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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조직문화 점검 포인트

2020-07-30

 

 최현아 콘페리컨설팅 파트너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의 숫자는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친 지난 몇 달 사이 우리의 삶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누어 버릴 만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아이를 학교나 돌봄센터에 보내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 쇼핑하고 영화를 보고 다양한 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하기 등 일상적이고 당연한 활동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게 됐다

과거에도 크고 작은 위기가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끼쳤지만 이는 주로 경제위기나 자연재해와 같은 것으로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신체적인 재난은 아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데다 바이러스 변종이 계속 생길 우려로 인해, 현재 우리는 선사시대 우리의 조상이 겪던 것과 유사한 수준의 공포와 불안감으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감염병이 생길 경우, 우리 몸은 감염위험을 줄이기 위해 행동면역체계를 무의식적으로 작동시킨다고 한다.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이나 활동을 스스로 피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행동면역체계의 활동이며,이 외에도 행동면역체계는 상당히 광범위한 수준으로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낯선 이를 경계-혐오하게 되고, 나 자신의 의견보다 대다수의 의견을 따르게 되며, 권위나 대다수가 정한 규칙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는 등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조직에 대한 가치관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내가 만약 확진자가 된다면? 확진자는 소위 혐오스런 낯선 이로 인식돼 주변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당하므로 혹시라도 내가 확진자가 돼 조직 내에서 고립되거나 평판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조직 내의 동료관계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성과자에게 더욱 가혹한 위기상황
코로나 사태는 기업 실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항공-여행업과 같이 산업 전체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경우를 포함해서 소비둔화, 생산라인 가동 중단 등으로 인한 전례 없는 실적악화는 거의 모든 직장인들의 고용불안 및 임금 소득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내 실업급여 신청건수는 작년 동월대비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동결, 구조조정, 희망퇴직 실시 등 차가운 고용환경 속에서 남겨진 직원이나 떠나간 직원 모두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엄격한 상대평가의 잣대를 들이대어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분해 내는 조직일수록 직원들은 올해의 성과평가를 더욱 고통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평소에 고성과를 내는 직원일수록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야기된 실적저하를 바로 본인 자신의 저성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이로 인한 고성과 직원의 몰입도 저하 및 자신감 상실은 위기상황이 해소된 이후에도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

소속감과 심리적 안전감 저하
새롭고 낯선 업무환경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지고 온 새로운 현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의 강도 높은 재택근무는 어느 정도 해제됐으나 여전히 업무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추세이다. 기술적으로 놓고 보면 업무의 원격 재택근무는 이미 가능한 수준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대면 미팅을 선호한다. 업무체계도 단순화된 전자결재보다는 다단계 서면결재와 현장에서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 권한의 부족으로 아직 비대면에 적합하지 않다.

사소한 듯하지만 재택근무 시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고, 어떤 근무환경을 갖추어야 하고, 어떻게 업무 중 휴식시간을 가져야 할지 사람들마다 생각이 아직 정렬되어 있지 않고 회사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아직 아무런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온라인 화상회의를 활용하고 회사의 시스템에 접속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해서 필요한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것 역시 누구나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그나마 내부에 이러한 IT 자원 활용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조직은 상황이 낫다. IT부서가 외국에 있다거나 심지어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이처럼 홀로 일할 때 느끼는 외로움, 새로운 업무환경에 익숙지 않은 데에서 오는 무력감, 동료와의 비대면 업무협의 시 생길 수 있는 거리감으로 인해 조직의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심리적 안전감은 점점 약해져 가는 듯하다.

경영진 및 HR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
이제 우리는 학교에 가지 않고도 공부를 하고, 공공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아프면 숨기고 일을 계속하기 보다는 필요 시 일을 쉬어야 하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조직의 정의나 범위는 모호해지고 조직문화도 새롭게 점검해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경영진과 인사부서에서는 어떻게 조직문화를 관리해 나가야 할까?

기업의 목적을 사회적 가치와 연계
이번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몇몇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생산설비를 활용해 방역용 마스크를 생산하기도 했고, 회사의 자원을 감염예방과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도록 무상제공 하거나,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등 단기적인 영리활동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어려운 때일수록 사회적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기업의 목적과 사명은 직원들의 업무의욕을 유지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단한 삶이지만 나의 희생과 노력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이 사회를 지키는 역할을 맡는다는 사명감이 사람들을 오히려 더 강인하고 끈끈한 조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단순한 이익추구를 위한 기업목표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의사결정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야 말로 경영진이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조직과 팀을 위해 목적을 명확히 표현하고, 직원들이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떻게 더 큰 미션에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제안해 개인의 생각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사결정 단계와 업무 프로세스를 단순-명확하게
미국의 식재료업체인 시스코Sysco는 코로나로 인해 기존의 거래처인 식당들이 영업을 멈추면서 고객을 잃게 되자 각 현지의 식료품상을 새로운 거래처로 개발하고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내에 공급-배송 시스템과 주문거래 시스템을 완성해 사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었다. 또한 오프라인 지점을 축소하고 디지털 채널로의 전환을 추진하던 한 글로벌 은행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이 계획을 좀 더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는 한편, 지점 폐쇄로 일자리를 잃게 된 지점 스태프들을 해고하는 대신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조언하는 역할로 변신시켰다.

이제는 사업의 신속한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기업의 성공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며 개별 직원의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과도한 업무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해야 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은 온라인 시스템과 비대면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한 투자이다. 온라인 시스템에 투자하지 않고 수기로 작업을 수행하는 기업 대부분은 기존의 프로세스가 복잡하거나 투자비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든다. 분명 초기 투자비, 그리고 기존 프로세스와 관행에 도전하는 용기와 결단이 분명 필요하며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이라기보다는 기업 생존이 달린 사안이 됐다.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비대면 업무가 늘어날수록 소통의 횟수와 수준을 높여야 한다. 상사와 개별 팀원 간의 정기적인 면담을 권한다. 성과평가를 목적으로 한 면담이 아니라 팀원의 의견이나 경험을 묻고, 업무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 주거나 해결방안을 같이 고민해 주는 대화가 필요하다. 주기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의 몰입 수준, 제공되는 자원의 적합성, 업무량의 적정수준, 동료관계의 만족도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해 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회사의 성과나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최고경영진으로부터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에 기반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은 비록 그 소식이 우울한 뉴스가 될지라도 잘못된 소문이나 왜곡된 정보보다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비대면 업무와 친숙해지도록 지원하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 쑥스러워 한다든지, 어떻게 자신의 하루 업무를 관리해 나가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업무를 공유하는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람들이 주어진 기술과 자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비대면 업무가 비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바람직한 온라인 업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동료들과 넷플릭스 프로그램이나 맛집을 공유하는 데에 쓰는 10분을 불성실한 업무태도로 규정짓기 보다는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사회적 대화로 인식하고 동료 간의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자
연구결과에 따르면 삶에 대한 목표Purpose가 명확하고, 개인적 성장추구, 그리고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돈독한 사람들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적고,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혹은 비대면 업무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일이 항상 존재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재택근무 이전에는 버리는 시간으로 느껴졌던 출퇴근에 쓰는 시간이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새로운 업무규칙을 정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나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 건 어떨까?

첫째로 일과 삶이 겨우 몇 발짝 거리에 있다면 하루 중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개인 업무 처리하기, 가족과의 시간 갖기 등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동료들과도 공유해야 한다. 이제 9시부터 6시까지 회사일에 매진한다는 생각 대신 하루 8시간을 나와 동료를 위해 가장 생산성 있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로 상사에게 일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도 이제는 빼놓지 말아야 할 새로운 습관이다. 수많은 이메일과 업무관련 주고받는 카톡 메시지, 문자 속에서 제대로 업무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업무의 무한루프에 빠져버릴 수 있다. 본인 스스로 일의 순서를 정하고 해결해 가는 능력을 기르는 것과 병행해서 이를 상사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조정해 나가는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번아웃을 예방하고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돌보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아깝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능력이 좋고 노력해도 좌절과 조바심의 시간은 언제든 나를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자각하고 여유를 가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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