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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조직의 창의적 성과를 지속시키는 10가지 요소

2019-07-17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조직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적응성과 유연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기업들이 반드시 이루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직의 적응성과 유연성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전제조건 중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개념 중에 하나가 바로 창의성이다.



개인의 창의성 합이 조직 창의성은 아니야

조직의 리더들이나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창의성을 개인의 특별한 재능으로 치부하거나 상품개발이나 마케팅과 같은 기능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재무팀인데, 재무가 창의적이면 안 되잖아요?"라는 식이다. 몇 해 전 창의성의 대가로 잘 알려진 하버드 대학의 아마빌레 교수가 한 세미나에서 청중으로부터 "우리 회사의 경비원이 창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녀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당연히 "예스"라고 대답했다. 경비원에게 엄청난 창의적 아이디어나 행동이 요구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 조직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해보지 않은 일들을 시도하는 것이 당연하고 옳다는 집단가정, 즉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누구에게나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촉진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조직정서와 물리적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는 뜻이다.

창의성을 예술가들의 그것처럼 개인의 탁월한 특성으로만 간주한다면 경비원이 창의적이어야 할 이유는 많지 않다. 그러나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조직이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요구되는 조직의 창의, 즉 조직의 성과로서 연결되는 창의를 위해서는 어쩌면 경비원조차도 창의적이어야 필요가 있다. 또한 창의적인 사람들만이 모여 있는 조직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조직이 창의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의 개인이 창의적이라는 것과 하나의 조직이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의 창의성은 다른 개념일 수 있다. 



창의적 성과를 이끄는 요소

창의성이라는 개념을 조직차원의 특성으로 정의하고 조직의 창의적 성과를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이 스웨덴의 전설적인 경영학자 에크볼Ekvall이다. 에크볼은 1970년대 초에 이미 창의적 조직풍토Creative Climate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창의적 성과를 이끄는 조직문화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고, 1996년 ≪창의와 혁신을 위한 조직풍토≫라는 저서를 통해 조직의 창의적인 성과를 지속하게 하는 10가지 조직문화 요소를 발표했다. 에크볼의 이론은 우리시대의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관점에서 볼 때, 일부 모순적인 부분들이 발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조직문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좋은 프레임워크가 될 수 있다. 에크볼의 10가지 조직문화 요소들을 집단가정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 업무소유의식Challenge 구성원들이 조직을 내 회사처럼 생각하고 자신의 업무를 진심으로 내 일이라고 느낌으로서 조직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업무소유의식은 주인의식을 강조할 때가 아니라 구성원 각자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가치 있고 의미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때 시작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목적성을 명확히 하고 이것이 구성원들의 일상 업무에서 느끼는 가치감과 연결될 수 있도록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구성원 개개인이 하고 있는 일상의 업무들에 있어서도 그 업무가 고객과 회사 그리고 동료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져오는 일인지를 구체화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업무재량권Freedom 업무수행에 있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업무수행방식을 선택하고 자신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업무재량권이 높은 조직에서 구성원들은 자신의 업무에 주도권을 가지고 행동한다고 느끼게 됨으로써 구성원들 간에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고 문제와 대안에 관해 활발하게 의논하게 될 뿐만 아니라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게 된다. 반대로 업무재량권이 낮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수동적으로 행동할 뿐만 아니라 규정만 앞세우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안주한다. 그로 인해 조직 내에 불평과 불안감이 조장되고 정상적인 업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조직 내에 업무재량권을 높이는 데 있어서 권한위임과 같은 일반적인 방법은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효과적이지 못하다. 권한위임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누군가의 통제권의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재량권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관점이 아니라 업무역할에 따라 그것이 비록 작은 부분이라고 할지라도 고유의 도메인(역할수행을 위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독립적인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직과 리더가 각각의 업무역할의 도메인을 점차적으로 확장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 아이디어 지원Idea Support 새로운 아이디어가 상사나 동료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평가-적용되는 정도를 말한다. 이것이 높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모색하려고 한다. 반대로 아이디어 지원의 정도가 낮은 조직에서는 조직 내에 "무조건 안 돼"라는 조직정서가 만들어지고 구성원들은 모든 아이디어나 제안에 대해 먼저 안 되는 이유를 찾으려 한다. 아이디어 지원은 "우리 조직의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들에 깊은 관심이 있어"라는 집단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집단가정을 만들어간다는 뜻은 구성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조직차원에서 얼마나 수용하고 있느냐의 문제가 절대로 아니다. 또한 아이디어 게시판이니 아이디어 포상제도니 하는 식의 피상적인 제도들이 있느냐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상의 생활 속에서 매 순간 수많은 크고 작은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게 되고 대부분의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머릿속에 잠시 머물렀다 사라진다. 하지만 아주 가끔 그 순간에 옆에 있는 사람에게 그 아이디어를 가볍게 이야기하게 되는데, 만일 그때 그 사람이 충분한 호기심만 보여준다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아이디어에 더 몰입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실행됐는지 또는 그 아이디어를 제공한 개인에게 어떻게 보상으로 돌아갔는지에 대한 사실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실현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작은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때로는 확장되고, 때로는 평가되는 경험을 일으킬 때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좋은 집단가정들이 만들어진다.


- 도전 수용성Trust & Openness 구성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할 수 있는 감정적 안정감의 정도를 이야기한다. 도전 수용성이 높은 조직에서 구성원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에 두려움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의견을 내놓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된다. 특히 새로운 도전을 실행해가는 과정에서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을 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부담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도전의 결과로서 성과에 대한 성취감을 조직전체가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조직에 도전 수용성이 낮으면 구성원들은 서로를 경계하거나 필요 이상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새로운 도전을 실행하게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이 이용당하거나 자신의 아이디어어만 빼앗기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염려를 하게 된다. 결국 아이디어의 실행 단계에서 필요한 최소한 소통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아이디어가 실패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조직의 도전 수용성을 높이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실패에 대한 용인의 조직정서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오히려 "실패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진다"라는 적극적인 의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실패를 통해 자신이 일시적으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지만, 실패에서 얻은 학습과 경험이 다음 단계의 새로운 기회나 성장이 될 것이라는 집단가정이 더 핵심이다. 그리고 우리 조직 안에서 제안되는 어떠한 의견이나 시도들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에게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집단가정도 전제돼야 한다. 


- 조직역동성Dynamism & Liveliness 조직전반에 활력이 넘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정도를 이야기한다. 조직 역동성이 높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우리 조직에는 새로운 일들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으며 모든 일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느낀다. 또한 조직 내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들과 그들이 행동하는 것들 간에 발생하는 긍정적인 마찰이 많다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면에 조직 역동성이 낮은 조직에서는 자신은 늘 같은 업무를 반복하고 있고 모든 것이 항상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며 우리 조직에서는 일도 변화도 모두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조직의 역동성이 넘치고 성장이 어느 정도 정체되어 있는 전통적인 대기업들은 조직의 역동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반만 맞는 이야기이다. 물론 1년에 구성원이 두 배씩 늘어나는 스타트업들에서 매일매일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역동적일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또한 전통적인 대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이러한 조직의 역동성에 대한 집단가정은 형성될 수 있다. 조직의 역동성에 대한 집단가정은 조직이 얼마나 강력한 목적성을 조직전반에 소통하고 있는가에 달려있으며, 또한 조직의 목적을 실현해가기 위한 조직의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성취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시간에 조직 전반으로 소통되고 함께 축하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 위험 수용성Risk Taking 조직과 구성원들이 불확실성과 애매모호함을 수용하는 정도를 이야기한다. 이것은 구성원들이 성공이 보장되지 않거나 모호한 상황에서도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조직과 다른 구성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집단가정이다. 위험 수용성이 높은 조직에서는 의사결정과 행동이 빠르며 주저함 없이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고, 행동과 노력이 정교한 조사나 분석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반면에 위험 수용성이 낮은 조직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실행하기 전에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분석하려 하고 의사결정에 있어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을 먼저 생각하게 되며 조직의 모든 계층의 리더와 구성원들이 윗사람이 어떻게 결정하는 지만을 기다리게 된다. 지나치게 높은 위험 수용성 또한 조직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조직전반의 자원을 낭비시키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창의적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적정수준 이상의 위험수용성이 요구된다. 위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전에 철저한 분석을 하기보다는 그 시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대화들을 조직 내에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실패하더라도 조직에 위험이 크게 되지 않는 영역을 자유롭게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는 일종의 플레이그라운드로 지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 외에, 조직의 창의적인 성과를 지속하게 하는 10가지 조직문화 요소에는 다른 경험과 지식에 대한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지는 정도를 이야기하는 토론 자율성Debates, 구성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 또는 발전시키는데 할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여유의 정도를 이야기하는 아이디어 시간Idea Time, 조직의 근무환경 내에서 구성원 상호간에 편안함, 즉흥성, 즐거움 등의 정도를 이야기하는 재미와 유머Playfulness & Humor, 조직 내에 존재하는 개인적이고 관계적인 그리고 감성적인 긴장의 정도를 이야기하는 갈등Conflict 등이 있다.

우리는 개인의 창의성만큼이나 조직의 창의성이 중요하게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을 향상시키겠다는 명목 하에 누구도 원하지 않고 특별히 효과적인 것 같지도 않은 창의교육을 하기 보다는 창의적인 조직환경을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노력들을 실천해가는 것이 조직 차원의 창의적 성과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본연적인 창의성을 자극하는 데에도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유준희 조직문화 공작소, AIPU 대표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6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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