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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수는 없고…" 코로나에 '배달알바' 뛰는 자영업자·휴직자

연합뉴스2020-09-13
"놀 수는 없고…" 코로나에 '배달알바' 뛰는 자영업자·휴직자
자차 이용·원하는 시간 선택 가능
무리한 경쟁에 사고 느는데 산재보험 가입은 드물어

분주한 배달 라이더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축제 등 각종 행사에 장비를 대여·설치하는 사업을 하는 김모(38)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1년 전의 10분의 1로 줄었다.
생계 압박에 고민하던 김씨는 3개월 전부터 회사 차를 이용해 '쿠팡 플렉스'를 시작했다. 쿠팡 플렉스는 자신의 차로 물건을 배송하는 아르바이트다. 원하는 시간을 골라 일할 있어 본업과 병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씨는 "언제까지 놀고만 있을 순 없어 일자리를 찾다가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어 배송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그나마 요즘 일자리가 있는 곳은 택배나 배달 관련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 크게 감소한 사람들이 택배·배달 아르바이트로 몰리고 있다. 무급휴직중인 회사원, 손님이 크게 줄어든 자영업자, 일자리를 잃은 아르바이트생 등 본업은 다양하다.
이들은 '쿠팡 플렉스', '배민(배달의민족) 커넥트', '바로고' 등 배달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스마트폰 앱으로 일감을 배정받아 일하고 돈을 번다.

13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커넥트'로 파트타임 일감을 받아 일하는 사람의 수는 지난해 말 약 1만1천600명에서 지난 6월 말 약 2만5천명으로 배증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도 '무급휴직 길어지는데 새벽에 쿠팡 플렉스 해볼까요', '전동 킥보드로 배민 커넥트하려는데 한 시간에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등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배송 아르바이트가 늘면서 관련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배달을 해야 좋은 평가를 받고 수입도 많아지기 때문에 무리하게 일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여행사에서 일하던 정모(33)씨는 코로나19 이후로 무급휴직이 길어지자 스쿠터를 한 대 마련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항상 조심해서 운전해 아직 사고는 없었지만 비 오는 날이나 밤에는 아찔한 경험도 많았다고 한다.
정씨는 "비 오는 날 서두르다 오토바이가 미끄러질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며 "빨리 배달하고 다음 콜을 잡아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 수 있고, 배달 시간이 늦으면 평가 점수도 떨어져 항상 마음이 급해진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오토바이 등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올해 상반기 26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도 2.7% 늘었다.
그러나 배달 종사자들의 산재보험 가입 비율은 매우 낮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5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대행업체의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배달 종사자 중 산재보험 가입자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 1년 동안 안전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8.9%나 됐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재보험에 가입한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극소수인데 이는 배달대행업체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라며 "산재보험 의무 가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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