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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700억 배임·횡령' 짐 벗은 신동빈…법원 "경영상 판단"

연합뉴스2017-12-22

'1천700억 배임·횡령' 짐 벗은 신동빈…법원 "경영상 판단"
'신동주 급여'엔 "실제 경영 참여…과다 지급은 윤리적 문제" 선 그어

집행유예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경영비리'로 장기간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아 온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22일 사법부의 1차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을 1천245억원대 배임과 508억원대 횡령 등 총 1천753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 가운데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신 회장의 혐의 가운데 액수로만 가장 컸던 대목은 롯데시네마 매점을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임대 형식으로 넘겨 롯데시네마 측에 774억원의 손해를 끼친 임무 위배(배임) 혐의였다.
재판부는 이를 검찰이 적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니라 처벌 수위가 낮은 형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인정했다.
매점 운영을 직영에서 중간에 업체를 끼운 임대 형식으로 바꿔 롯데 측이 손해를 본 건 맞지만, 이득액이 입증됐거나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검찰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시네마 매점에서 발생한 전체 매출 2천847억원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산출돼 임차 업체에 넘어간 774억원을 손해액으로 계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임차업체의 이득액이 공소사실과 같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롯데시네마 측의 손해액과 임차업체의 영업이익을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임차업체가 매출 증대나 제반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이익이 있을 수 있고, 롯데시네마 측이 매점 임대 방식을 통해 피하게 된 위험이나 책임 등도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이득액의 엄격한 증명을 전제로 한 특경법 적용은 안 된다고 판단했다. 가중처벌되는 특경법을 적용하려면 더욱 엄밀한 증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배임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피에스넷의 ATM기 구매 과정에 중간 업체로 롯데기공을 끼워 넣거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을 참여시키는 등 471억원의 배임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 회장이 아무 역할 없는 롯데기공을 끼워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후에 롯데기공의 역할이 축소됐더라도 이를 두고 사후적으로 배임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내부 계열사를 통해 ATM기 사업을 진행할지는 일종의 경영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일 수 있다"며 "롯데피에스넷의 손해 여부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롯데피에스넷의 옛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92억원에 매입해 손해를 입혔다는 부분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봤다.
또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이 340억원을 넣게 한 부분도 경영상 판단일 뿐 배임죄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에스넷의 지분을 갖고 있던 계열사들로선 '공멸'을 피하려고 피에스넷의 완전 자본잠식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유상증자 결정 역시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를 넘어섰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 입장이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공모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391억원의 '공짜 급여'를 준 부분도 무죄 판단했다.
신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인식하면서 총괄·경영해 왔고,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후계자 지위에서 부친을 보좌하며 각 그룹 경영의 전반에 실제로 관여했다고 봤다.
또 신 전 부회장이 급여를 지급한 한국 내 계열사들에 이사로 등기돼 경영상 책임을 부담하고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급여가 과다하게 지급됐다면 이는 기업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될 뿐"이라며 "실제 그룹 차원에서 경영에 관여한 신동주에게 급여를 준 것 자체에 정당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그 딸에게 117억원의 '공짜 급여'를 준 부분은 전부 신 총괄회장의 혐의로 인정했다.
서씨와 그 딸이 실제 일을 하지 않은 만큼 경제적 지원을 목적으로 돈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신 회장은 이 부분에도 신 총괄회장과 공범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신 회장은 서씨에게 급여가 지급되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서씨 딸에게 급여가 지급된다는 사실은 2011년 관련 계열사의 세무조사 이후엔 신 회장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들 혐의 외에 서씨 모녀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차명 주식을 불법 증여해 706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영자 이사장에게 증여한 주식 분은 공소시효 10년이 지나 기소할 수 없다며 면소(免訴) 판결했다.
서씨 모녀에게 증여한 주식은 서씨가 사실상 일본에 거주해 한국 정부에 납세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신 총괄회장이 비상장 주식을 계열사들에 고가에 팔아 94억원의 손해를 계열사에 전가한 혐의도 "대금을 부풀려 고가에 매도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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