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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커리어 사춘기,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

2020-12-22

 

 

 

 이현아 HR Insight 기자



지금 원하는 직장에서, 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어쩌다 직장인이 되어서,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우리 회사는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내 일이 평생 직업이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확답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직장인들은 어린 시절 사춘기를 겪듯 커리어 사춘기를 겪으며 가슴앓이를 하곤 한다. 

김나이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로서의 그의 삶과 직장인들의 커리어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직장생활의 한복판에서 커리어 사춘기를 겪다.


현대카드, 한국투자증권, JP모건증권. 치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금융권에서 14년을 일했다. 

30대 초반에 세계 유수의 증권사 부장이 될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김나이 대표에게 중요했던 건 '성장'과 '돈'이었다.

아니, 어느 순간엔가 그저 줄 세우기에 익숙해졌다. 

1등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상을 향해 달리면서도 왜 1등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삶을 살다보니 그에게도 커리어 사춘기가 찾아왔다. 


"한참을 달려온 후에야 내가 잘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됐는데 도통 감을 못 잡겠더라고요. 누구한테 이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객관적인 조언을 얻기는 힘든 상황이었죠."


나날이 더해지는 고민 속에서, 그는 결국 커리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원래대로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은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러던 어느 날 증권사 이후의 커리어를 고민하며 모교인 카이스트 경영대학(MBA)에 갔다가 까마득하게 어린 나이의 20대, 30대 학생들도 그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대기업에 가는 것만이 전부일까? 

세상이 이렇게나 빨리 변하는데 아직도 이런 줄 세우기식 취업밖에는 답이 없을까.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좀 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 보자. 개개인들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도록 함께 엑셀러레이터를 밟자. 그러면서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라는 저만의 직업을 '창직'하게 됐죠."


그렇게 그는 커리어 엑셀러레이터가 됐다. 

금융권에서 회사의 실적과 환경을 보면서 그 사업의 성장, 성숙, 쇠퇴를 분석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커리어와 관련한 고민을 가진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성장하는 회사로 나아갈 수 있는 커리어의 기회를 함께 모색했다. 

비단 커리어뿐만 아니라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지, 커리어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왜 그것을 얻고 싶은지, 그 안에 숨겨진 욕망을 없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얼마 전에 만난 한 분은 연봉을 높이고 싶다며 저를 찾아 왔어요. 그런데 막상 연봉을 높이고 싶은 이유를 파고 들다보니 단순히 돈을 잘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더 인정받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까 '차라리 돈이라도 더 받자' 했던 것이었어요. 그 분이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성장'과 '의미'를 줄 수 있는 회사와 커리어인 거죠. 이렇게 심층적인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전혀 다른 것을 바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직장인 커리어,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듣고, 이직을 희망하는 분야의 성장성, 비즈니스 모델, 손익 등을 기반으로 한 분석과 조언을 통해 그 분야에서 일하려는 개개인이 부각해야 할 강점과 역량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1 on 1 세션을 통해 김나이 대표가 만난 이들만 어느덧 1600여명이 됐다.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 규모를 막론한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그를 찾고, 때로는 의사, 변호사, 약사와 같은 전문직들도 상담을 받으러 온다고. 2년차에서 25년차까지, 나이도 직군도 경력도 천차만별인 이들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숱하게 나눈 것이다. 




그렇다면 직장인으로서, 커리어를 바라볼 때 대체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성장, 의미, 재미, 인간관계, , 워라밸, 이 여섯 가지 중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를 우선 선정해보라고 조언했다. 물론 여섯 가지 모두가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 중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가, 그것이 왜 중요한가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일을 선택해 1~3년 정도 내가 어떤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 살펴보라고 이야기했다. 

평생 직장, 평생 직업이 없어진 시대, 나에게 맞는 커리어를 찾아가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아는 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만약에 워라밸이 제일 중요하다고 꼽았는데 스타트업을 간다거나, 빠른 성장이 중요한데 은행을 다닌다면 자신과 전혀 맞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다. 

당연히 일이 재미없을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일의 의미는 무엇이고, 일의 재미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문장으로 풀어써 보고, 나만의 질문도 만들어 보고, 가중치도 매겨보고, 핵심 역량을 객관화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김 대표는 당부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인생의 시기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저만 해도 직장 다닐 때는 '성장'과 '돈'이 제일 중요했지만 지금은 '의미'와 '재미'를 증시하거든요. 이 일을 왜 하는지 이유(Why)가 분명하고, 무엇(What)을 할 수 있는지, 누구(Who)와 함께 하는지를 통해 의미와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 돈은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워라밸도 마찬가지죠. 저는 지금 증권사에 다닐 때보다 긴 시간을 일하고, 쉬는 동안에도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 워라밸이 나빠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추구하는 요소에 맞는 일을 택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만족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커리어에 대한 고민 나누는 기회가 늘어나길


김나이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 보다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나 요즘처럼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는 대단한 목표를 세우고 계획하기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한 가지, 사람들이 일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나눌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 나에게 맞는 환경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평생 직장, 평생 직업이 없어진 이상 누구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하는데, 지금은 그 고민을 나누는 게 너무 어려운 환경이잖아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나에게 더 좋은 회사는 어디인지, 내 일의 방향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도 일, 커리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함께 하는 자리들을 더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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