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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채용확정 후 입사 취소, 도대체 왜??

2019-02-11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흔하고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 바로 '취업'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선택을 하고 채용확정까지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헌신짝 버리듯 하는 지원자들이 꽤나 많이 있다. 물론, 지원자들의 개인적인 사정과 원하지 않는 기업에의 합격, 처우 불만 등 다양한 타당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며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실,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에서 드러나듯 사람의 생각, 개인의 갑작스런 사정 등을 어찌 예측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지피지기 백전불퇴知彼知己 白戰不退 '와 같이 다양한 유형과 사례를 알고 대응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함께 채용확정 후 입사를 취소하는 다양한 유형과 사례를 알아보고 그에 대한 사전 방지에 대해 고민해 보자.

채용확정 후 입사 취소! 예방법은?
사람을 제품처럼 기계로 재단하고 측정해 품질관리를 정확히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꿈에 불과하다. 그 어떤 철학자가 말했듯이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하며 예측 불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존재의 가치가 있고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점이 바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불완전하고 예측 불가능한 지원자의 변덕이 정확하고 예측 가능하게 돌아가야 하는 기업의 채용 시스템에 작용을 하게 되면 크나큰 손실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중에 신중을 기해 다른 매력적인 후보자를 탈락시키고 애써 채용확정을 시킨 지원자의 갑작스런 입사 취소 통보는 '한밤중의 날벼락'과 같은 재앙에 가깝다.

필자는 십수년간 인재를 기업에 중계하는 헤드헌팅을 하며 수많은 기업의 채용 결정권자와 지원자를 접했다. 헤드헌팅을 통해 지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원만한 대인관계, 예측이 가능한 행동을 하고 있으며 필자 또한 오랜 헤드헌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활한 헤드헌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준비와 프로세스 및 조건이 갖추어져도 발생하는 지원자의 예측 불가능한 입사 취소는 기업과 필자에게 아주 큰 골칫거리다. 그렇지만 필자의 경험상 모든 병에는 처방이 있듯이 이 또한 나름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기에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지원자 유형을 면밀히 분석, 검토 후 판별한다면 모든 채용확정 후 취소의 경우를 방지할 수는 없더라도 그 경우의 수를 확연하게 줄 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채용확정 후 입사를 취소하는 유형과 체크포인트
오랜 헤드헌팅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필자의 경험상 채용확정 후 입사를 취소하는 후보자는 대략 10% 내외로 보인다. 물론 입사취소라는 기준이 기업과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기업이 채용의사를 밝히고 처우 및 입사 일정까지 확정된 후에 입사를 포기하거나 입사 후 한 달 이내에 퇴사를 한 지원자를 기준'으로 내린 대략적인 수치다. 이들의 유형을 크게 나누어 보면 대략 하기와 같은 유형으로 구분된다.
 
책임회피責任回避 형

본인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댄다.

정의: 채용확정 후 가족(주로 아내나 남편) 혹은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대고 입사를 취소하는 유형으로 본인은 입사하고 싶지만 가족의 만류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해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가장 많은 유형 중의 하나다.
성격유형: 표면적으로는 성실하고 신중해 보이는 지원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내재성격은 무척 소심하고 책임감이 부족하다.
행동유형: 인터뷰 중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와 중요성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회사의 근무조건이나 처우에 대해 세심하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채용결정 과정에서 언급되는 근무조건이나 처우의 높낮이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으나 뒤에서 많은 저울질을 한 후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 싶으면 입사를 취소한다. 그러나 본인의 입사취소가 미칠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이로부터 받을 비난이 두려워 화살을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체크포인트: 상기 언급되는 성격유형과 증상이 나타나는 후보자에게 가족 환경, 처우에 대한 부분을 통상적인 수준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봄으로써 육아, 교육, 지역 및 생활환경 등에 대한 예민 정도를 체크한다. 이에 대해서 멈칫하거나 예민하게 반응하면 직접적으로 우려사항을 언급하고 반응을 살핀다.
 
지부작족知斧斫足 형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정의: 최대한 많은 기업에 입사지원을 한 후 합격된 회사에 모두 입사 가능하다고 해 놓고 입사 직전에 포기하거나 입사 초기에 더 좋은 기업에 합격했다며 막무가내로 다른 기업으로 가버리는 유형으로 특히, 인터뷰 과정에서 신뢰를 주고 호의적이던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피해와 민폐를 끼치는 유형.
성격유형: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적극적이고 말을 잘 듣는 지원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내재성격은 음흉하고 자기중심적인 유형.
행동유형: 통상 굉장히 적극적이고 수용적인 인터뷰 태도를 보인다. 다른 곳은 지원하지 않았거나 이미 결과가 나온 상태이므로 이 곳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과 함께 뽑아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 하겠다는 투의 언급을 하는 편이며 조금은 비굴해 보일 정도의 'Yes맨'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목적이 달성되면 주변의 상황은 고려치 않고 내뺀다.

체크포인트: 사실 이런 유형은 적극적이고 말을 잘 듣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지원자 중에 한 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파악이 어렵고 수용적 태도로 신뢰를 얻은 것을 기반으로 기업에 약간의 방심을 하게 하므로 오히려 피해가 크다. 슬프지만 너무 적극적이거나 무조건적인 수용적 태도를 보이는 후보자는 한 번 더 유심히 살펴야 하며 적당한 시간을 두고 채용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감탄고토甘呑苦吐 형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정의: 특별한 이직사유보다는 금전적인 이득과 본인의 시장가치를 평가 받고 싶어 인터뷰에 응하는 유형으로 지원한 기업에 채용확정이 되면 이를 활용해 재직 중인 기업에 협상을 하거나 좀 더 원하는 기업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는 이득을 취하고 결국 입사를 취소하는 유형.
성격유형: 표면적으로는 자신감이 넘치고 스마트해 보이는 지원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내재성격은 계산적이고 이기적이다.
행동유형: 실제로 전문성이 높고 기업에서도 인정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굉장히 자신만만하게 행동을 한다. 심지어 인터뷰 상에서도 다양한 질문을 하는 여유를 보이는데 이런 특징 때문에 특히 똑똑한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채우려는 기업의 결정권자에게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러나 이는 '벌과 나비를 꾀는 꽃향기'와 같다. 이런 유형의 후보자의 경우 결국, 이전 기업의 '카운터오퍼(이직을 결정한 기업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에 주저 않는 경우가 많다.

체크포인트: 이런 유형의 지원자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향기'를 뿌린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성과 잘남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이력서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인다. 모든 지원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이기는 하지만 분명 차이점이 있다. 특히, 조금은 의아한 이직사유를 대거나 틀에 박힌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실질적으로 이직을 할 지, 하지 않을지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증상이다. 물론, 이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는 '주도면밀'한 지원자도 있지만 이런 낌새가 느껴진다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라.
 
부화뇌동附和雷同 형
자신의 의견과 소신이 없이 남이 하는 말에 귀가 얇다.

정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본인의 행동이 쉽게 '좌지우지左之右之' 되는 유형으로 채용확정 전부터 후까지 수많은 결정 번복으로 주변을 피곤하게 하는 유형.
성격유형: 표면적으로는 유순하면서 융통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원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내재성격은 생각이 얕고 주관이 없다.
행동유형: 애초부터 본인의 소신이 없기 때문에 조그만 이슈에도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주변에서 좋은 것 같다고 하면 열심히 준비를 하다가도 조금이라도 안 좋은 소문이 들리면 갑자기 적극성이 떨어진다. 인터뷰와 입사 일정을 길게 잡고 여러 가지 기발한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는 경향이 있다. 채용확정이 되면 그때가 그런 증상의 '피크타임'이다.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라고 오래 고민하며 결국 '부不의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이런 유형의 후보자는 입사취소 확률이 굉장히 높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체크포인트: 연락이 잘 되던 지원자가 갑자기 연락이 잘 되지 않거나 회의 중이라며 문자나 메일로 정보를 달라는 등 커뮤니케이션 빈도와 강도가 무척 낮아진다. 요청사항에 대한 피드백 역시 들쭉날쭉 한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접하는 좋고 나쁜 정보로 인해 계속 고민 중이기 때문이다. 확정해서 이야기를 하고 지키지 못하면 본인에게 책임이 돌아올 것을 우려하는 인간의 본성에 무척 충실한 지원자가 아닌가 싶다.
 
이실직고以實直告 형
거짓을 자백하거나 사실을 그대로 고한다.

정의: 어떻게든 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무작정 이직을 추진하려는 지원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채용확정 후에서야 약간(?)의 이력 조작 등의 무리수를 둔 것을 고백하거나 지원한 포지션의 업무에 자신이 없다고 입사를 포기하는 유형.
성격유형: 표면적으로 무척 착하고 성실하게 보이는 지원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내재성격은 자존감이 낮고 실제 여부와는 관계없이 스스로가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행동유형: 채용과정에서 조금은 무리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요청에도 잘 따르는 편이다. 웬만한 것에는 크게 반발하지 않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중간 과정까지는 잘 따라오나 끝으로 갈수록 확답을 피하거나 회신이 늦어지는 빈도가 찾아진다. 지원자 내면에서 '천사 VS 악마'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 내면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다른 사람의 어떤 조언도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런 유형은 실제로도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입사 후 적응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채용확정 후 입사 취소를 한다면 오히려 고마워(?) 해야 하지 않을까?

체크포인트: 면밀히 지켜보면 단순히 착하고 온순한 성격의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 자신감의 결여에서 생겨나는 행동에 가깝기 때문에 특별히 꼬집어서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한다'와 같은 현상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황당무계荒唐無稽 형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없고 근거가 없다.

정의: 채용확정 후 그야말로 황당한 사유로 입사 취소를 말하거나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추가로 제시한 후 입사를 취소하는 유형.
성격유형: 사실 이런 황당무계형의 성격유형을 구분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구분할 수도 없을뿐더러 지원자 자신도 사전이 이런 것을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었거나 입사취소를 위한 핑계에 가까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마도 채용확정 전까지는 입사지원이 진심이었을 지도 모른다.

체크포인트: 입사취소의 사유로 단지 본인의 업계시세를 알아보고 싶었다는 황당하면서도 지나치게 솔직하게 답변을 한 지원자. 이전 회사의 여러 사정을 전하며 입사를 차일피일 미루다 3달을 기다려준 기업에 결국 못 가게 됐다고 통보하고 연락을 끊은 지원자. 처우협상 중에 취업보다는 공부를 더 하는 것이 좋겠다며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700~800만 원 이상의 높은 처우를 제시 했음에도 본인이 생각하는 기본연봉에서 100만 원을 더 올려주지 않는다고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 법과 관련이 없는 포지션에 최종합격 후 입사일정 조율 중에 2년 후에 로스쿨을 갈 예정인데 그때 퇴사해도 되겠냐고 한 후 어렵겠다고 하니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

끝으로, 기업, 경쟁자와의 쉽지 않은 줄다리기를 마치고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모든 합격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세상에는 별의 별일들이 생겨나고 그로 인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발생한다.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던 당신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 선택이 정답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본인 스스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세상의 도리에 맞는 것인지를 말이다. 부디, 어떤 결정을 할 때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순리에 맞게 돌아간다 이란 선현들의 오래된 글귀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김기경 유어피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