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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로봇과 일할 준비가 됐나요?

2019-07-08


 

 

RPA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것이다. AI 등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적용수준과 범위가 확대돼 직무와 인력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필요해졌다. 인사담당자들은 우리 조직에서 RPA 적용이 가능한 업무를 파악하고 이를 위한 해당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의 HR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사무업무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자동화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PA란 인간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화 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때 로봇은 사람이 하는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IT환경에서 동일하게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규칙 기반의 프로세스 처리 업무나 정형화된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 다수 직원이 수행하는 노동집약적 업무 등이 RPA로 처리하기 적합하다.


국내에서는 2016년 이후 금융권의 백 오피스 업무를 중심으로 RPA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그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담당자가 파일을 등록하고 전표를 생성해 출고지시를 하던 일이나 출장비 등의 경비 신청 및 정산, 매출 자료 업로드 등 데이터를 등록하고 조회, 계산하는 등의 사무직의 단순반복적인 업무가 자동화되고 있다.


RPA
를 도입한다면 생산성은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정확도와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고 하루 24시간, 1 365일 작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17년 딜로이트 컨설팅이 4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RPA를 도입한 기업들의 78% 3년 안에 RPA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RPA를 경험한 70% 이상의 직원들이 RPA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일럿 단계에서는 RPA 도입에 반발한 근로자가 17%로 나타났으나 실제 구현이나 확산 단계에서는 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RPA 시장의 확산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영수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코리아 지사장은 HR에서는 RPA를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HR 자체에 RPA를 도입하는 것과 HR부서가 RPA의 도입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RPA는 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까?
최근 기업에 가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로봇과 일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입니다. 단순히 로봇으로 사람의 일을 대체시키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공존하는 법, 함께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냐는 것이죠. 1차적으로는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인력 유연성을 도와 줄 것입니다. 어렵게 뽑은 우수인력들에게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부여하기 보다는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줄 수 있죠. 또한 회사 내 RPA 관련 직군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연구조사에서 미래에 사라질 업무와 새로 등장할 업무에 대해 말하곤 합니다. 사라지는 업무 중 대표적인 것이 문서 입력, 화면 조회, 엑셀을 활용한 업무 등입니다. HR에서도 많이 하는 업무죠. 기존에는 백 오피스 직무들을 아웃소싱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보니 데이터 보안이나 인건비 문제, 그리고 해외로 아웃소싱 한 경우 시차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로봇을 투입시켰고 먼 나라가 아닌  사무실 안에서 업무를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HR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HR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요?
대부분 기업에서는 IT부서의 주도로 RPA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IT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며, 주 역할자는 HR부서가 돼야 합니다. 10시간 걸리던 일이 1시간으로 줄거나 10명이서 하던 일이 3명이 할 수 있도록 줄었다면 남은 시간과 인력에 대한 전략을 세워줘야 합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어떤 새로운 역할을 주고 그 역할을 위한 트레이닝을 어떻게 시킬지가 HR에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당장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 해당 인력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HR은 사내에 RPA 관련 역량을 가진 인력이 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할 것입니다. 없다면 확보하거나 육성하는 계획을 가져야 합니다.

 

디지털 워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RPA
영역은 2016년부터 활성화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뒤인 2017년부터 재무회계를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그 후 진화의 과정을 거쳐서 사람이 하는 것과 거의 유사하게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의 등장까지 온 것이죠. HR은 회사를 키우고 성장시키기 위해 인력을 적절한 업무에 배치하고 육성시키는데 이제는 리소스 대상이 사람만이 아니라 디지털 워커도 해당됩니다. 해결할 업무가 있다면 '사람에게 시킬지' '로봇에게 시킬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실제 디지털 워크포스 플랫폼에 접속하면 RPA 서비스 기업들의 상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를 필요에 따라 2~3개씩 조합해서 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오라클의 회계나 급여프로그램, 워크데이의 HR데이터 활용, MS와 워크데이 프로그램의 조합 등 다양합니다. 각 로봇에는 이력서도 있습니다.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어떤 회사에서 다운을 많이 받았는지, 몇 번 다운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기준으로 자사의 맞는 로봇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마치 스마트폰의 앱 스토어와 비슷합니다.

 

어떤 회사들에서 RPA 도입이 효과적일까요?
실제 고객사 중에 불법이나 마약 광고를 매일 검색해야 하는 인력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업무는 하루 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해당 내용을 찾는 것이었죠. 어려운 채용 과정을 거쳐 입사했는데 단순 반복적인 일만 하다 보니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RPA를 도입한 이후 5명이 하던 일을 2명만 하게 됐습니다. 그들도 직접 광고 내용을 찾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처리한 일을 검수만 하는 것이죠. 나머지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재배치했습니다. 이렇게 속도와 정확도가 필요한 일은 로봇이, 기획이나 전략이 필요한 일은 사람이 하는 것으로 구분돼야 합니다.
또한 단순반복적인 일은 업무 만족도는 낮고 퇴사율은 높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해당 직원이 계속 바뀌죠. 숙련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고, 시간은 더 걸리게 됩니다. 이러한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면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 할 수 있습니다.

 

기계 오류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기존에 단순작업으로 여긴 프로세스를 막상 RPA로 구현하고자 하면 생각보다 복잡하거나 예외 케이스가 많다는 걸 발견하곤 합니다. 업무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RPA를 적용하면서도 담당자가 지속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따라서 업무의 상황적 특성과 프로세스에 대한 정말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보통 오류가 발생하면 로봇이 신호를 보내고, 읽을 수 없는 데이터는 읽지 않도록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인지기술의 발달로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습니다.


RPA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조언 부탁 드립니다.
RPA
도입은 프로세스를 담는 것입니다. 각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가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으면 매끄럽게 도입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떤 업무가 자동화하면 도움이 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업무의 종류에 따라 자동화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간중간 사람이 투입돼야 한다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죠. RPA에 적합한 프로세스를 찾는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고객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프로세스 자체를 분석하는 툴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RPA 프로젝트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또한 단순히 IT프로젝트라는 생각이 아니라 그룹의 혁신 프로젝트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정은혜 HR Insight 기자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6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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