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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변화가 일상인 시대에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

2020-10-21

 

 

 유준희 조직문화 공작소, AIPU 대표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자율성주도성을 강조한다. 기업들은 더 이상 소수의 지식이나 생각, 이에 기반한 고정된 전략과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만으로는 예측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동시에, 경쟁자들을 앞설 수 있는)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식한다. 또한, 갈수록 짧아지는 비즈니스 모델 주기에 맞춰 성과를 유지하거나 높이려면 예전과 같이 상위 단계로 정보가 올라간 다음에 액션이 결정되고 다시 내려와 실무-현장조직이 액션을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필요한 액션을 그 때 그 때 실무-현장에서 결정해 처리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인식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개인의 일에 대한 자율성과 주도성을 높여주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이를 강조하는 조직문화 차원의 접근을 추구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첫 번째 실수가 발생하게 된다. 자율과 주도성을 강조하는 과정 속에서 자율성과 주도성의 발현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본인이 하는 일에서 마음껏 주도성을 발현할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Play Ground를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플레이 그라운드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영역 안에서 제공되어야 하는데, 바로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이 공유되는 영역을 말한다. ,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의 일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되, 주도성을 발휘해 수행하는 업무 과정과 결과는 그들이 속한 조직(~전사)이 추구하는 목적- 방향과 일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항상 전제되어야 하는 이같은 요소를 강조하지 않는 상태에서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 실현에 부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구성원들은 본인이 하는 일에서의 주도성이나 자율적 업무 수행을 방해받았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인식이 발생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자율성이나 주도성은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수행하는 How-to(방법)에 대한 이야기이지, Why(목적)에 대한 내용이 아님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자율성과 주도성을 강조하는 과정 속에서 Why(목적)에 기반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주도성 발휘를 독려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과정 속에서 이를 생략해버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이 자율성과 주도성의 개념을 Why(목적)까지 포괄하는 관점에서 인식되게 만드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기업이 저지르는 두 번째 실수는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적응하고, 각자가 자율성과 주도성을 발휘하기에 효과적인 접근으로써 조직편제나 리더십 체계와 같은 조직 구조 변화를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지금도 이미 많은 기업에서 적용하고, 시도하는 애자일 조직과 같은 자기경영 조직 모델들은 분명 적응성과 유연성, 자율-주도성에 기반한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모델들이다. 다만, 이를 즉각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은 바로 기존의 조직구조를 뒤흔들게 되는데, 특히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 중 주목해야 하는 점들은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형성 초래이다


자기경영 조직도 목적-목표 연결시키는 리더 필요
구글은 이미 본인들의 조직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아무리 내부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탁월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라 할지라도 리더의 영향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결과를 냈다. 아무리 자기경영 조직이더라도 결과적으로 각 기능조직간의 협력을 유지하고, 조직(기업)차원의 목적-목표 달성을 위한 방향 유지 차원에서 기존의 전통적 조직구조상의 리더가 수행하던 목적-목표를 안착 시키고 연결하는 역할 자체는 필요하다.

다만, 기존 조직에서 리더가 이를 위한 결정과 승인, 지시, 제시의 역할을 했다면, 자기경영조직에서는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업무 목적-목표를 조직(기업) 차원의 목적-목표와 연결시키는 노력을 지원하고, 구성원이 하는 일에서 업무 목적-목표를 지속적으로 인식하게 하여 방향을 유지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누군가가 필요해진다

그런데 필자가 경험한 일부 조직에서는 자기경영 조직 형태로 조직 구조를 변경하는 과정 속에서 이를 간과한 사례들이 있었는데, 어떤 사례의 경우 모든 조직에서 리더라는 직책 자체가 사라지면서, 리더가 수행하던 역할을 대신 수행해야 할 누군가가 사라지고 모두가 수평적으로 일하게 했다.

또 다른 사례의 경우 사내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기존 리더직책에 주어지던 몇 가지 권한(평가권 등), 복지(리더수당, 생활편의)를 제거함과 동시에 '권위가 아닌 전문성에 기반하고, 지시가 아닌 지원과 촉진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리더 체계' 구축을 시도했으나, 정작 새로운 리더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기존 리더들뿐만 아니라, 조직 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를 인식시키는 노력을 소홀히 한 경우가 있었다.

이때 양 사례 모두 이슈들이 나왔는데, 직책이 사라진 조직에서는 즉시 모든 업무가 중단되거나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 조직구조 형태로 원복하게 됐다. 다른 사례의 경우 여전히 전통적 조직구조를 갖춘 타 조직과의 협력 관계에서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 리더들의 저항감, 반발과 기존에 리더가 가졌던 권한(평가권)이 없어진 리더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구성원들이라는 새로운 조직문화 이슈가 발생하게 됐으며, 리더로서 요구되는 역할을 소극적으로 실행하거나 리더의 리더십 발휘에 대한 구성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양 조직 사례의 가장 큰 문제는 전통적 조직구조에서 리더가 조직(기업) 차원의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맞춰 본인 팀의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개인 업무 목적-목표를 수립하도록 가이드하던 역할이 부재함으로써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개인이 추구하는 목적-목표를 중심으로 한 주도성 발휘가 당연한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실수들은 변화가 일상인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강조하거나 또는 적합한 조직구조를 도입하는 과정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 실수 모두 의도 자체는 좋았을 수 있으나 한 가지 명백한 실수를 공통적으로 하게 된 셈인데, 그것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모든 것이 변화되어도 변화되지 않아야 하는 믿음인 조직 차원의 목적, 다시 말해 공동의 목적 공유를 흐리게 한 점이다.


변하지 말아야 할 '조직 차원의 목적'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은 구성원들이 본인이 속한 조직(기업) 관점에서의 코어 아이덴티티Core Identity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는 왜 이곳에서 일하는가' '-우리는 어떠한 이유-목적을 위해 이곳에 있는가' '-우리는 일을 통해 무엇을 실현 하는가'에 대한 인식과 자각을 말한다. 이는 당연히 당면한 사업전략이나 혹은 중장기 사업전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 조직이 본인들의 사업을 통해 이뤄내고자 하는 성취와 이에 기반해 세상에 일으키고자 하는 변화를 말한다. 구성원들에게는 자신이 이 조직에서 주도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만한 가치로서 인식되어야 하는 것이며, 리더가 구성원들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여야 하고 조직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하나의 공동체로서 인식되게 하는 코어 아이덴티티여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직문화의 근원적인 본질이다. 기술과 시장, 고객의 변화가 일상화되는 과정 속에서도 변화되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에게 그 기업만이 가진 유니크한 경쟁력 근원으로 인식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에 따라 이 근원적 경쟁력을 스스로 소멸시키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변화에 집중한 나머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변하지 말고, 유지되어야 할 요소를 스스로 사라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내부 조직문화에 굉장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개인 가치나 목적 추구, 또는 본인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집단 차원의 가치나 목적 추구에 집중하는 현상들을 초래하게 된다. 흔히 '부서간 사일로Silo' '개인-집단 이기주의'라고 불리우는 현상들이 그것이다


조직 개선 과정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것
분명 변화가 일상인 시대에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서 주도적으로 일하고, 마음껏 창의성을 발현하고,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조직적 환경의 구축(최적화)이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은 일하는 방식과 환경의 지속적인 변화 속에서도 반드시 유지되고 강조되어야 하며, 이것이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암묵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공유하는 집단 차원의 변하지 않는 믿음(집단가정)이 되어야 함도 분명하다. 이를 놓치게 되면 안 그래도 개인화되고, 서로 독립적으로 일하는 환경이 집중하게 될 미래 경영환경 속에서 조직역량을 잃게 되는 상황이 오리라 확신한다

그럼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는 해야 할 것 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 공유가 교육과 홍보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기업에서는 조직 차원의 목적을 가이드하는 비전, 미션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전달하고 인식시키는 접근들은 대부분 집체교육을 통해 소개하거나 의미부여하는 과정을 구성원들이 진행하게 한다. 또는 미션이나 비전을 잘 꾸며놓은 포스터를 만들어 사내 벽면이나 종이컵 또는 아예 컴퓨터 스크린세이버 등으로 띄우는 노력들을 수행한다. 이러한 접근 자체는 필요한 접근이기는 하나 일시적이며,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현재 자신이 하는 일과 연결시키고,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실제 조직 차원의 목적 실현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목적 실현에 어떠한 진전Progress을 일으키는지를 체감하는 것과는 괴리된다. 이는 교육팀이나 홍보팀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온전히 리더와 구성원들이 직접 수행해야 할 노력이다.

둘째,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을 있는 그대로 강조해서는 안 된다. 기실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을 가이드하는 대표적인 형식지인 미션이나 비전의 경우,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목적성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언어로 정의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경우 구성원 개개인이 현재 하는 일의 목적과 직접적인 연결성을 인식하기 어렵다. 특히 구체적이지 않고 너무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경우 또는 완결성(도달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명확하지 않고, 지속성을 강조한 문장들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업계 최고 수준의 ㅇㅇㅇ 실현'과 같은 것들을 말한다)이 떨어지는 조직 차원의 목적일 경우 구성원은 자신이 하는 일이 조직 차원의 목적 실현을 위한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체감하기 더더욱 어렵게 된다. 그렇기에 조직 차원에서든, 리더 차원에서든 구성원이 현재하는 일이 조직 차원의 목적과 어떻게 연결되며, 일에서 이뤄내는 성취가 조직 차원의 목적 실현에 어떻게 기여하게 될 지를 구성원이 선명하게 인식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게리 하멜은 일찍이 주도성이나 창의성, 열정적 헌신과 같은 역량은 인간으로서 가진 본연적 역량과 같은 것으로, 오로지 구성원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이러한 역량을 발휘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확신할 때에 발휘된다 말했다. 이는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 또한 해당하는 것으로, 조직 차원의 목적은 오로지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자신이 추구할 만한 목적으로 스스로 인식하게끔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이러한 지원-촉진자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이를 추구하지 않음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은 오히려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 자체에 대한 부정적 바이어스Bias를 형성되게 한다(경영진이 추구하는 방향을 강조한다, 세뇌시킨다는 인식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조직 차원의 목적(공동의 목적)을 공유하는 과정은 구성원 스스로 목적을 생각-해석-정의내리는 과정, 자신의 경험에서 스스로 목적을 발견하는 과정, 자신이 현재 하는 일에서 목적을 직접 체감하고 인식되게끔 유도하는 과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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