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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CEO] 하영봉 LG상사 사장

일찌감치 유전 확보로 회사 체질 개선

  • 입력 : 2011.03.30 04:00:26
LG상사의 성장세가 무섭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에 살짝 매출이 줄었다가 이듬해 부쩍 매출이 늘었다. LG상사의 2009년 매출은 4조3161억원. 1년 후인 지난해 매출은 6조699억원으로 급증했다.

비결이 뭘까. 상사의 특성상 국외 매출이 많은 것은 기본. 문제는 질이다. 하영봉 LG상사 사장은 그간 일찌감치 자원 개발에 눈을 돌렸다. 권해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9년부터 자원 개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오만 웨스트부카 유전이 생산되면서 관련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수익구조가 한 단계 올라갔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LG상사의 오만 웨스트부카 유전은 전체 E&P 이익의 40%를 차지한다. 더불어 중남미시장에서도 LG상사는 좋은 성과를 냈다. 광물자원공사·GS칼텍스와 함께 아르헨티나 북부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수호의 리튬 개발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키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성과는 하영봉 LG상사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 사장은 87년 LG상사에 입사해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신시장을 개척한 ‘프로상사맨’이다. 그래서 그는 전 직원의 ‘프로상사맨’화를 강조한다. 이런 철학은 제조업과 달리 사람에 의해 모든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종합상사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국외 자원 개발사업은 2004년부터 그가 자원·원자재부문장을 맡으며 닦아놓은 성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밖에도 하 사장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석유, 석탄, 비철금속 자원 확보를 주도했다. 더불어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CDM(청정개발체제)사업, 산업조림 및 팜농장사업 등 성공적인 신사업 진출을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다져놨다. 국내 기업의 진출이 거의 전무했던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사상 최대 규모 가스 처리 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하 사장은 2009년 1월 사장 승진과 함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됐고, 이듬해엔 복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근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로 옮겨가면서 단독 대표이사로 등극했다.

LG상사는 연초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집트 사태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 이때 광구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LG상사를 향한 눈들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을 듯싶다. 증권가에서는 연일 LG상사를 호평하고 있다.

하 사장은 여기서 자만하지 않는다. LG상사는 올해만 연간 4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진정으로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기업만이 고객가치를 혁신할 수 있고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미래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99호(11.03.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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