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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성과관리의 본질과 접근법의 변화

2021-04-16

 

 

 

 유규창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인사관리의 역사를 보면 지속성과 변화를 반복해왔음을 알 수 있다 동기부여, 역량강화, 공정성, 성과 향상은 과거에도 인사관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었고,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동시에 경영환경의 변화, 노동시장의 다양성, 기술의 변화 등에 대응해 HR의 구체적인 프랙티스들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해왔다.


지속적 경쟁우위 확보와 성과관리
성과Performance의 의미와 성과에 영향을 주는 주 변수Factors가 역량과 동기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개개인의 성과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나타난 결과이며, 개인성과의 합은 조직성과와 상관관계가 높다. 당연히 기업은 개개인의 성과를 향상시킴으로써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조직이 기대하는 바람직한 개개인의 성과는 바람직한 구성원들의 행위Behavior에서 나오며 이것은 자신들이 맡은 직무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Will do와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Can do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이 성과의 기본 모델은 현대적 조직이 만들어진 이후 지속돼 왔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이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그리 오래 전은 아니다. 1980년대 글로벌화와 극심한 경쟁 체제로 돌입하면서 기업들이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한 화두가 됐고, HR의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성과관리라는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게 됐다.

최근 들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변화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성과관리에 또 다른 변화가 오고 있다. ICT의 발달은 그 자체가 변화의 동인이면서 실시간 성과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성과관리에 대한 3단계 접근법
지금까지 성과관리는 3단계 접근법으로 진화해왔다. 성과관리의 뿌리는 인사평가에 있다. 첫 번째 단계인 전통적인 인사평가 모델은 성과를 내는 요소인 역량과 동기에서 개인의 차이가 있고, 이 차이를 리더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를 하면 자연스럽게 성과가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주로 인사부서의 주도로 세밀한 평가표를 만들고 관리들을 교육시켜 주어진 기준에 맞춰서 기계적으로 잘 평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관리자들에게는 적극적인 리더보다는 수동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평가의 문제점이 노출됐고, 성과 향상에 대한 기여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두 번째 단계는 인적자원관리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성과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다이내믹한 조직 현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활용하기 위해 리더들에게 권한을 더 부여하게 됐다. 전략적 성과관리에서는 리더와 구성원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피터 드러커의 MBO 평가방법을 활용해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하는 과정에서 상사와 부하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한다. 그리고 중간에는 점검과 피드백 기회를 제공했다. 전통적인 인사평가 모델에서 성과를 정체된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 전략적 성과관리의 철학은 성과라는 것이 사전에 결정된 것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리더는 코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됐다. 전략적 성과관리는 한동안 대부분 글로벌 기업과 한국 대기업에서 활용됐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지고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자 1년 단위로 진행되는 성과관리 시스템의 경직성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단계의 성과관리는 현재 진행형인데 아직 일반화된 명칭이 통용된 것은 아니나 대체로 애자일 성과관리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현재 애자일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경영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구글에서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존 도어의 OKR 목표설정 방식도 여기에 접목되고 있다. 애자일 성과관리는 개개인마다 접근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리더가 실시간으로 구성원의 목표 달성 여부와 피드백을 동시에 진행하는 접근법이다. 구글 뿐 아니라 어도비, MS, 언스트앤영, SAP, GE 등 다양한 산업의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관리 접근법에 따른 HR과 리더의 역할 변화
성과관리의 접근법이 달라짐에 따라 HR부서와 리더의 역할도 변화해왔다. 모든 제도의 설계 그리고 관리까지 인사부서에서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하던 방식에서는 리더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전략적 성과관리로 오면서 리더의 적극적 코치 역할이 강조됐고, 인사부서의 역할도 변화하게 됐다. 이러한 경향은 애자일 성과관리로 진행되면 더욱 강화될 것이다. 리더는 코치의 역할 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목표 달성을 독려할 수 있는 퍼실리테이터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HR은 이러한 리더의 적극적 역할을 뒷받침하는 파트너 역할이 필요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대부분 조직의 성장과 진화과정은 과거의 것을 내포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성과관리도 마찬가지다. 성과관리의 세 번째 단계인 애자일 성과관리는 전략적 성과관리와 전통적 인사평가를 특성도 포함하고 있다. 리더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감시자Judge로서의 역할과 코치Coach로서의 역할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편 애자일 성과관리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의 설계는 여전히 인사부서의 몫이다.


*유규창 교수는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인적자원관리 분야를 강의하고 있으며, 경영대학장과 경영전문대학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직무중심 인사관리,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조직 건강, 윤리 경영 등이다.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인사관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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