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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현직 채용담당자가 전하는 _ 채용, 좀 더 잘하기 위한 몇 가지 Tips

2018-05-24


 

(주)원티드랩은 지난달 23일과 25일, 양일에 걸쳐 비타임 강남점에서 '원티드 HR 오픈 클래스'를 진행했다. '리쿠르팅recruiting'을 주제로 열린 이번 클래스에서는 채용을 잘 하기 위해 기업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을 설명하고 실제 채용 사례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이날 클래스에서 발표된 나수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채용담당의 '채용, 조금 더 잘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 강의 내용을 전달해 본다. 

 

채용 진행시 느끼는 딜레마

채용을 하다보면 몇 가지 딜레마를 겪게 된다. 먼저 '잘 뽑을 것인가, 적당히 뽑아서 가르칠 것인가' 라는 고민의 기로에 선다. '사람은 변하기 어려우니까 잘 뽑아야 한다'고 답을 하면 회사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일을 통한 성장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 나온다.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채용이 안 된다면 타협해야 하는가, 적합한 인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라는 실질적인 고민도 있다. 타협해서 채용하면 결국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팀은 물론 당사자도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자니 업무 수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에서도 한 포지션을 1년 넘게 뽑지 못한 적이 있다. 마켓을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결국 적합한 인재가 한국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회사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 경우 그 자리를 계속 비워두더라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정책이 반영된 결과다. 결국 채용은 회사의 철학과 가치와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직관을 믿을 것인가, 보이는 것을 믿을 것인가'도 고민 중 하나다. 인터뷰를 하면 말은 잘하는데 채용담당자의 직관은 '그 말을 믿지 말라'고 속삭이는 순간이 있다.

마지막으로 '최종 의사결정의 권한은 누가 가져야 하는가'도 채용의 딜레마다. 실무팀장의 권한이 크면 같이 일할 사람, 마음이 맞는 사람을 직접 채용하니 좀 더 실무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다는 장점이 있고, 대표이사나 임원의 권한이 크면 사업 방향에 적합한 인재를 뽑아 직원들의 평균적인 역량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부분 역시 각 회사의 철학에 따라 달라진다.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

채용은 짚더미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과 같다. 짚더미에서 바늘을 찾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늘이 어떤 모양으로 어떤 방향에 숨겨져 있는지 아는 것이다. 채용에서는 이 과정이 채용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채용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우선 채용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IT개발 직군이 그러하다. 기업이 원하는 능력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지원자들은 여기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IOS, 안드로이드, 클라우드 관련 인재가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공급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반면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채용이 빈번했지만 최근 급격히 줄어든 포지션도 많다.

채용 플랫폼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채용 공고를 올리던 채용포털 위주였으나 이제는 구직자에게 생생한 기업 정보를 전하며 기업 선택을 용이하게 하는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채용 플랫폼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진 잡코리아나 사람인, 피플앤잡은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는 채용 플랫폼이다. 잡플래닛이나 글래스도어는 앞서 말한 플랫폼과는 달리 기업 인터뷰를 다녀오거나 실제 그 기업에 다녀본 사람들의 평가가 주이다. 지원자 위주의 서비스인 셈이다. 링크드인, 비핸스, 페이스북 같은 특정 직무와 관련됐거나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하는 플랫폼들도 있다. 개인 프로필이 공개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 채용담당자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지원자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다. 잡코리아 등의 기업 타깃 플랫폼은 정보의 양이 한정돼 있고 기업이 말하고자 하는 정보만 전달할 수 있다면, 이후의 플랫폼들은 점점 정보를 포장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원자들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채용 시 인사담당자의 태도, 커뮤니케이션 스타일까지도 바로 드러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채용담당자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맞춰 채용담당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많아졌다. 또 하나 달라진 부분은 채용 시기다. 예전에는 공채를 통해 특정 시기에만 채용을 했다면 이제는 정해진 채용시기 없이 1년 내내 포지션에 맞는 지원자를 찾아야 한다. 인사업무의 일부로 여겼던 채용 자체의 비중과 채용담당자의 업무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채용철학과 사례

채용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간단히 말하면 ▲좋은 지원자 확보 ▲우수인재 선발 ▲내부 인력 역량 유지 ▲채용브랜드 유지 ▲면접 경험 강화 등을 뜻한다. 그렇다면 채용을 잘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구글의 경우 '구조화된 면접' '인터뷰 그레이딩 루브릭Interview Grading Rubric' '하이어링 커미트Hiring Committe'가 가장 큰 특징이다. '구조화된 면접'은 업무에 관련해 엄선되고 일관된 질문리스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특정 후보자에게만 더 쉽거나 어려운 질문을 하지 않아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인터뷰 그레이딩 루브릭'은 인터뷰를 할 때 '루브릭Rubric'이라는 표를 이용해 필요한 역량이나 영역별로 4단계에 걸쳐(Poor, Mixed, Good, Excellent) 질적 차이를 구분한다. 각 질적 차이에 대해 상세한 지시문을 마련해두고 이를 참고해 평가하도록 한다. '하이어링 커미트'는 면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취합된 면접평가서를 보고 피드백을 제공, 채용 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구글 전체의 인력 퀄리티 유지와 개개인의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아마존의 경우 '리더십 프린서플Leadership Principle'과 '바 레이저Bar-rasier'가 대표적인 채용제도다. '리더십 프린서플'은 아마존에서 늘 작동하는 가치로 아마존의 직원들 모두가 이를 숙지하고 있다. 총 14개의 리더십 프린서플을 갖고 있는데 ▲고객에 대한 헌신Customer Obsession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라Bias for Action ▲근면, 검소Frugality ▲반대하고 받아들여라Have Backbone ; Disagree and Commit 등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하이어링 매니저의 스크린 인터뷰 이후 패널 인터뷰가 이어진다. 각 패널은 최소 4명으로 구성되며, HM과 리쿠르터의 협의 하에 2~3개의 리더십 프린서플이 패널 인터뷰어에게 주어지고, 인터뷰어는 주어진 리더십 프린서플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검증한다.

바 레이저는 같은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평균(50%) 이상만 입사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구조적 장치다. 신규입사자의 퀄리티를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하며, 장기 근속한 아마존 직원 중 인터뷰 경험이 많은 사람을 선발해 교육한다.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 파트로 분리돼 있으며, 공유 자원Sheared Resource으로 활용가능하다. 패널 중 한 명은 바 레이저가 포함되고 모든 면접이 끝난 후 라운드 업Round Up 미팅을 바 레이저가 주도한다.

라이엇게임즈는 '라이엇 매니페스토Riot Manifesto'라는 라이엇게임즈가 추구하는 가치와 라이엇게임즈 사원이 가져야 할 특징을 담은 가치선언문을 갖고 있다. 인터뷰에서 해당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플레이어 톡시리티 체크Player Toxicity Check'도 있다. 지원자가 라이엇게임즈의 히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 중 비매너 플레이를 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큐 닷지 프로그램Que-dodge Program'도 있는데 수습기간 중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사할 경우 연봉의 10%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사 문화와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빠른 퇴사를 장려하고 있다.

 

지원자 확보, 어떻게 할 것인가

경력자의 경우 이직에 대해 수동적인 사람과 능동적인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채용담당자는 지원자 확보를 위해 어떤 사람들을 타깃으로 해야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 중간에 있는 지원자를 공략해야 한다. 이직의사는 있지만 아주 적극적이지는 않고, 이직에 성공하면 퇴사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으면 계속 이 회사를 다닐 예정인 사람들이 자사에 지원하도록 채용담당자가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야 한다. 링크드인 프로필을 업데이트한 사람, 기트허브Github 계정에 예전에 진행한 프로젝트나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한 사람, 채용이나 직무관련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 헤드헌터 소개를 부탁한 사람들은 이직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행동으로 나타나는 마음의 변화를 잘 체크해서 지원자를 확보해야 한다. 개발자의 경우 연봉보다 개발 자유도가 있는 조직인지, 재밌거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제시하는지, 재택근무가 가능한지 등을 회사 선택요건으로 두는 경우도 많으니 필요하다면 채용을 위한 제도 정비도 고려해야 한다.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대해 선명한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키 메시지Key message가 중요하다. 키 메시지는 신규 입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다른 회사를 떠나 우리 회사에 왔는지, 구직 시 느낀 우리 회사의 매력은 무엇인지, 주변인에게 회사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듣고 키워드를 추출해 메시지나 이미지로 구성해 만들 수 있다. 채용담당자는 이렇게 만든 키 메시지를 각종 플랫폼을 통해 전파하고, 채용하는 직종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서 이야기 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이사가 영향력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 대표이사를 통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채용담당자가 꼭 해야 할 일

 

채용담당자가 꼭 해야만 하는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업계 상식에 대한 이해 ▲파이프라인 현황 관리 ▲면접자 경험 관리 ▲면접관 교육 ▲보상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업계 상식의 경우, IT업계라면 기술tech 용어가 낯설 수 있다. 이럴 때는 개발자들의 대표적인 지식인 사이트인 '스텍오버플로우Stackoverflow'에서 모르는 용어를 찾아보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소식을 전달해주는 '테크 니들TechNeedle'을 보고, 구글 검색을 통해 모르는 기술을 검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파이프라인 현황 관리다. 각 단계별로 몇 명의 후보자가 있는지, 주요 후보자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포지션 별로 가장 효과적인 지원자 확보 채널은 무엇인지를 누가 물어도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자 경험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말했지만 플랫폼이 다양해졌고 지원자들이 면접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플랫폼들도 있기 때문에 채용담당자들은 이 부분을 잘 피드백 해줘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브랜딩이 잘 됐다고 평가하는 기업 중에도 면접자 경험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면접자 경험 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

면접관 교육도 중요하다. 면접관들은 자신이 면접을 잘 본다고 생각하지만 면접을 본 지원자들은 면접경험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채용담당자들이 이 간극을 줄여줘야 한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경우 '면접관을 시작하는 KR Rioter를 위한 퀵 가이드'를 면접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속에는 ▲캘린더는 최신 상태로 유지해 주세요 ▲인터뷰 초대는 ASAP로 응답해 주세요 ▲캘린더가 비어있다면 인터뷰 가능 시간으로 간주됩니다 ▲거절시 사유를 알려 주세요 ▲페어 인터뷰시 얼라인align 해 주세요 ▲면접이 끝나면 후보자를 배웅해 주세요 ▲피드백은 24시간 이내에 작성해 주세요 등 채용을 잘 진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규칙이 담긴 '그라운드 롤' 등이 포함돼 있다. 면접관들에게 '우리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는 마인드셋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의 보상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지원자들이 원래 근무했던 제각기 다른 회사의 보상 프로그램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지원자가 이전에 일했던 회사의 보상 프로그램을 알지 못하는 경우 적절한 수준의 연봉을 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Profit Sharing(PS), Productivity Incentive(PI), Stock Option(S/O), Restricted Stock Unit(RSU) 등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 회사마다 원천징수영수증에 포함된 수당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알아둬야 한다. 

 

이현아 HR Insigh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