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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 익명성의 장점과 위험이 공존하는 피드백 방식

2019-10-10


 

 

 

"조직 리더에 대한 수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최고의 성과를 낸다. '본인과 타인이 생각하는 자신' 사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고 타인으로부터의 피드백을 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미국 포춘 500대 기업의 75% 이상에 HR 서베이를 진행하고 있는 Talent Smart Inc의 트래비스 브래드배리 박사가 리더십 다면평가의 장점을 역설하면서 한 말이다.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기업 임직원의 16%만이 본인이 다니는 회사의 평가방식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2012, 삼성경제연구소). 많은 기업들이 현재의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평가 방식에 대한 연구를 하는 이유이다.


현행 평가제도의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상사의 '일방적' 평가방식이다. 평가는 원칙적으로 상사가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평가 스킬이 전혀 없는 상사가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성과와 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지 않고 연공이나 직급 위주로 평가결과가 편향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불합리성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검토되는 것이 다면평가 또는 다면진단이다.


다면평가는 상사 1인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나 부하직원도 평가에 참여하도록 하는 평가 방식이다. 다면 평가는 그 성격상 다수의 사람이 익명성을 가지고 평가에 참여한다. 상사가 보지 못하는 다른 강점과 약점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입체적인 피드백 정보를 가지고 개발 목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면평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잘못 도입하면 또 다른 문제점을 양산하기도 한다. 제도의 장단점을 잘 확인하고 도입의 여부와 도입의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다른 인사제도도 마찬가지지만, 몇 개의 좋은 사례만을 보고 무턱대고 그대로 따라할 일은 아니다.

개발 목적인가? 평가 목적인가?
글로벌 기업에서는 다면평가를 '360 Degree Feedback'이라고 일반적으로 부른다. 필자가 근무한 글로벌 기업에서도 대부분 360도 피드백을 실시했다. 하지만 업무 성과Performance를 직접적으로 평가하거나 연봉 조정을 위한 평가와는 별도로 운영했다. , 성과 평가Performance Appraisal가 아니고 개발을 위한 피드백Feedback for Development을 목적으로 시행했다. 그래서 '평가'라는 표현보다는 '피드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면평가는 기업마다 운영 방식이나 도입 목적이 모두 다르다.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도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장단점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한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GE 1970년대부터 리더십 다면 평가를 실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의 다면 평가는 후계자 육성 계획Succession plan의 일환으로 실시해 왔다. CEO나 핵심 임원 포지션의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직속 상사의 평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연관이 있는 다른 부서의 리더들로부터 업무 스타일과 역량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했다. 부하직원들이 제공하는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정보는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필자가 근무한 글로벌 기업에서도 GE와 비슷하게 제도를 운영했다. 360도 피드백의 대상은 전임직원이 아니다. 모든 리더를 대상으로 하지도 않는다. 수많은 포지션 중에서 핵심 포지션의 후계자Successor와 핵심인재Key Talents만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설계된 설문지를 통해 집계된 피드백 결과는 해당 리더와 직속상사에게만 제공됐다. 핵심리더들의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 것이다.


반면에, 드물기는 하지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글로벌 기업도 있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일 년에 두 번,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다면 평가를 실시한다. 성과 목표를 온라인상에서 공개하고 상사는 물론 타인으로부터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다. 피드백 방식도 점수 방식이 아니고 기술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가능한 것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개방적인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때문이다.

익명성이 갖는 양면성
다면평가의 최대의 장점은 다양한 피드백 정보에 있다. 직속 상사가 부하 직원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복잡해지고 일의 다양성이 확대 되면서 상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성과와 역량이 있을 수 있다. 같이 일하면서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동료들의 인식과 평가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리더십에 대한 취약점을 파악하고자 할 때 부하직원의 피드백이 큰 참고가 된다.


다양한 피드백 정보는 개인의 취약한 부분과 개발해야 할 부분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이러한 다양하고 솔직한 피드백은 다면평가의 익명성 때문에 가능하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태에서의 다수의 피드백은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다면평가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 운영하면 다음과 같은 위험 요소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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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다수의 평가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평가에 참여하는 동료와 부하가 상사 보다 피평가자에 대해서 정말 더 잘 알까? 상사가 보지 못하는 면을 볼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사보다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지는 못한다. 한 사람의 숙련된 평가자가 다수의 평가자보다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 익명성의 부작용이다. 

익명성은 다면 평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익명성에 숨어서 편향적인 피드백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실제로 한두 개의 불편한 사건을 가지고 감정적인 평가를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온정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다.


셋째, 상사의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 

, 다면평가의 결과가 개발 목적이 아니라 연봉 조정이나 승진 평가에 반영이 된다면, 직속 상사의 리더십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강력한 리더십이나 추진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면평가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 고려할 사항
기업 문화를 잘 고려해 다면평가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현재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제도의 도입 목적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다면평가 제도를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리더십 개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면평가는 그 성격상 리더를 평가 대상으로 한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고위 임원이나 핵심리더를 대상으로 제도를 운영한다. 그리고 제도의 성숙도를 보아 가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반드시, 전 직원으로 확대할 필요도 없다. 소수를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운영해 경험을 축적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도입 초기에는 임원과 핵심 리더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핵심 포지션의 후계자를 선정하거나 핵심적인 직책을 보임하기 전에 다면 평가를 실시해 보는 것은 매우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다. 섣불리 다면 평가 결과를 연봉 조정이나 승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조직의 리더십을 약화시킬 수 있고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연봉 조정이나 승진 평가를 위해서는 기존의 하향식 평가를 보완해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둘째, 행동Behavior 위주로 평가하도록 한다

역량은 행동을 통해서 나타난다.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태도가 아니고 행동이다. 우리가 다면 평가를 실시하는 이유는 행동을 잘 관찰해 효과적인 피드백을 주기 위함이다. 다면평가의 결과는 피평가자의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잘 활용돼야 한다. '성실성' '책임감' 같은 잘 정의되기 힘든 태도 요소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성과를 내기 위해 요구되는 행동을 정의하고 피평가자가 어떤 행동과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예들 들어, '의사소통 능력이 우수한가?'라고 포괄적으로 묻는 것은 효과적인 질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먼저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가?'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행동 관찰 위주의 평가를 위해서는 서술식으로 평가의견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서술식으로 작성하면 익명성이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에 점수법 (예를 들어, 5점 척도, 7점 척도)으로 평가를 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도의 도입 초기에는 점수법을 사용하고 제도가 성숙된 이후 서술식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비밀이 보장 되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한 회사에서 다면진단을 했을 때의 일이다. 본인이 예상하지 못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든 한 임원이 부하직원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때 한 팀장이 나에게 와서 다면평가의 익명성에 의문을 제기해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 그 팀장은 자신의 평가 결과가 임원에게 노출됐다고 노심초사했다. 이런 상황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익명성이 깨지면 다면평가는 효과가 없다. 익명성과 비밀이 보장이 되지 않으면, 솔직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기대할 수 없다.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평가자 Pool를 먼저 만들고 평가자 Pool에서 무작위로 평가자를 선정해야 한다. 평가자의 수는 15명 안팎이 명이 가장 이상적이다. 인원이 너무 적으면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평가자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평가를 할 만한 성숙한 평가자를 잘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넷째, 부정적인 피드백이 더 중요하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보다 한층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 행동 교수인 라리사 타이든의 말이다. 평가의 궁극적인 목표를 잘 설명하고 있다. 다면평가 결과를 받아 든 사람은 긍정적인 평가 결과 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결과에 신경을 더 쓰게 되어 있다.


우리는 상사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숙해 있다. 평가 결과에 대해 불평은 하지만 '나는 잘 하고 있는데 상사가 나를 잘못 평가한 거야'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동료나 부하직원의 부정적인 평가는 다르다. 실망의 정도가 더 클 수 있다. 한 사람이 아닌 다수의 피드백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면평가를 시행하기 전에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다면평가의 목적이 잘못을 질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피평가자와 평가자 모두 이러한 방향성에 대한 깊은 컨센서스가 있을 때 다면평가의 효과가 나타난다.

다면평가 제도는 기존의 하향식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다면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현재의 하향식 평가제도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성과 평가의 일부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성과평가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질적으로, 다면 평가는 성과평가 목적보다는 리더십 개발 목적에 더 효과적이다. 핵심 리더를 선발하고 육성하는데 강력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수의 다양하고 솔직한 피드백은 리더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훌륭한 근거가 된다.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은 권한이기도 하지만 책임 있는 행위이다. 다면평가는 '인기 투표'가 아니다. 도입의 목적과 범위를 분명히 하고 체계적으로 설계돼야 하는 이유이다.


임병권 연성대학교 경영학과 조교수


본 기사는 HR Insight 2019. 9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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