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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일하는 방식과 환경 개선 노력, 구성원 스스로 일의 의미와 재미를 찾아 나설 것

2020-01-10


 

 


올해 조직문화 부분에서는 어떤 변화가 두드러졌습니까.


2019
년 한해의 조직문화 관점의 가장 큰 변화의 흐름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조직문화 측면의 노력들이 소통 활성화와 같은 정서적 관점이나 구성원의 마인드셋 관점에서의 가치함양 관점에 머물렀다고 한다면 특히 올해에는 많은 기업들이 실질적인 일하는 방식과 환경을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았습니다.


피상적인 것들부터 보면 9개월간의 긴 계도기간을 거쳐서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그동안 부분적으로 시도돼 왔던 탄력근무제나 선택근무제, 재량근무제 등과 같은 유연근무를 위한 제도들이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빠르게 정착돼 온 한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만난 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이전에는 팀마다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가 줄어들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유연근무제도가 무조건 효과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조직 정서면에서 여러 부작용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비교적 짧아진 근무시간 내에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근본적인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가는 구체적인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2019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그룹사들의 차세대 경영진들이 본격적으로 전략적 도약을 시도한 한해였고,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에도 많은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LG그룹은 즐겁고 활기차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조직의 역동성을 자극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조직문화 활동을 해왔고, 삼성전자는 구성원들의 업무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는 일하는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 개개인의 직무전문성을 진단해 인사에 반영하는 역량 진단제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은 어디가 있습니까?


올 한해 조직문화 관점에서 가장 두드러진 기업을 들라고 한다면 조금에 주저함도 없이 현대차 그룹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현대차그룹이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 가장 좋은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라거나 현대차그룹에서 진행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시도들이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해야 할 정도로 탁월했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닙니다. 하지만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문화라는 관점에서 올 한해 우리나라의 어느 기업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격적이고 파격적인 시도들이 있었다는 사실에서는 진심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죠. 정의선 부회장이 한 연설에서 "현대가 바뀌면 다 바뀌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현대차그룹은 보수적인 기업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2019년에 들어오면서 연초부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선언하고, 2월에는 국내 10대 그룹 중에는 최초로 기존의 대규모 정기공채 방식을 버리고 직무중심의 상시공개 채용제도로 전환했습니다. 이것은 대기업 조직문화에 일반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기수문화나 순혈주의를 근본적으로 흔들어버리는 것이었고, 당시에 국가적으로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참으로 파격적인 시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월에 이사 대우, 이사, 상무까지의 임원을 상무로 통합한데에 이어서, 9월에는 사원-대리는 매니저, 과장-차장-부장은 선임매니저를 통합하는 등 직급체계를 축소했습니다. 또한 3월부터 추진해 온 자율복장 시행은 현재는 반바지뿐 아니라 트레이닝복,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는 직원들까지 있을 정도로 다른 어떤 기업보다 파격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9월에는 인사평가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승진연한제도 폐기했죠. 각각의 변화시도들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논의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현대차그룹이 2019년 한해 동안 조직문화를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새해에는 기업들의 조직문화 부분의 어떤 변화가 예상되십니까?


조직문화를 유행과 트렌드라는 시각에서 "새해에는 이런 변화들이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접근입니다. 하지만 2019년이 조직문화를 교육이나 이벤트를 넘어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조직 시스템의 변화를 시도한 한해였다고 한다면, 새해에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서 일 자체에서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조직문화의 시도들이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이것은 구성원 개개인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말합니다.

앞으로 변화된 업무환경에서는 점점 더 누군가가 누군가를 관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설사 할 수 있더라도 그러한 상태에서 진정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으로 자신의 일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일의 즐거움과 의미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어떻게 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까 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앞으로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어떻게 구성원들이 그 일 속에서 일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가치감을 경험할 수 있을까 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퍼포먼스 사이클과 같은 개개인의 몰입을 자극하는 업무 프로세스 개선부터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촉진하는 새로운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까지 다양한 접근이 일어날 것입니다. 또한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일하면서도 조직적인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목적기반의 조직문화를 위한 시도들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12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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