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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기존의 채용방식에서 벗어나라

2019-02-11


 

2018년 채용 시장의 이슈는 단연 '블라인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이었다. 각 기업에서는 역량 중심의 채용을 위해 신입공채에 블라인드 채용을 본격 도입했고, 신규 사업의 필요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경력직 채용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경력직 채용 활발, IT인력에 대한 수요 급증

계속되는 불황은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한다. 신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요건의 기업이라면 오히려 '행운아'에 가깝고 현 상황을 지켜보거나 기존 사업의 틈새를 노리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보고자 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이다. 이런 상황은 기존의 경쟁력이나 새로움이 적은 내부인력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새로운 비즈니스에 맞는 인력을 찾아 나서는 기업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채용시장은 경력직 채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제조에 기반한 전통적인 산업에서의 인력 채용이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최근 2~3년은 새로운 사업군에서 인력 수요가 많다"면서 "직종은 재무분석가, 인공지능 엔지니어, 모바일앱 개발자, 플랫폼 개발자, UI전문가, 이커머스, 클라우드 전문가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특히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라고 한다. 오히려 이 분야의 역량 있는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아 기업들의 인재를 찾고 모셔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모든 기업의 모든 직무에 IT역량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IT인력의 수요가 높아졌고, 그들은 IT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에서 활약을 보인다. 따라서 IT기업의 경력자가 제조회사나 금융회사 또는 물류회사 등으로의 이직이 자연스러워졌다. 오히려 다른 업종에서의 경험이 우대받기도 한다. 업무의 기본 역량을 겸비한 상태로 여러 비즈니스를 경험했다는 점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무기로 자리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인력, 기존의 틀 벗어난 채용방식 필요

그렇다면 과연 기업들은 이런 인력을 채용할 준비가 돼 있을까. IT인력에 대한 수요 대비 시장에서 원하는 인재를 찾아 채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시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은 몇 군데씩 제안을 받기도 한다. 현재 IT인력을 채용하고자 한다면 다른 기업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기 전에 빨리 움직이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채용 방식으로 IT인력에게 접근해서는 그들을 확보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전 산업에서 IT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연봉수준이 높은 금융권의 채용 경쟁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IT인력의 특성상 연봉이 입사를 결정짓는 1순위는 아니라고들 한다. 업계 전문가들이 전하는 채용 Tip을 전달해본다.

 

채용 프로세스를 단축해야 한다
기존의 채용방식은 서류전형 후 인적성 평가, 실무면접, 임원 면접 등으로 진행되나 IT인력들에게 동일한 방식을 적용시킨다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 이들은 면접보다는 코딩테스트나 엔지니어 테스트를 먼저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으며 채용 결과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받길 원한다. 평균 4.5개월이 걸리는 기존의 채용프로세스를  IT인력에게도 그대로 적용한다면 우수인력 채용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 기업에서는 중요 보직일수록 꼼꼼히 따져보고자 하겠지만 그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중요보직의 인력을 영입할 때 이러한 과정의 시간 소모를 줄이기 위해 영입을 제안하기 전 최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후보자가 OK만 한다면 데려온다는 수준까지 준비해야 한다. CTO급들은 면접 보는 그 자리에서 바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수준을 원한다는 것을 참고하길 바란다.

 

완벽한 후보자를 찾다간 5차 산업혁명이 올지도...
모 기업에서 CTO를 구하면서 내건 조건이  "서울 상위권 대학 출신, 30명 이상 규모의 개발 조직 리더 경력, 금융권 경험자, N사 등 IT대기업 경험" 등이었다. 헤드헌터들은 이런 조건을 내거는 기업들이 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조건을 가진 사람은 한 손에 꼽히는 정도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다른 회사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조건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 즉, 후보자 찾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얘기다. 기업들은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길 원한다. 그들이 입사 후 즉시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보여주길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인재는 우리 회사만 찾는 것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또한 기술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이런 기술 환경에 오랜 경험을 갖춘 인력 자체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완벽한 후보자가 나타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 조건만을 고집하다간 차선의 인재 역시도 우리 회사 사람으로 데려오기 힘들 수 있다.

 

비밀 유지로 후보자를 배려하라
지난해 여름 카카오뱅크 경력직 공채에 ICT 분야와 금융업권 경력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카카오뱅크 인사팀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업계의 소위 잘나가는 인재들이 카카오뱅크에 지원해 우수인력을 채용할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히 주의한 것이 있으니 바로 내부 입단속이다. 이들이 카카오뱅크에 지원한 사실이 현재 소속된 직장에 알려질 경우 지원자들의 피해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간혹, 인사팀에서는 평판조회를 이유로 후보자의 현재 소속 회사에 문의를 하곤 하는데, 후보자의 허락 없이 이뤄지는 평판조회는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좁은 업계에서는 인맥을 통한 비공식적 평판조회가 용이하지만, 가볍게 건넨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연봉보다 더 나은 조건, 바로 성장 가능성
IT인력들은 현재 회사를 잘 다니고 있더라도 이직에 대한 니즈가 일반 직무보다 높은 편이다. 더 나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고, 자신의 기술적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이직할 의사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직을 하고자 할 때 자신이 담당할 서비스 규모를 확인하거나 같이 일할 개발자들의 정보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같이 일할 개발자들에게 배울 점이 있는지, 실력 있는 개발자가 있는지가 중요 포인트가 된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CTO가 누구인지가 이직의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개발자 중심의 조직인지 아닌지도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모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경영진의 요구에 따라 IT인력 채용에 나섰지만, 입사 후 정확히 어떤 일을 맡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제시를 명확히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들이 와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제안해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여전히 채용에 임하는 기업과 IT인력의 인식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조직문화 변화로 채용 브랜드 강화하라
국내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인력채용을 돕는 캘리서비스의 헤드헌터 멜로디 징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단언한다. 삼성 등 몇몇 대기업 외에는 브랜드가 강하지 못하며, 글로벌 기업 대비 급여 조건이 높지도 않다고 말한다. 특히 전통적인 한국기업의 위계질서 강한 조직문화는 자유분방한 젊은 인재들을 힘들게 한다고 조언한다. 이는 채용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면접에서 가족관계를 묻거나 사적인 질문을 던져 '인생의 조언'까지 건네는 임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IT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은 젊은 인력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그들에게 맞는 문화를 구축해나가고 있지만 기존의 대기업이나 전통적인 기업의 경우 이를 위해선 더욱 분주한 발걸음이 필요해 보인다.

 

아웃소싱을 적절히 활용하라
HR Insight 조사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 방법으로 채용 포털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주요 포지션에 대해서는 헤드헌팅 등 아웃소싱 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아웃소싱 업체 활용이 높아지는 만큼 이들을 기존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해당 채용 건에 대해 간단한 직무 기술서만을 전달하고 채용을 의뢰할 것이 아니라 채용을 담당하는 또 하나의 직원으로 여기고 오픈할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오픈하고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웃소싱 업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채용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합리적인 채용을 위한 HR의 역할 변화 검토

AI와 로봇이 채용에 대처하는 기술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채용은 사람의 몫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I와 로봇은 스크리닝과 진단 등을 도와 채용 과정을 최적화하고 가속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채용은 여전히 인간주도적인 영역이다. 다만, AI 등의 기술로 채용 업무의 행정적인 부분을 간소화한다면 그 나머지 시간을 채용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 쏟아야 할 것이다. 현업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후보자를 찾아 나설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는 채용에 대한 주도성을 협업부서에 위임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이베이 코리아는 피플 매니저들에게 채용의 자율성을 주고 맡긴다. 그들은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에서 본인들과 함께 일할 사람을 선발한다. 따라서 각 부서마다 면접 단계와 방식이 다르다. 부서에 따라 선임 직원들이 모두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PT면접 위주로 진행하기도 하고, 긴 시간 토론을 하기도 한다. 그들만의 방식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IT인력 전문 헤드헌터인 이주연 유니코써치 이사는 "인사담당자들이 IT 신규 직무에 대해 모두 파악하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면서 "오히려 현업 부서장을 전면에 내세운 채용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채용에서의 HR 역할의 변화도 빠르게 인식하고 효율적인 방식을 위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현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HR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신뢰받는 인사담당자가 되기 위해서는 업계의 인력풀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자사의 비즈니스 방향, 협업의 필요인력 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고객사에겐 직접 말하지 못한  헤드헌터들의 조언

"제일 아쉬운 것은 힘들게 찾은 인력인데 임원이나 대표이사 일정이 안 맞아서 한 달, 두 달 면접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경우다. 그 사이 해당 회사에 대한 후보자의 관심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후보자를 설득해 겨우 면접일정을 잡았는데 10분 만에 면접을 끝내버리거나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 역시 후보자는 그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업에서 채용을 한다고 해도 후보자가 거절하기 일쑤다."

 

"후보자는 아직 자사의 직원이 아닌데도, 본인보다 낮은 포지션이라는 이유로 부하직원 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점을 각 기업의 채용담당자에게 전달해도 그들이 임원이나 오너에게 정확히 지적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사담당자뿐만 아니라 채용에 참여하는 임원 및 경영진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연봉 협상할 때 후보자가 본인이 원하는 연봉을 말할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이를 '건방지다'라고 보는 인식이 강하다. 사실 그런 협상의 과정이 엄연히 필요한데도 기업들은 연봉에 있어서는 회사가 '갑'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IT인력을 기존 방식으로 찾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IT인력들의 포럼이나 세미나의 발제자로 나오는 이들에 주목한다. 그들의 경우 직무 전문성을 갖춘 것은 물론 업계에서의 평판 역시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 그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IT인력들의 대부분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담당자 역시 이러한 행사에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후보자들도 기억해야 한다. 이직을 한다고 무조건 연봉을 높일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의 연봉이 본인의 역량에 의한 것도 있지만 산업의 특징이 가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직무라고 해도 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이 책정돼 있는데,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면서도 기존의 연봉을 고수한다면 이직이 힘들 수 밖에 없다. 차라리 직책이나 부가적인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 낫다."

정은혜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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