위 또는 반기 단위 성과관리 사이클을 유지함으로써 조직운영 모델의 작동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성과관리 동기부여 부족 더 이상 금전적인 보상만으로는 성과창출 동기를 제공하기 어렵다. 점점 조직 내 비중이 커지고 있는 밀레니얼 및 Z세대는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만큼 맡은 일에 대한 권한과 일을 통한 성장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성과관리 결과를 등급화해 성과급에 연계하는 기존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성과관리의 목적이 성과 등급화 및 보상결정이라는 인식이 구성원들에게 확산되면 성과관리 제도를 통해 성과를 끌어올리고 구성원들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구성원들은 이런 경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목표를 낮추고자 하기 때문이다.


성과관리 제도 불협화음 발생 이유 (운영 측면
성과관리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만으로는 제도가 효과적으로 동작하기 어렵다. 특히, 임직원들이 제도에 공감하지 않거나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허울뿐인 제도로 남게 된다. 흔히 제도의 운영 단계에서는 임직원들이 변화하는 제도에 공감하지 않거나, 제도 운영 주체들의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체계적인 변화 계획을 준비하지 못할 경우 제도의 의도와 기능이 저해되어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제도 공감대 형성에 실패 구성원들은 주로 제도의 변화 필요성과 방향성을 충분히 논의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이 생략될 때, 그리고 리더들이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때 제도에 공감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제도 실행효과는 급격히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HR 부서에서 제도를 기획해 경영진 의사결정 후 임직원들에게 설명회 형식으로 제도 변화를 통보 식으로 전파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경우 아무리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했더라도 의심의 눈초리로 회사를 바라보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

리더들의 성과관리 제도 운영역량 부족 제도 유형에 따라 리더 역할에 차이는 있지만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구성원들이 무슨 성과를 창출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고 성과 달성 과정에서의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 코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애자일 조직과 같은 운영모델을 요구하는 현 사업 환경에서는 더더욱 리더들의 코칭 역량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 리더들은 성과 코칭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지시와 점검 중심의 성과관리를 지속하거나, 구성원들이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코칭을 회피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성과 향상 의지를 떨어뜨리는 사례가 자주 관찰된다.

사전 준비 미흡으로 인한 운영 혼란 혼란 없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시범운영을 통해 운영 이슈를 사전에 파악한 후, 각 주체별 역할과 운영 계획을 가급적 상세하게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성과관리 제도 도입 초기에는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게 된다. 특히, 과거보다 짧은 주기로 성과관리 사이클이 설정될 경우 제도를 실행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기 때문에 운영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활동이 어렵다. 이렇게 제도 도입에 초점을 맞춰 사이클이 돌아갈 경우 구성원들이 제도의 본래 취지와 효과성을 의심하게 되어 제도 도입의 성과가 저해될 수밖에 없다


성과관리 제도의 효과적 도입 및 정착 방안
지금까지 성과관리 제도 설계 및 운영 단계에서 간과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불협화음에 대해 알아봤다. 이러한 불협화음 제거를 위해서는 조직과 개인의 성과목표 연계, 성과 동기부여 강화, 변화제도의 공감대 형성 및 변화관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조직과 개인의 성과목표 연계 방안 

첫째, 조직 전체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정렬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성과관리를 도입한 기업들은 목표 설정 시 개인 당 80시간 이상을 조직과 개인의 목표를 정렬하는 과정에 투입하고, 모든 목표를 투명하게 공개해 조직과 개인 모두 한 방향에서 목표를 정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둘째, 이미 설정한 상위조직 목표를 단순히 개인에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핵심성과목표가 조직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를 바텀업 관점에서 연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 목표의 변화에 따라 상위조직 목표도 함께 수정되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들이 주도적으로 성과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동기가 확보될 수 있다.

셋째, 비즈니스와 성과관리 사이클을 일치시켜야 한다. 각 기업이 속한 산업에 따라 비즈니스 사이클은 다르지만, 최근 분기 단위로 사업 목표 및 전략과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분기별로 사업 목표가 재정의 된다면 개인들의 목표 역시 분기 단위로 설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성과동기 확보 방안 

첫째, 제도의 변화 콘셉트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HR 뿐만 아니라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우리 회사에 적합한 제도를 찾아 나가야 한다. 특히, 선진 제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토론하는 기회를 만들어 우리 회사에 적합한 제도를 함께 고민함으로써 편향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인식을 준다면 제도 실행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당연히 성과관리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개인에게 보상해야 하지만 성과평가 등급을 성과급과 같은 보상에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최소화 하려는 고민이 필요하다. 일부 기업들은 성과관리 결과만이 아닌 다면진단 결과, 직무의 시장수요 등 다양한 변수가 보상 항목에 종합적으로 연결되도록 제도를 개선해 성과결과-보상 간 연계를 희석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조직구성원들이 성과목표를 축소하고자 하는 동기가 줄어든다.

셋째, 성과관리 제도를 통한 육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성과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피드백과 코칭 활동들이 실제 구성원들의 성장에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들의 코칭 리더십 개발도 중요하지만 객관적 피드백과 코칭이 가능할 수 있는 다면진단과 같은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멀티소스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 제도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변화관리 방안 

첫째, 각 조직 및 계층별로 '변화 이해 및 공감' '변화 의지' '변화에 요구되는 역량' '변화 실행력' 측면의 준비도를 진단하고, 이를 제도 설계뿐만 아니라 변화관리 전략 및 마스터플랜 수립에 반영해 변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변화의 주요 이해관계자를 정의하고,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제도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켜 자연스럽게 변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변화의 모습이 전달될 수 있도록 CEO 이름의 내부 News Letter 등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공식 제도 시행 전 시범운영을 시행해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통해 운영역량이 확보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한다. 그리고 리더의 성과 코칭 투입 시간과 성과관리 만족도 등 성과관리 제도의 모니터링 지표 및 프로세스를 개발해 제도 개선사항과 운영 이슈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HR Insight의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www.hrinsight.co.kr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