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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6번의 이직, 그리고 연봉

@ 모든 회원분들께

안녕하세요.
이직과 연봉 주제로 익명의 프로 활동을 하게 된 장 프로입니다.
연봉은 직장 생활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요? 이직은 그러한 연봉을 가장 효과적으로 올릴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중요한 주제이지만 그만큼 민감하기도 하지요. 주변 분들과 터놓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주제이기도 하고요.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다양한 경우가 있기에 특히 연봉에 관해서는 더 폐쇄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분야에 따라 무궁무진한 케이스가 존재하기에, 질문받기에는 조심스럽지만, 저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가능한 답변을 해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수도권 4년제 컴퓨터학과(A 대학,I 대학은 아닙니다)를 낮은 학점(2.8)으로 졸업하였습니다.
제 대학 시절을 돌아보자면 주변은 물론 저조차도 스스로 한숨만 나오는 수준이었죠. 개발 능력도 뛰어나지 않았고,
그나마 관심이 있던 분야는 하드웨어(네트워크/시스템)였습니다. 취업은 그래도 해야 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으로 국비교육을 받았습니다.
관련 자격증을 2개 취득하고 중소기업에 입사하였습니다. 대기업은 서류도 넣지 않았죠. 주제를 파악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시도는 해보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계약 연봉은 2300이었고(무 협상) 생각한 분야와는 달랐지만, 흥미를 느꼈고 업무와 관련된 좋은 지식을 많이 습득했습니다. 1년 반 정도 다니면서 야근도 많이 하였지만 있었고,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팀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시점이었고, 새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면서(결국 성사되지 않았더군요) 첫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입사 전 시도해보지 않았던 취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약 2년의 경력을 갖고 중고 신입을 노려보자는 생각이었죠. 다양한 직종의 대기업, 공기업, 중견기업, 국정원까지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최종단계까지 가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 실패였고, 1년 넘게 준비했지만 실패였습니다. (퇴사 전 연봉 2500)

 그렇게 가까스로 두 번째 회사인 중소기업에 입사했습니다. 계약 연봉은 2600(무 협상)이었습니다. 1년이 넘는 공백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성공했다는 생각에 열심히 배우고 일하자는 다짐으로 한 달에 130~150시간도 넘는 무급야근을 하면서도 업무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때 배운 것들은 지금까지도 제 커리어의 기반이 되어주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회사 사정이 좋지, 주변에 같이 힘을 내서 일하던
분들이 하나둘 퇴사를 하고... 저도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전 연봉 2800)

 비슷한 직무로 세 번째 회사였던 중견기업에 입사했습니다. 약 3년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던 저는 그래도... 연봉협상을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학점도... 자격증도, 경력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기에 성공적이진 못했죠. 3200 정도의 연봉을 기대했었지만 제안받아 계약한 연봉은 3000이었습니다. 대신 법정수당에 미치진 못했지만 있었지요.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족하면서 업무에 임했습니다. (야근도 많았고요...) 좋은 분들과 보람 있는 업무였고, 혼자 프로젝트 성으로 다른 업무에 투입되기도 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인센티브라는 것도 받아보았죠.
하지만 기존인원들의 퇴사로 업무가 힘들어졌고,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전 연봉 3500+@)

 네 번째 회사는... 업종이 조금 다른 10인 이하 소기업이었습니다. 계약 연봉은 4600... 거기에 회사 사정에 따라 인센티브 옵션도 있었죠. 처음으로 성공한 연봉협상이었습니다. 연봉협상을 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마지노선을 두고 10% 정도 더 높게 부르면서, 협상을 하게 되고 중간 정도의 연봉으로 계약했습니다. 전 회사에서보다 20%는 높게 받고 싶었고, 소기업이기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말을 아껴야겠지만 대표가 영업을 요구하기도 하고... 두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퇴사 전 연봉 4600)

 다섯 번째 회사는 중소 아웃소싱업체였습니다. 계약 연봉은 4300, 조금 낮췄지만 4000을 생각하던 회사와 4600이었던 제 연봉의 합의점이었어요.
어느 정도 규모가 있었고, 파견되는 회사의 네임벨류도 있어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협의하게 되었습니다. 분야는 제가 업무에 임하던 분야였지만 문제가 생겼는지 자꾸만 투입이 미뤄졌습니다. 결국 계속 놀게 할 수 없어 전혀 다른 업무를 맡기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저는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전 연봉 4300)

 여섯 번째 회사는 두 번째 회사와 비슷한 중소기업이었습니다. 계약 연봉은 4200, 포괄 임금이었지만 저는... 이전 두 회사를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퇴사하여 재직 자형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연봉은 100 낮췄지만... 연 500만원 이상의 상승효과라 생각하여 협의하였습니다. 사실 매우 만족하며 회사에 다녔고,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연봉도 개인적으론 만족했고요. 일과 삶의 균형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 공고가 올라왔고, 운이 좋게도 입사하게 되면서 퇴사하였습니다. (퇴사 전 연봉 4500+@)

 지금 다니고 있는 일곱 번째 회사는 외국계 기업입니다. 한국 지사는 크지 않지만 글로벌로 보면 작지 않은 회사죠... 사실 연봉협상 단계에서 제가 제안했던 연봉보다도 많은 계약 연봉인 7800에 서명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각종 수당+인센티브 등을 합하면 9000보다도 넘게 받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협상? 통보의 배경에는 제 커리어와 딱 맞는 업무인 점이 있었겠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 연봉, 사람들... 모든 면에서 만족하며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다양한 이유로 퇴사/이직을 반복하였지만 하나의 탑을 쌓기 위한 평탄치 않은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잦은 이직이 항상 옳을 수는 없지만 특성상 비교적 이직이 많기도 하고, 또 잦은 이직이 항상 나쁜 선택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직을 생각하고 준비하시는 분들께, 또 자신의 부족함으로 좌절하거나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스스로 생각해도 많이 부족했던 제 경험을 통해서 용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자세하게 써 보겠다고 썼지만 부족한 부분도, 세부 사항도 많이 빠져있습니다. 이직이나 연봉협상, 그리고 이직시 면접 때 질문들도 좋고 다른 질문들도 좋습니다. 질문해 주신다면 제가 할 수 있는 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더 자세한 이야기도 좋겠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직장인 분들 그리고 취업준비생분들 화이팅입니다!!

+추가 정보
제 경력은 만 8년이 좀 안 되었구요
나이는 30대 중반입니다
개발 경험은 있지만 주 경력이 개발자는 아닙니다.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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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 운영자 님이 2022.04.04 작성
  • 안녕하세요.
    정말 너무 존경스러워 답글을 안 남길 수가 없었네요 ㅎㅎ
    저는 작성자님 만큼, 혹은 작성자님보다 더 이직 경력이 많은 사람입니다.
    저 역시 더 좋은 연봉을 바라보며 계속 옮기다가, 중간에 저랑 너무 일이 안 맞는 직장때문에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불안했습니다. 내가 다시 재취업이 될까,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커리어를 틀려고 대기업 계약직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잘 하다보니 좋은 기회가 왔는데, 거기서 제가 대표가 원한만큼 빨리 일을 배우지 못해서 나오게 되어 또 한번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대기업 계약직에서 했던 일을 이어나가려고 하였으나, 그 일에서는 도저히 비전이 보이지 않아, 최초 했던 일로 돌아려고 했고, 다행히 이직할 곳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거기서 오래 다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생각치못한 제가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의 계약직 제의로 다시 옮기게 되었습니다.
    비록 계약직이지만, 연봉도 훨씬 더 많이 제시를 받았고, 여기 저기 조사해 본 결과 하는 일도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이들어서, 저의 발전을 위해 더 좋겠다 싶어 옮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정규직을 포기하고 계약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나이가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미 결심을 했고, 그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번에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좋은 기회가 왔으니, 이번에도 열심히 한다면 좋은 기회가 올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성자님은 저의 선택에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하지만 요즘은 예전만큼 잦은 이직이 화가되야하는 상황인가? 하는 생각이드네요. 특히 요즘처럼 평생직장이 없고, 이직이 특히 잦은 IT업계에서 말이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저에게 응원 부탁드리고 혹여나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계속된 도전을 하는 사람에게 동기부여와 용기를 주는 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silverman 님이 2022.05.29 작성
  • 저도 이직이 잦은데 결국 성공하게 된 비결이 뭘까요? 직무경험은 잘했고 그래서 면접은 자주가는데 여자라 그런건지 계속안되더라구요 특히나 잦은이직,높은 스펙이 문제라는데 참ㅋㅋㅋ멘탈이 안잡히는데 멘탈관리 어떻게하나요?
    3SP8DMJAvWWdeNO 님이 2022.05.01 작성
  • 한번사는 인생이고, 여러가지 배울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직횟수가 많은 게 안좋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인 거 같아요.. 화이팅하십시오~! 응원합니다~!
    9FpoMidz6GicxxV 님이 2022.04.05 작성
    감사합니다
    Britory 님이 2022.04.06 작성
  • 이글을 보는 모든 취준생, 첫이직을 준비하는분들
    연봉협상에대한 환상은 가지지 말길 바랍니다
    연봉이 퀀텀점프 하는경우는 두가지뿐입니다..

    나의 능력이 너무나 출중해서
    타 회사에서 삼고초려해가며 스카웃해가는경우,
    혹은 원래 그만큼 주는 회사로의 이직.

    아마 글쓴분은 직전연봉이 더 높았다면
    마지막 회사에서 보다 더 높은연봉을 제시받았겠죠.

    이직함에있어 연봉 협상을 준비하고싶다면
    열심히 블라인드나 인터넷 뒤져서
    해당 회사 동일직군의 평균연봉정보를 찾은뒤에
    해당회사 평균치에 근사하게 적어내는게 가장 좋습니다
    정보가없거나 이전직장 연봉이 이직하려는곳 평균에 근사하면,
    직전연봉에 맥시멈 20%까지만 높여 써보시구요
    맥락없이 고연봉 불러봤자 입사조차 못할수도있습니다.

    애초에 커리어가 정말 화려하지않은이상
    연봉협상이란건 존재하지않습니다.
    형식적일뿐 대부분이 회사 내규 테이블이나
    직전연봉 수준에 따라 결정되지요.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진짜'협상을 하려는경우는
    입사해서 본인의 필요성을 충분히 증명한다음
    언젠가 퇴사하려 사직서를 들이밀때,
    그때서야 진정한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게됩니다.

    그전까진 평범한 직장인으로썬 연봉협상의 기회는 거의 오지않을것이기에,
    희망연봉적어내는데 너무 머리아프게 고민할 필요없습니다.
    C0UPrVxfb1yFToY 님이 2022.04.0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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