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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매거진

HR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인력관리 트렌드

2019-10-16


 해외 지사로 본국의 직원을 파견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일본과 한국기업이, 유럽이나 미국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일본기업은 미국기업보다 약 30% 많은 파견인을 본국에서 해외 지사로 파견하고 있다. 한국기업 역시 본사 파견인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해외 지사장 같은 최고경영층 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자층까지 본국에서 해외 지사로 파견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기업은 본사중심에서 현지국 중심의 HR 시스템으로 전환해가는 과정에 있다. 과거와 달리 한국기업도 이제 현지국의 HR 트렌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지사별로 HR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설계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본 기고는 주로 선진경제권에서 발생하는 최근 HR 동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HR 시스템을 본사가 아닌 현지국 중심으로 운영하려 할 때 참고할만한 트렌드를 몇 가지 설명하고자 한다.

정규직 중심에서 점차 대안적 노동력으로 이동
서구 경제권의 인력구조는 정규직 중심에서 점차 대안적 노동력을 더 많이 활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대안적 노동력Alternative Workforce이란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긱 근로자Gig Worker, 플랫폼 근로자 같은 정규직 이외의 임시근로자를 말한다. 대안적 노동력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서구기업들이 정규직에서 점차 대안적 노동력을 더 많이 활용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플랫폼 근로자는 엔지니어링 같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근로자까지 그 범위가 확대돼 기업의 프로젝트성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전문직 근로를 요구하는 플랫폼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전문가들은 이제 한 회사에 소속될 필요없이, 이 프로젝트에서 저 프로젝트로 전문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컨설턴트 역시 프리랜서 형태로 기업의 필요에 따라 임시적 노동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긱 근로자에는 주로 젊은 인력들이 많은데, 한 기업에 소속되지 않은 채 다양한 사무업무를 대행해 주고 있다.


국내 기업은 정규직 형태의 고용을 주로 활용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 비정규직 고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하우가 부족할 수 있다. 임시직 노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비상시적 업무를 정확히 구분해내고 업무표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립해 두어야 하는데, 정규직에 의존했던 국내 기업은 임시적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데 취약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 활용한 리엔지니어링 증가
서구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직무를 리엔지니어링하는 경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특히 사무직 자동화를 촉진하고 있는데, 기존의 직무를 빠른 속도로 해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무의 해체란 기존의 업무를 AI 같은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과거 같으면 2~3명이 하던 직무를 이제 한 사람의 작업자가 쉽게 처리하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 직무의 해체로 만들어진 새로운 직무는 주로 인간이 직접 서비스해야 하는 부분, 대인적 소통을 필요로 하는 부분, 기계가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해결, 고객과 감정적으로 교류해야 하는 부분, 기술과 인간이 서로 협력해야 하는 부분들로 이루어질 것이다.


디지털 기술로 리엔지니어링 된 직무는 현재보다 높은 생산성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 직무는 슈퍼직무Super-Job라 불리기도 한다. 슈퍼직무는 현재 직무보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직무 수행자가 처리하는 정보량이 크기 때문에, 직무를 둘러싼 조직계층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는 디지털 기술의 도움으로 과거보다 작업 전후 프로세스의 정보를 더 많이 갖게 된다. 이로 인해 감독같은 중간경영층이 더 이상은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조직계층을 디지털 기술이 대체한다'라는 보고서가 많이 있는데 이는 디지털 기술이 조직계층을 놀랍게 줄이는 현상을 시사한다. 결국 디지털 기술의 확대는 조직계층을 더 적게, 수평적인 조직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 같은 기업에서 한 작업자가 복수의 팀에 소속되거나 프로젝트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조직 내부에서 팀을 옮겨 다니는 현상은 한 사람의 감독 밑에서 정해진 일만 하는 상황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밀레니얼 세대는 관리자에 의해 세밀한 통제를 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계층 파괴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서구의 기업에 비해 아직 조직계층이 많고 감독에 의한 통제에 익숙한 편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할 경우 조직설계, 감독과 관리방식 등에 있어 국내보다 더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디지털 기술이 직무에 도입돼 직무가 해체되고 조직계층이 팀이나 수평적 네트워크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지금보다 더 개방적인 작업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동기부여 방식이 경험 중심으로 변화
 



근로자를 동기부여 하는 방식이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에서 인간적 경험Human Experience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강조하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인 현상이다. 근로자가 생활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직장 밖의 생활이 성공의 또 다른 중요한 기준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서구의 직장인은 이러한 워크라이프 밸런스에서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간적 경험이란 워크라이프 밸런스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이는 개인이 자율성을 가지고 일을 추진할 자유 그리고 개인의 근무 스타일을 존중해주는 업무환경이라는 두 가지가 복합된 경험을 말한다. <그림 1>에서는 서구 근로자의 직장개념이 워크라이프 밸런스에서 점차 인간적 체험 영역으로 확대 진화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워크라이프 밸런스는 그 개념 자체가 조직 주도적인 상황에서 시작된다. 즉 조직이 직원들에게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허용해주는 것으로 그 주도권이 근로자가 아닌 조직에 존재한다. , 조직이 근로시간을 줄여주지 않으며, 개인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또한 워크라이프 밸런스는 직원 개인이 자신의 성향에 따라 일의 방식을 스스로 바꾸어나갈 수 있는 자율성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은 출근과 퇴근시간 정도를 일부 조정할 여유 밖에는 없다. 워크라이프 밸런스는 일하는 방식 자체를 직원 개인이 맞춤형으로 바꾸지 못하고 회사가 주도해 일정한 삶의 여유를 허용하는 것에 그친다. 워크라이프 밸런스라는 개념 하에서 직원이 하는 일은 여전히 기능적이고 고정적인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일의 방식을 직원 개인이 자신의 적성과 성향에 맞출 수 있다면 직원들의 몰입은 높아질 수 있다. 이것이 <그림 1>에 나타난 직원 몰입의 상황이다. 몰입의 한계는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여전히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서 워크라이프 밸런스 단계와 유사하다. 조직은 아직 근로환경 조성의 많은 주도권을 쥐고 있고 위에서 아래로의 경영을 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은 허용되고 있지는 못하다.


마지막으로 직원 경험이나 인간적 경험은 경영방식 자체가 바텀업으로 이루어져 일의 주도권이 조직에서 직원 개인에게 넘어가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직원이 분업적이고 기능적인 일에서 벗어나 일하는 방식 자체를 자신의 능력과 성향에 맞춰 나갈 수 있는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서구의 기업들은 점차 워크라이프 밸런스에서 몰입 단계로, 그리고 다시 직원 경험과 인간적 경험 단계로 진화를 거치고 있다. 경영방식은 과거의 탑다운 방식에서 바텁업 방식으로 변화되고, 일은 기능적-분업적 방식에서 다양한 개인의 성향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워크라이프 밸런스는 결국 인간적 경험 단계로 가는 출발점에 불과하다. 사실 서구 국가들은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단순한 형태의 워크라이프 밸런스 단계는 넘어서고 있다. 직장은 다양한 개인들이 모여 자신의 방식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되며, 개인의 다양성을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워크라이프 밸런스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서구의 기업들은 워크라이프 밸런스 단계를 넘어서 직원 경험 단계 혹은 인간적 경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HR 시스템을 계획할 때는 워크라이프 밸런스 이상의 경영방식을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

애자일 방식의 성과관리 확대
서구기업들은 성과관리에 있어 애자일 방식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보상관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서구의 선진기업들은 평가의 주기를 일 년 단위에서 분기별 혹은 월별 단위로 단축하고 성과가 발생하면 바로 평가에 반영해주고자 한다. 애자일Agile이란 성과를 빨리 평가해주고 보상해 직원들의 동기를 촉진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평가의 주기가 단축되면서 종전의 상대평가방식은 폐기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 대신 절대평가에 따라 성과발생 이후 되도록 즉각적으로 보상을 연계시키려는 실험을 한다. 이를테면 일의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결과물에 대해 그때마다 즉각 보상을 하는 스팟성 보너스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평가주기가 줄어들면서 성과 점검이 수시로 가능하도록 디지털 기술에 의한 성과측정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되기도 한다.
국내 기업들은 최종평가를 연말에 몰아서 하는 관행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중간평가를 엄격하게 하지 않는 관행이 존재한다. 이점에서 서구에 지사를 설립한 국내 기업의 평가관리는 전통적인 형태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로 사업장을 확대하면서 이러한 HR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HR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동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9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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