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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이 시대의 채용담당자가 빠진 고민

2019-06-04


 

 

인력운영에서 채용의 중요도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현업의 눈높이에 맞는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현업부서와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특히 인재에 대한 눈높이가 다를 때 채용담당자는 고민에 빠진다. 현업부서와 채용에 대한 대화를 어떻게 나눠야할까. 실무자들의 질문과 백진기 한독 HR부사장의 답변을 통해 TIP을 확인해 보자.


Q.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에 대한 현업과 HR의 생각이 다를 때가 있다. 무리한 고스펙을 요구하기도 하고, 특정 대학-기업-나라-출신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력에 대한 역량은 현업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기도 하는데, 라이트 피플을 정의하기 위한 현업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현업과 인사는 '라이트 피플'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자. 인사와 현업은 인재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시각차가 없을 수 없다. 인사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지원자가 과연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일까를 보는 시각이고 현업은 지원자가 과연 일을 잘 할까라는 시각에서 선발에 접근하기 때문에 라이트 피플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 내가 현업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바로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우리 부서에 들어와서 산적한 일들을 척척해주길 바란다. 그 지원자가 어떤 성품을 가지고 있는지, 같이 일하는 다른 이들과 협업을 잘하는 지는 일단 뒷전이다.


조직은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 독불장군은 안 된다. 기업이 그 어떤 조직보다 생산성이 높은 것은 여러 명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만약 시너지를 못 낸다면 그것은 조직이 아니다. 5명이 모여 5개 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면 모여서 일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요즈음 회사에서 하는 일 중 협업 없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업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역량, 협업지수가 필요충분조건이다. 회사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적합성Fit organization이 뛰어나야 한다. 그동안 이를 무시해 여러 번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스펙이 좋거나 업무처리역량이 좋다고 판단해 선발한 경우였다. 하지만 조직부적합성 때문에 조직 내에 작고 큰 갈등이 생기고 많은 팀원이 힘들어 하며 업무의욕을 상실하다가 결국은 못 견디고 회사를 떠나는 일을 많이 봤다. 특히 이런 사람이 관리자 위치에 선발되면 조직이 와해되는 일까지 발생한다.


업무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현업과 조직문화에 잘 맞는 조직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인사의 시각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다. 이렇게 시각이 다르게 존재하기에 두 개의 기능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오히려 현업과 HR은 라이트 피플을 선발하기 위해 각자 본연의 시각으로 절충함 없이 접근해야 한다.

두 개의 기능을 직렬에서 병렬로 바꿔보자. 지금은 직렬(깔대기 선발방식)로 한다. 임직원 선발시 1차는 현업, 2차는 HR, 3차는 경영진 순이다. 이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현업과 인사의 선발기능이 왜곡되고 라이트 피플이 선발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많은 조직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회사가 인사에서 외부나 내부에 리쿠르트를 하고 난 후 이력서가 모이면 그 이력서를 현업에 전달해 1차 서류전형을 하게 한다. 현업 스크린이 끝난 후 소수 인원만 HR면접, , 2차 면접으로 넘어온다. 이렇게 되면 업무역량만 보고 올린 것이라 이미 조직역량을 체크할 수 있는 인원수가 대폭 줄어 이 부분을 체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위해서는 병렬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현업과 HR이 서류전형을 같이 하고 동시에 각각 1차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면접 대상자를 선발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면접위원 구성을 항상 현업과 HR로 편성해 실시하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HR의 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평소에 라이트 피플에 대해 정의해 보자. 대부분의 회사에서 라이트 피플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은 자리가 비었을 때이고, 평소에는 라이트 피플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는다. 싫으나 좋으나 조직원 T/O가 채워져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한 자리라도 비게 되면 그때부터 라이트 피플을 생각한다. 그럴 때 라이트 피플에 대해 생각하면 늦다. HR과 팀원들이 함께 워크숍을 통해 라이트 피플상을 미리 만들어 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현업 관리자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인재상이 구현되기 때문이다. 또한 워크숍을 통해 적합한 인재상이 만들어졌더라도 적합한 사람이 선발되지 않으면 현업에서는 시간에 쫓겨 라이트 피플에 대한 절대 기준을 상실하고 자꾸 현실과 절충하게 된다. 조직에서의 라이트 피플은 "어떤 일에 적합한 사람(RPRP-right people for right position)"이라는 말이다. 분명히 시장에는 어떤 일에 적합한 사람이 있다는 신념으로 라이트 피플을 찾아야 한다. 무리한 고스펙을 요구하는 것도 RPRP에 어긋나고, 특정 대학-기업-나라 출신 등을 요구하는 것도 RPRP개념에 어긋나면서 고용정책기본법 7조도 위반한 것이다. 그 길을 택하지 말자.



Q.
면접을 준비할 때 그저 '몇 번 대화해 보면 알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현업 부서장의 생각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 검증자료와 업계의 선두 회사의 사례 등 4가지 방법으로 설득해보라. 선발 시 가장 위험한 것이 관리자 개인의 "Gut feeling"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는 조직에 노하우가 축적되는 것이 아니고 조직이 원하는 방향과도 일치하기 어렵다. 개인 취향이나 감에 의해 선발하기 때문에 관리자 개인이 퇴사를 하거나 타부서로 옮기면 조직에 막대한 피해가 오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발전 차원에서도 장기적으로 저해요인이 되므로 인사는 이런 관리자의 면접방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 대책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본다. 첫째는 전체의 퇴직자 분석으로 설득하는 방법이다. 퇴직자 분석은 HR의 기본이다. '몇 번 대화해 보면 알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현업 부서장 산하의 퇴직자 수나 고성과자의 이직상황을 분석해 본다. 이것이 타 부서의 수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분석해 그 결과를 가지고 설득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몇 번 대화해 보면 알아'라고 말하는 관리자는 본인의 감에 의존해 면접을 본다. 두 번째 방법은 그런 관리자의 과거 몇 년 간 조직 성적과 구조화된 면접Structured interview을 진행하는 관리자의 조직성적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업계에 제일 잘나가는 회사의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선진기업이나 다국적기업들은 구조화된 면접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방법은 CEO명을 빌어 '그렇게 말하는 관리자'에게 다른 관리자들 면접교육을 해달라고 신청하는 것이다. 강의안을 준비하면서 본인이 얼마나 개인 취향이나 감에 의해서 면접을 했고 그런 방법이 얼마나 어리석었고 그동안 해오던 질문이 국가인권위원회법과 고용정책기본법 등 위반인지 등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Q.
다양한 채용도구가 개발되는데, 면접관의 직관과 과학적인 채용도구 결과가 다르지 않을 때 채용도구가 그저 판단을 지지해주는 수단으로 전락하기 쉽다. 결국 굳이 사용해야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반대여론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 면접관의 직관과 과학적인 채용도구 결과가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우연이다. 필연일 수는 없다. 우연이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관리자에게 과학적 검증자료로 설득해야 할 것이다. 물론 관리자 직관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많은 경험에서 얻어진 경험치이다.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경험치도 과학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면접질문을 통해 알고자 하는 것(획득)은 무엇인가 생각해야 한다.
"
그 친구 면접 점수는 1등이었지. 그런데 입사하고 나서 성과를 못 만들어. 왜 그럴까?"
"
그 사람은 운이 좋아서 합격했어. 김 전무님 계셨으면 탈락했을 거야."


직원들이 이런 말을 한다면 채용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타당도와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타당도와 신뢰도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두 가지 요소라 할 수 있다. 타당도는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와 입사 후 업무 평가와의 상관관계라 할 수 있다. 신뢰도는 평가하는 사람에 상관없이 유사한 결과가 나오는지 여부를 의미한다.



타당도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 보자. 타당도란 '선발한 직원이 일정 기간 후 기대한 성과를 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성과가 기대 이상이면 타당도가 높은 것이고 기대 이하면 낮은 것이다. 기대 이하의 사람을 선발했다면 채용 절차나 면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실수가 자주 발견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언젠가 삼성전자의 인사 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입사 시 면접 점수와 몇 년간 인사고과의 상관관계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런 경우는 현재 전형 방법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우리 회사는 어떠한가? 입사 전형 성적과 입사 후 업무 성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가? 낮다면 선발 방법을 재검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고 결국 회사의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다. <그림 1>은 로버슨Roberson과 스미스Smith가 지난 2001년 발표한 '선발 방법과 성과Selection Measure and Job Performance '에 관한 그래프다. 우리가 앞으로 알아볼 역량기반면접은 구조화 면접으로 타당도가 0.6 이상이다(일반적으로 타당도가 0.6 이상이면 각각의 항목 간의 상관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간주함). 시간과 노력 대비 가장 높은 타당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량기반면접을 활용하는 회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향후 여러  선발 도구와 성과와의 상관관계를 살피는 연구가 필요하다. 면접관의 직관에 의존하는 것은 타당도를 온전히 관리자 개인에게 의존한다는 말이다. 너무도 위험하다.
인사 부서는 회사에서 활용하는 선발 도구 점수와 입사 후 성과를 확인해 효과적인 선발 도구를 선정하는데 참고해야 할 것이다.


 

Q. 면접위원이 바뀌면 선발기준이 달라지고 선발되는 사람이 달라진다. 과연 회사가 의도한 바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답은 신뢰도다. 어떤 면접관이 면접을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 선호하는 타입이 있다. 면접관은 대개 경력이 많은 사람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업무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스키마를 가지고 있다. '강원도 사람은 이래, 경상도 사람은 이래, 군대 안 갔다 온 사람은 이래, 이런 인상은 일을 못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일을 잘해' 등 사람 숫자만큼 다양한 인간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면접관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면접의 신뢰도는 낮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선발된 지원자가 입사해 제 역할을 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면접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질문지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면접관 교육을 하면 교육생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다른 회사는 면접할 때 어떤 질문을 많이 하나요?". 그럼 나도 그들에게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지를 묻는다. "취미가 뭔가요?" "소주는 몇 병이나 마시나요?" "친구는 많나요?" 같은 질문을 한단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가 물어보니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기 위해서라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연결이다. 역량중심 면접으로 적임자를 찾자.
세상에는 수천, 수만 개의 회사가 있다. 업종도 각양각색이다. 모든 면접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질문도 있겠으나, 각 회사의 업종이나 가치관 등에 부합하는 질문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와 궁합이 잘 맞는, 최고의 인재를 선별할 수 있다. 지원자의 역량은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인 '직무 역량',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공통으로 갖추어야 할 '공통 역량', 마지막으로 관리자 이상의 직원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이다. 각각의 질문을 자사의 상황에 맞게 개발해야 할 것이다.
 


Q.
아무리 좋은 인재를 뽑아도 조직이 키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브랜드 파워로 채용이 어렵지는 않는데, 그들은 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가기 일쑤. 또 채용하면 그만이라는 경영진 및 리더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 인재전략에는 자체육성전략make과 외부에서 영입buy하는 전략이 있다. 어느 한쪽도 완전치 않다. 고도전문화된 회사이기에 육성전략만 가지고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외부 수혈을 하지 않으면 고인 물에 물이 썩듯이 새로운 사업 등의 아이디어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인재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전략을 쓸 수도 없다. 왜냐하면 내부직원이 "우리회사에서는 나의 앞으로 커리어 비젼이 없어"라고 판단하여 인재가 오히려 빨리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회사 상황에 맞춰 이 두요소를 적절하게 운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재를 유지시키려면 보상체제도 적절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직무 역량의 경우 역량이 있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의 성과 차이는 영업사원은 2.8,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6배로 나왔다. 그렇다면 리더십 역량의 경우는 어떨까?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역량이 있는 리더는 평범한 리더보다 약 22배의 성과를 창출한다. 왜 이렇게 큰 차이가 존재할까? 리더의 역량은 성과 측면에서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동료 리더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인적 자원의 개발 측면에서는 팀원뿐 아니라 리더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무자는 개인의 성과로 끝나지만 리더는 어떤 사람을 채용하느냐에 따라 조직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큰 이슈가 된다.
훈련된 면접관이 미리 만들어진 3가지 역량중심면접 질문지competency base interview를 가지고 면접에 임하면(structured interview-구조화된 면접) 타당도가 0.6까지 확보된다. 여기에 직무기술테스트까지 더 하면 타당도를 0.8까지 높힐 수 있다. 구조화 된 역량중심면접으로 적임자를 찾는 것을 강추드린다.


백진기 한독 HR 부사장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5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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