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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을 골치 아프게 하는 평가자의 갑질 유형과 예방 방법

2018-11-28



회사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해갈 수 없는 이벤트, 인사평가!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이 평가 이벤트에 대해 직원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2017년 취업포탈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인사평가'를 주제로 한 설문결과 중 상반기 인사평가가 완료된 직장인들에 대한 결과는 '공정한 평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불만' 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거의 절반 수준인 46.4%로 나타났다(심지어 2018년은 불만족한 비율이 60.3%로 증가됐다). 특히, 현재 인사평가를 하고 있는 관리자급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공정한 평가를 하고 있는지 질문한 결과, 절반이 넘는 60.9%가 '그렇다' 고 응답한 반면, 평가를 받고 있는 피평가자 직장인들의 36.9%만이 공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조사결과 직장인 85%가 인사평가 직후 이직을 고민해 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48%는 실제로 구직활동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직까지 결심하게 만들었을까? 관리 비용, 모집-선발비용, 생산성 비용 등 이직으로 인한 비용이 6~9개월의 직원 급여와 맞먹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육성을 지원하도록 만든 성과평가가 오히려 구성원의 이직을 결심하게 만들다니, 인사담당자는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42.3%가 다니는 회사의 인사평가 방식이 '상사에 의한 수직평가' 라는 점에서 상사이자 곧 평가자인 이들의 이슈를 짚고 가지 않을 수 없다.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 평가자?

IMF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성과주의라는 구호 아래 국내 인사 평가절차와 방식은 보다 정교해졌으며 평가와 보상을 연동시킴에 따라 평가자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평가등급에만 치중된 제도 운영으로 평가자의 책임보다는 권한에 집중하고, 평가를 받는 쪽은 '평가자 = 나의 생사여탈권을 지닌 사람'인 마냥 평가자의 횡포나 갑질에 무력해진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4월에 인크루트가 직장인 898명을 대상으로 '갑질 상사'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97%의 직장인들이 상사의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평가자 문제가 항상 HR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상사의 갑질이 그 어느 때보다 불거지고 있지만, 우선 알아 둘 것은 모든 평가자가 평가 권력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끔찍한 갑질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고, HR이 이러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면 좀 더 나은 성과관리에 한 발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평가자의 갑질 유형

그렇다면 우선,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히 여러분의 조직에서도 마주치게 될,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평가자의 갑질유형과 예방방법을 살펴보자.

 

줄 세우기형

잡코리아의 최근 직장인 9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2018.1)에서 내 사람 챙기기 식의 줄 세우기형이 56.8%로 최악의 인사평가 유형 1위에 꼽혔다. 잘 알다시피 줄 세우기 형은 내 사람만을 챙기는 것으로 평가자와 관계가 좋은 일부 직원들 혹은 평가자들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직원들에게만 업무기회와 좋은 평가를 주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신경 쓰지 않는 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평가자는 리더십 다면평가를 하게 되면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런 유형의 평가자들은 대체로 결과가 양극으로 나누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즉, 일부는 육성과 기회제공 등 훌륭한 리더라고 하는 반면, 일부는 육성이나 코칭은 전혀 없고 편애한다고 지적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다면평가 결과를 볼 때, 단순히 대상자 각각의 전체 수준을 보기보다는 다면평가를 하는 평가 Source(상사/동료/부하)간 인식차이, 한 평가자 그룹 내 편차 등을 함께 살펴본다면 진단 대상자가 되는 리더들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어쨌든 결국, 이러한 줄 세우기 평가는 평가의 공정성을 훼손하게 되며, 편파적인 결과로 인해 구성원들이 평가를 신뢰하지 않는 주요 이유가 된다.

 

이러한 편파적 판단의 가능성을 줄이고, 통합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상사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 평가과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는 서로 연관된 팀들의 임원과 팀장이 함께 모여 평가하는 칼리브레이션 세션Calibration session등을 통해 관련된 평가자들이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피평가자에 대한 성과를 논의하고 최종평가 결과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집단 논의형 평가는 어느 정도 평가와 성과관리에 대한 성숙도가 무르익었을 때, 좀 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위협적인 독재자형 or 감정형

최근 제멋대로 횡포를 저지르는 상사의 갑질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독재자형의 평가자에게는 피평가자의 이견이나 해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객관적인 성과 보다는 본인이 싫어하는 행동 하나만 있어도 또는 본인의 기분에 따라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가차 없는 평가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즉, '오래 다니려면 알아서 기어' 라는 식의 본인이 평가를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점을 즐기며 구성원에게 업무나 성과와는 상관없는 것도 요구한다.

이런 평가자들은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평가로 보복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자신의 잣대에 맞춰 주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객관적이고 구성원이 수용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직무와 동떨어진 다소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평가 요소들을 실제 수행 업무에 맞도록 현실화하고 구체화함으로써 평가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또한 평가결과에 대해서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회사차원에서의 평가이의제기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책임 회피형

책임 회피형은 주로 평가 결과에 대해서 '나 몰라라' 하는 유형으로 대체로 평가결과가 비공개 되거나 2차 평가자의 평가비중이 많아 최종결과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책임 회피형은 평가 문화가 성숙되지 않은 경우엔 칼리브레이션 세션을 운영하는 방식에서도 여전히 나타날 수 있는 유형이다. 예를 들어, 본인은 평가를 잘 주고자 했으나 2차 평가 결과 이렇게 조정된 것 같다거나 또는 나의 의도는 아니었으며 세션에서 다른 평가자들이 이견을 내는 바람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는 등 평가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구체적인 피드백은 주지 않는다.

 

이런 책임 회피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가 결과를 공개해 피드백 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1차 평가 결과를 평가자의 평가 의도와 무관하게 나중에 통계적 기법으로 조정하는 방식보다는 임원 및 팀장이 책임지고 최종 등급을 결정해 공개하는 체계를 확립하도록 한다. 더불어 평가자가 피평가자 개개인의 핵심 성과과제의 이행과 목표 달성도를 상시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는 절차를 성실하게 수행한다면, 피드백의 질은 개선될 것이고 구성원은 평가결과를 좀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점수 조정형

점수 조정형은 평가 준거에 의해 평가하기 보다는 평가자 마음속에 있는 나름대로의 순위를 일단 매기고 점수를 나중에 끼워 맞추는 형이다. 이렇다 보니 평가자들은 순위에 맞는 점수를 매기기 위해 여러 로직을 사용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실례로 필자가 아는 한 팀장은 평가시스템과는 별개로 본인이 엑셀표를 만들어 매년 평가 시즌에 되면 엑셀표를 가지고 씨름하느라 죽겠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등급별 TO나 승진자 TO를 확인하고 승진자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평가자들도 포함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A가 승진해야 하니 점수를 그쪽에 주고 다음에 좀 더 잘 챙겨 주겠다, 혹은 칼리브레이션 세션에서조차 A팀이 S를 다 가져갔으니 C나 D등급 중 A팀에서 한 명은 받아야 된다는 식으로 성과 논의 보다는 등급 조정과 점수 조정논의만을 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마찬가지로 평가 기준에 맞춘 성과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1년에 한 번씩 평가가 이루어지는 연례 평가형이나 정상분포 내에서 등급화 하는 평가제도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평가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의 중요성을 커뮤니케이션하고 가능한 성과에 대한 관찰과 기록결과를 근거로 반드시 남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이 수용할 수 있는 평가의 원칙

지금까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몇 가지 평가자의 갑질유형을 열거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부분이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기서 제시된 방법이 모든 조직에 맞지 않을 수는 있으나 이를 중심으로 구성원이 좀 더 수용할 수 있는 평가를 하기 위한 원칙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공정성의 확보

직원들은 공정한 절차나 과정을 통해 산출된 평가결과는 내키지 않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려 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수립하고, 정교화와 평가자 오류를 막겠다는 미명 하에 복잡하기만 한 평가 시스템 때문에 평가자들 역시 골머리를 앓지 않도록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편파적인 평가 예방을 위해 통합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방법(칼리브레이션 세션, 혹은 동료평가, 다면평가 등)을 모색하는 것이다. 실제 필자는 팀장시절 회사 평가 시스템에는 없었으나 구성원들간 동료평가를 실시해 이를 최종 평가 결과에 반영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동료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나 평가의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몇 해를 거치자 오히려 굉장히 구체적인 피드백 내용들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공정성을 위해서는 평가대상자에게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 평가 결과에 대해서 평가자와 논의하고 이의를 제기하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때 공정성은 확보될 수 있다.

 

투명성의 제고

점수 조정형이나 책임회피형의 평가자들은 결국, 평가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결과만을 연말에 피드백하다 보니 나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GE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와 같은 회사들이 오랫동안 본보기로서 지켜왔던 'Stack and Rank' 방식의 연례 평가 시스템을 버리고 지속적인 피드백과 코칭이란 형태의 체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처럼 실시간 피드백 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며, 평가자들이 평가 내용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결과를 공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역량 개발과 육성에 초점

어느 누구도 과거 몇 달 전 잘못했거나 실패했던 업무에 대해서 듣기 좋을 리는 없을 터이고, 특히나 이미 실수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더 나은 업무 수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또한, 성과가 좋은 사람이더라도 과거 몇 달 전 일에 대해서는 별로 큰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육성차원에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일장 연설을 하는 것 역시 평가자의 또 다른 갑질임을 인식해야 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피드백이나 평가와 무관한 피드백은 당사자를 질리게 할 뿐 아니라 역량 개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도록 하며, 오히려 성과를 저해한다. 따라서 피드백은 짧게, 핵심을 위주로 몇 마디만 하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좀 더 적절하다.

 

이렇게 어렵고 고단한 과정인 인사평가를 계속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실제 2015년 말 기준 포츈 500대 기업 중 적어도 30개 이상의 기업이 성과평가를 전면 폐기하기도 했지만, 국내 직장인들에게 인사평가제도가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전체 직장인 중 73.7%는 '필요하다'고 답한 것처럼(잡코리아, 2018)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본다. 이에 우리 HR도 구성원들이 조금 더 납득할 만한, 더 나은 평가 시스템을 찾아 나서고, 제도화해 운영 될 수 있도록 현업 평가자들과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조기 출근과 늦은 퇴근, 회식 참여나 상사에게 잘 보이기와 같이 갑질 평가자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라윤정 머서코리아 HR컨설팅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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